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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국립광주박물관 특별전 ‘도자기, 풍류를 품다’

도자기와 무등산 일대 정자(亭子)를 조선시대 풍류 문화 속에서 이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애령, 이하 광주박물관)은 오는 6월 21일(금)부터 9월 22일(일)까지 특별전‘도자기, 풍류를 품다’를 연다. 광주박물관은 지난해 10월에 연 “조선의 공간과 도자기” 학술대회에서 도자기가 조선시대 누정(樓亭) 문화에서 어떤 쓰임새와 상징성을 가졌는지를 광주ㆍ전남 지역 원림의 발굴 성과와 함께 살펴본 바 있다. 이번 특별전은 위 학술대회 성과를 바탕으로 공간 속 도자기의 쓰임을 ‘풍류(風流)’라는 주제로 엮어 풀어본다. 전시에서는 <희경루방회도(喜慶樓榜會圖, 동국대학교박물관)>를 비롯한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3점과 서울시유형문화유산 2점 등 모두 180건 196점을 선보인다.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삼총사의 광주 나들이

 

전시 출품 문화유산 가운데 가장 주목할 작품은 2023년 광주공원에 중건한 ‘희경루’의 중요한 원형 자료인 <희경루방회도>이다. 그림은 1546년 증광시(增廣試) 문무과에 합격한 동기생 5명이 20년 만인 1567년에 희경루에서 다시 만나 친목 모임을 한 장면을 담았다. 당시 문인 신숙주(申叔舟, 1417~1475)는 “희경루의 넓고 훌륭한 것이 동방에서 으뜸”이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한편 조선 중기의 종실 출신 화가인 이징(李澄, 1581~1653)이 그린 <화개현구장도(花開縣舊莊圖)>를 광주·전남 지역에 처음으로 전시한다. 조선 전기 문신이자 성리학자인 정여창(鄭汝昌, 1450~1504)의 별장을 그린 이 그림에서는 당시 문인들이 바랐던 이상적인 은거지를 볼 수 있다. 더불어 <산수 무늬 팔각 연적(白磁靑畫瀟湘八景文八角硯適)>은 중국 후난성(湖南省) 둥팅호(洞定湖) 주변의 여덟 가지 절경을 무늬로 나타냈다. 도자기의 흰 면을 풍류의 공간으로 삼아 이상적 산수를 형상화한 점이 눈길을 끈다.

 

 

 

풍류 공간 속 도자기, 도자기 속 풍류 공간

 

전시는 네 가지 주제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 ‘풍류의 공간, 누각과 정자’는 현실 속 공간인 정자 이야기로 시작한다. 무등산 자락의 정자는 지식인들의 학문 연마와 문학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집결지인 동시에, 시문학을 감상하고, 창작하는 산실이면서 술과 차를 곁들인 풍류가 펼쳐지는 공간이다. 전시는 여러 문헌과 자료 등을 근거로 광주ㆍ전남 일대 누각과 정자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본다.

 

두 번째, ‘최고의 민간 정원 소쇄원 그리고 도자기’는 소쇄원 광풍각(光風閣)의 평면도를 바탕으로 도자기가 있던 내부 공간 연출을 재해석했다. 관람객은 재해석된 정자에서 시각・청각・후각 등 공감각적 공간 연출을 통해 한 자락의 풍류를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풍류를 즐긴 자리의 도자기’는 도자기에 직접 담아낸 흥취 가득한 시를 감상하며 풍류를 느껴보는 공간이다. 특히 광주ㆍ전남 일대에서 발굴한 누정 유적 7곳의 대표적인 도자기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아 소개한다. 전시품은 풍류의 현장인 누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실체적인 자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네 번째, ‘풍류를 품은 도자기’는 문인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도자기를 소개한다. 조선 후기 아름다운 것을 즐기며 구경하는 ‘완상(玩賞)’이 유행한다. 전시는 당시 사회상을 투영하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완상물로서 도자기가 또 다른 풍류 공간으로 활용되는 모습을 살펴본다.

 

국립광주박물관 관계자는 “특별전 관람으로 옛사람의 풍류를 느끼고 즐겨, 바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선사해 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