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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한글로 나라를 지키고 일깨운 사람들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로 문화독립을 이뤄낸 ‘한글보훈인물’ 기림
한글박물관은 보도자료를 쓰는 데도 우리말을 사랑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문화체육관광부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일환)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한글로 나라를 지키고 한글을 통해 세상을 일깨운 ‘한글보훈인물’을 기린다. 한글로 문화독립을 이루어 낸 수많은 위인 가운데 시대와 분야에 따라 안배하여 정리한 10여 명을 기린다.

 

새로운 문자문화 시대를 연 사람들

조선의 제4대 임금 세종(世宗, 1397-1450)의 훈민정음 창제는 말과 글이 하나 된 풍요로운 세상을 열었고, 정인지(1396-1478), 박팽년(1417-1456), 신숙주(1417-1475), 성삼문(1418-1456) 등의 집현전 학사는 세종을 도와 훈민정음의 해설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만들어, 새로 만든 문자인 한글을 사람들이 익히고 쓸 수 있도록 널리 퍼뜨리는 데 이바지했다. 이들은 조선은 물론 지금의 한국을 풍요로운 문자문화 사회로 이끈 주역들이다.

 

한문 중심 사회에 한글로 맞선 사람들

한글문학 확산에 이바지한 허균(1569~1618)과 한글로 외국어를 가르친 역관 최세진(1468~1542)은 당시 지식사회의 근본을 이루었던 한자나 중국어가 아닌 한글을 써서 한글의 대중화와 보편화에 이바지했다. 한자문화권인 동아시아에서 우리나라는 한글을 통해 독자적인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한글로 나라를 지킨 사람들

한글은 특히 일제강점기에 우리 겨레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었다. 한글 교육과 보급을 통해 우리 말글과 정신을 지키고자 힘쓴 주시경(1876-1914), 민족의 정서를 한글로 섬세하게 담아낸 청년 시인 윤동주(1917-1945), 한글로 미래세대인 어린이의 교육에 이바지한 방정환(1899-1931), 첫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1889)를 통해 어린이들의 시야를 세계로 넓힌 ‘한글을 사랑한 외국인’ 헐버트(1863-1949) 등은 한글을 통해 우리 민족의 문화와 정체성을 지켜냈다.

 

 

한글로 새로운 시대를 펼친 사람들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만들어 ‘시각 장애인들의 세종대왕’으로 불리는 박두성(1888-1963), 한글 세벌식 타자기 개발을 통해 한글 기계화와 정보화를 이끈 안과의사 공병우(1906-1995), 명조체ㆍ고딕체 등 한글 글꼴의 원형을 만든 최정호(1916-1988) 등은 한글의 저변과 가능성을 넓힌 분들이다.

 

이번에 뽑은 한글보훈인물은 6월 5일부터 국립한글박물관 로비와 박물관 나들길 등에서 영상으로 표출하여 관람객들과 더불어 나라와 겨레를 지킨 한글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또한,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 유튜브, 누리소통망(SNS) 등에서 카드뉴스 형태로도 인물의 업적과 관련 자료 등을 소개한다.

 

국립한글박물관은 김일환 관장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문화독립 정신의 공유를 위해 마련한 ‘한글보훈인물 기림사업’이 우리말과 우리글을 가꾸고 지키기 위해 노력한 선조들을 기억하고 한글의 값어치를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한글박물관은 설립 취지에 걸맞게 보도자료도 우리말로 쓰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보도자료에 쓰인 ‘기념, 왕, 기여, 사용하여, 민족, 최초, 선정, 가치’ 같은 말은 ‘기림, 임금, 이바지, 써서, 겨레, 처음, 뽑힌, 값어치’로 바꿔 써서 훨씬 우리말다운 매력을 줄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