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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남상일의 수궁가 – 정광수제>

격식 있고 유려한 사설, 힘 있는 통성의 정광수제 ‘수궁가’
고수 정준호·전계열의 장단, 송지원의 풍성한 해설도 더해져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은 <완창판소리 - 남상일의 수궁가>를 6월 15일(토)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시원한 음색과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남상일 명창이 정광수제 ‘수궁가’를 들려준다.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난 남상일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판소리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조소녀 명창에게 판소리를 배우며 본격적으로 소리꾼의 길로 들어선 그는 본격적으로 소리 공부를 시작한 지 4달 만에 1988년 KBS 제1회 전국 어린이 판소리 경연대회 장원을 거머쥐며 소리꾼으로서의 재능을 보였다. 이후, 1996년 학생부와 1999년 일반부에서 동아국악콩쿠르 판소리 금상을 받는 등 계속해서 실력을 입증했고, 국악계의 재목으로 떠올랐다.

 

 

남 명창은 조소녀 명창에게 동초제 심청가와 춘향가를, 민소완 명창으로부터 동초제 적벽가를, 안숙선 명창으로부터 정광수제 수궁가, 박봉술제 적벽가, 만정제 춘향가를 배우는 등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섭렵했다. 2003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뒤 10년 동안 창극 <춘향>의 이몽룡, <청>의 심봉사, <적벽가>의 조조, <배비장전>의 배비장 등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을 펼쳤다. 개성이 돋보이는 조역부터 작품을 힘 있게 이끌어가는 주역까지 두루 소화하며 소리와 연기력을 모두 갖춘 창극 배우로 평가받았다. 현재는 대중에게 우리 소리를 가깝게 알리기 위해 공연과 방송 출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무대는 남상일 명창의 첫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로, 정광수제 ‘수궁가’를 들려준다. 판소리 ‘수궁가’는 인간 세상을 향한 통렬한 풍자를 동물에 빗대 해학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병든 용왕을 위해 토끼 간을 구하러 세상에 나온 자라가 토끼를 용궁으로 유인했으나, 토끼가 재치를 발휘해 위기를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정광수제 ‘수궁가’는 동편제의 시조인 송흥록으로부터 시작해 송광록-송우룡-유성준-정광수로 전승된 소리다. 음악성과 문학적인 소양을 모두 겸비한 정광수 명창이 사설을 다듬어 격식 있고 유려한 사설 표현이 돋보인다. 힘 있는 통성과 우조 성음을 바탕으로 한 동편제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 동시에 서편제의 정교하고 화려한 계면 성음의 기교까지 더해져 있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6월 공연은 남상일 명창 특유의 시원한 성음과 재치 있는 입담, 수려한 너름새(소리꾼이 공연 중에 예술적 표현을 목적으로 행하는 몸짓 혹은 연극적 동작)로 정광수제 ‘수궁가’를 감상할 기회다. 다양한 동물 캐릭터의 언변 대결과 약(藥)에 대한 용어 등 아기자기하고 익살스럽게 전개되는 ‘수궁가’를 누구보다 재미있게 들려줄 예정이다.

 

남 명창은 “다른 소리에 비해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감정표현이 많은 ‘수궁가’ 속 등장인물을 나만의 방식으로 재치 있게 풀어내 재미있는 판을 완성할 계획이다”라며 “친근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살려 판소리가 가진 진중함 속 유쾌함을 선사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고수로는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고법 이수자 정준호와 국립창극단 기악부 단원 전계열이 함께하며, 송지원 음악인문연구소장이 해설과 사회를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창자 혼자 판소리 한바탕을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8~9시간 동안 완창(完唱)하는 무대다. 1984년 시작된 이래 39년 동안 326회 공연되며, 판소리 완창 무대로는 최장ㆍ최다 공연을 자랑하고 있다. 소리꾼에게는 으뜸 권위의 판소리 무대를, 관객에게는 명창의 소리를 접할 기회를 제공해 왔다. 2024년에도 전통의 정체성을 지키며 소리 내공을 쌓고 있는 소리꾼이 달마다 이 무대를 통해 소리의 멋을 제대로 느낄 줄 아는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전석 2만 원. 예매ㆍ문의 국립극장 누리집(www.ntok.go.kr) 또는 전화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