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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 대서, 찜통더위와 불볕더위는 다른 말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97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두째인 대서(大署)입니다. 그리고 사흘 뒤면 중복(中伏)으로, 아직 장마철이기는 하지만, “염소뿔도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더위가 가장 심한 때입니다. “쇠를 녹일 무더위에 땀이 마르지 않으니”라는 옥담(玉潭) 이응희(1579~1651) 시 가운데 나오는 구절은 이즈음의 무더위를 잘 표현해 주고 있는데 이런 불볕더위, 찜통더위에도 농촌에서는 논밭의 김매기, 논밭두렁의 잡초베기, 퇴비장만 같은 농작물 관리에 쉴 틈이 없지요.

 

이때 우리는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를 알리는 기상청의 재난문자를 받고는 합니다. 여기서 하루 가장 높은 기온이 33도 이상인 때가 이틀 이상 이어지면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인 때가 이틀 이상 이어지면 ‘폭염경보’를 보냅니다. 그런데 기상청은 한자어 폭염(暴炎), 폭서(暴暑)를 쓰고 있지만 더위를 뜻하는 우리말은 무더위, 된더위, 가마솥더위, 찜통더위, 강더위, 불볕더위, 불더위처럼 참으로 많습니다.

 

 

여기서 이 말들을 두 종류로 나눠볼 수 있는데 먼저 장마철에 습도가 매우 높아,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는 무더위, 찜통더위, 가마솥더위입니다. 이 가운데 물이 펄펄 끓는 가마솥이 상상되는 가마솥더위는 견딜 수 없을 정도입니다. ‘무더위’는 바로 ‘물과’ 더위가 어울린 말 ‘물더위’에서 ‘ㄹ’이 빠져 ‘무더위’가 된 것으로 후텁지근한 느낌이지요. 그런가 하면 습도는 높지 않은데 그저 몹시 심한 더위는 ‘된더위’, 한창 심한 더위를 ‘한더위’라고 합니다. 또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고 볕만 뜨겁게 내리쬐는 ‘마른 더위’가 있으며, 강더위보다 정도가 더 심한 게 불더위, 불볕더위지요. 그러나 추사 김정희는 한여름 북한산에 올라 진흥왕순수비를 탁본하는 것으로 된더위를 이겼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