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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027. 남기는 것이 아름답다


“기교를 다 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고, 녹봉을 다 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조정으로 돌아가게 하고, 재물을 다 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백성에게 돌아가게 하고, 내 복을 다 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자손에게 돌아가게 한다.”

위 글은 추사 김정희가 제자인 남병길에게 써준  유재(留齋) 라는 현판 글을 푼 것입니다. 이 유재 현판은 예서체로 글씨와 내용풀이가 아름다워 모각본(模刻本, 조각 작품을 그대로 본떠 새김 작품)이 여럿 있다고 하지요. 남병길은 훗날 벼슬이 이조참판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그는 추사가 세상을 떠나자 선생의 유고를 모아 《완당척독(阮堂尺牘)》과 《담연재시고》를 펴내 오늘날 완당선생전집이 나올 수 있는 바탕을 만들었습니다.

제주도 유배 당시 만든 이 현판은 육지로 가져가는 도중 바다에 떨어져 떠내려갔는데 뒤에 소치 허련이 일본에 가서 찾아왔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욕심에 눈이 어두워 온갖 무리한 일을 저지릅니다. 하지만, 추사는 조용히 타이릅니다. 남김을 두는 것이 세상을 올바로 사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추사가 전하는 남김의 철학 곰곰이 새겨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