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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내 귀를 간지럽히니 웃지

오시영, <정오의 꽃>
[겨레문화와 시마을 19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정오의 꽃

 

                     - 오시영

 

 

     동자승이 부처님

     귀에 대고 물었다

     왜 항시 웃으세요

 

     부처님이 대답했다

     네가 내 귀를

     간지럽히니 웃지

 

 

 

 

어렸을 적부터 종교에 뜻을 두는 아이는 예나 지금이나 드물어서, 동자승은 보통 자기 뜻과는 상관없이 되기도 한다. 곧, 부모에게 버림받거나 전쟁이나 돌림병 때문에 부모를 잃고 죽어가는 아이들을 스님이 거두어 동자승으로 키우는 경우도 많다. 전 근대 때도 고아원이 있었기는 했지만, 아이들을 무제한 보육할 여건이 안 되기에 동자승이 되는 경우도 흔했다. 과거 중세 유럽에서 갈 곳 없는 아이들이 수도원에 들어가 자라다가 수도자가 되는 것과 비슷한 경우다.

 

요즘은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앞두고 일반 어린이들이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1주일 정도 삭발하고 단기출가 체험을 해보는 사례로 동자승이 돼보기도 한다. 지난 2022년에는 어린이들에 희망과 용기를 선사했다는 어린이 영화 ‘액션동자’가 개봉되기도 했다. <불교신문> 2023년 5월 11일 자에는 “‘머리 깎으니까 어떠냐?’는 총무원장 스님 질문에 한 동자승이 ‘땀이 안 나서 좋다’고 해서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라는 기사가 뜬 적이 있다.

 

여기 오시영 시인은 <정오의 꽃>이란 시에서 보면 동자승이 부처님 귀에 대고 ‘왜 항시 웃으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부처님이 대답한다 “네가 내 귀를 / 간지럽히니 웃지.“라고 말이다. 참 소박한 대답이다. 귀에 대고 속삭이니 귀가 간지러울 수밖에 없지 않은가? 부처님이 늘 웃는 것처럼 본 동자승이나, 그 동자승의 질문에 ‘간지럽히니 웃지’라고 대답한 부처님이나 그야말로 <정오의 꽃>일 수밖에.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