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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부여 석성동헌 탱자나무」도 함께
수백 년 동안 마을 지킨 늙은 나무로 형태와 자람 좋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규모가 크고, 모양과 자람 상태도 뛰어나며, 지역의 역사를 같이한 늙은 나무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와 「부여 석성동헌 탱자나무」를 국가지정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각각 지정한다.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는 생장추로 수령을 측정한 팽나무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537(±50)살(2020년 기준)이며, 나무높이가 건물 5층 높이인 20m, 가슴높이둘레 7.5m로 규모도 크다. 나무 밑둥 3m 높이에서 남북으로 넓고 균형 있게 가지가 퍼져 나무 모양이 아름다우며 자람 상태도 우수하다.

* 생장추: 나무의 나이, 즉 나이테를 측정하는 기기로, 목편(나무를 잘게 쪼갠 조각)을 빼낸 뒤 목편에 나타난 나이테 수를 세어 수령을 측정할 수 있음

 

 

 

 

팽나무가 있는 군산 하제마을은 원래 섬이었으나 1900년대 초 간척사업을 통해 육지화하며 급격히 변화한 곳이다. 마을에 항구가 생기고 기차가 들어서며 번성하던 모습부터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며 사라져간 지금까지 지난 50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을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지켜보며 하제마을을 굳건히 지켜온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부여 석성동헌 탱자나무」는 과거 부여 석성현에 있던 조선시대 관아인 ‘석성동헌’(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의 내삼문 오른쪽에 있으며, 조선시대 지방 관아건물에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탱자나무 늙은 나무다. 높이가 4.8m, 너비는 6.8m이며 균형 있는 가지 발달과 열매의 맺는 상태, 잎 크기 등으로 보아 형태와 자람 상태가 모두 좋다.

 

 

 

탱자나무는 조선시대 홍만선의 《산림경제》, 최립의 《간이집》, 허준의 《동의보감》 등의 많은 문헌기록에 군사용, 약재용으로 소개된, 우리 민족의 생활에 전통적으로 유용하게 쓰인 나무이다. 《산림경제》에 의하면 유배된 죄인이 거처하는 집 주변에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죄인을 가두는 형벌인 위리안치(圍籬安置)의 가시나무로 탱자나무가 쓰였다고 하는데, 석성동헌 탱자나무가 지금은 없어진 형청 방향인 관아의 동북쪽에 심겨 있는 것으로 보아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와 「부여 석성동헌 탱자나무」는 오래된 자연물인 늙은 나무가 갖는 경관적, 역사적 값어치와 우리나라 고유 생활ㆍ민속과의 깊은 연관성, 마을에서 사랑받는 자연유산이라는 값어치를 종합적으로 인정받아 국가지정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이와 더불어 국가유산청은 10월 31일 낮 2시 하제마을 팽나무 앞에서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의 자연유산 지정 기념행사를 연다. 행사는 군산 지역의 사물놀이패 ‘흙소리타악공화국’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 소개영상, 지정 추진경과 보고, 관리단체 지정서 전달 및 유공자 표창 등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