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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송재영의 심청가 – 동초제>

고수 김청만ㆍ조용안의 장단, 유은선 예술감독의 해설도 더해져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심청가 보유자인 송재영 명창이 장장 5시간에 걸쳐 동초제 ‘심청가’를 선보인다.

 

전북 임실에서 태어난 송 명창은 어린 시절 장터에서 우연히 국악 공연을 보고 소리에 매료됐다. 화가를 꿈꾸며 비사벌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우리 소리의 전율을 잊지 못해 창악부로 진로를 변경해 소리에 입문했다. 소리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그는 2000년 남원춘향제 전국명창대회 명창부 최우수상, 2003년 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 장원(대통령상)을 차지하며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나라 안팎 무대에서 꾸준히 소리를 선보여 판소리뿐만 아니라 연기ㆍ연출 등 여러 방면에서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으며 2021년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심청가’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현재는 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 이사장 및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 출강하는 등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송재영 명창이 9월 <완창판소리> 무대에서 들려줄 소리는 동초제 ‘심청가’다. 판소리 ‘심청가’는 효녀 심청이 눈먼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바쳤다가 지극한 효심에 감복한 용왕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다는 내용이다. 비장한 내용이 많아 웬만큼 소리에 능숙하지 않고서는 전 바탕을 제대로 끌고 나가기 힘든 작품이다. 그 가운데서도 동초제는 동초 김연수 명창이 여러 스승으로부터 배운 소리 가운데 장점을 모아 다듬고 보완해 정립한 소릿제다. 김연수-오정숙-이일주로 전승되었다. 국립창극단 초대 단장이었던 김연수 명창이 재구성한 소리인 만큼 사설 그대로를 창극 대본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극적 짜임새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송재영은 조선 후기 8대 명창 이날치의 후손이자 전라북도 무형유산 ‘심청가’ 명예 보유자였던 이일주 명창에게 동초제 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배웠다. 동초제는 정확한 사설 구사와 발림(창자가 신체를 활용한 몸짓ㆍ표정, 부채로 극적인 상황을 표현하는 동작)을 통한 극적 표현을 중시하지만, 이일주 명창은 사설과 극적 요소가 이미 노래에 녹아 있어 무엇보다 소리와 성음 그 자체로 소리꾼의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치열한 수련을 거친 송 명창은 판소리에서 으뜸으로 치는 수리성을 얻게 되었다. 수리성은 탁하고 거칠거칠하게 쉰 듯한 소리다. 혹독하게 단련된 목청이자, 흉터투성이인 성대에서 얻어지는 결과물로써 오랜 시간 다양한 인물과 상황을 표현해야 하는 소리꾼에게 중요한 자질로 꼽힌다. 또한, 송 명창은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원을 거쳐 창극단장을 지내면서 여러 작품의 주역을 도맡아 판소리의 이야기성과 극적인 면모에 대한 이해가 깊다. 특히, 심봉사 연기는 일품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 공연은 송재영 명창의 탄탄한 소리와 탁월한 연기력으로 동초제 ‘심청가’의 진면목을 감상할 기회다. 고수로는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 김청만과 전라북도 무형유산 판소리장단(고법) 예능보유자 조용안이 함께하며,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유은선이 해설과 사회를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창자 혼자 판소리 한바탕을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8~9시간 동안 완창(完唱)하는 무대다. 1984년 시작된 이래 39년 동안 공연되며, 판소리 완창 무대로는 최장ㆍ최다 공연을 자랑하고 있다. 소리꾼에게는 으뜸 권위의 판소리 무대를, 관객에게는 명창의 소리를 접할 기회를 제공해 왔다. 2024년에도 전통의 정체성을 지키며 소리 내공을 쌓고 있는 소리꾼이 매달 이 무대를 통해 소리의 멋을 제대로 느낄 줄 아는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