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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법은 해당 문화재 종목을 원형대로 체득하고 이를 그대로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을 예능보유자로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이 제한은 없는 것인가? 딱히 제한은 없으나 어느 정도의 연륜은 요구되고 있다 하겠다.
시행규칙 제22조를 보면, 전수교육을 3년 이상 받은 자가 이수증을 받을 수 있고 이수자가 된 다음 전수교육 조교로 올라가는 데에는 특별히 연한을 제한하지 않고 있어서 실력이 출중하고 보유자에게 인정을 받은 이수자일 경우, 빠르면 2~3년 이내에도 가능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20-30년이 넘어도 불가능한 것이다. 대략 전수기간의 두 배가 넘는 7~8년으로 잡아보고, 전수교육 조교가 된 다음, 보유자가 되는 기간을 10년으로 계산한다 하더라도 능력 있는 사람은 20년이면 보유자가 될 수 있는 체제이다.
입문 20 여년 만에 보유자가 된다는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10살에 전수자가 된 사람은 30살 전후에 보유자가 될 수 있고 20살에 시작한 사람이라도 40살 전후에는 보유자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것은 가정이므로 실제는 더 앞당길 수도 있고 또한 늦어질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얼마 전 한국역사민속학회가 펴낸 ≪중요무형문화재 단체종목 전승실태조사 및 지원관리방안 연구≫라는 보고서의 <보유자 현황란>을 열람해 보면, 40살 이전에 보유자가 된 사례도 발견된다. 20대에 해당 종목의 예능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10 여년 만에 지정되었다는 뜻인데 이 같은 결과에 과연 누가 승복할 것인가? 자격연한을 정해 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어느 글에서 전수자의 과정을 최소 7년 이상을 거친 후에 <이수>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수자의 경력 10년으로 <전수교육 조교>의 자격을 주어야 하며 전수조교 10년의 경력을 지닌 연후에 <보유자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보유자 후보에서 <보유자>가 되는 기간은 정해 놓을 수는 없어도 최소 10년 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37년 이상의 연한을 제시한 적이 있다. 적어도 한 나라의 중요무형문화재의 기ㆍ예능을 보유하게 된다는 명예와 실력은 35~40년 공력을 담보로 해야 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보유자 인정기준에 자격의 연한은 꼭 검토되어야 할 문제라고 판단한다.
지정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2~3인 이상의 문화재전문위원 또는 관계전문가로 하여금 현지조사를 하여 “지정코자 하는 문화재의 내용이 역사성, 예술성, 학술적 가치 등 지정기준에 적합한가?”의 여부와 “실연자의 기ㆍ예능이 전통적인 기법에 따라 실시하고 있는가”의 여부 문제도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국가 문화재 지정과 기ㆍ예능의 보유자를 인정하는 기본 자료를 극히 소수 인원에게 의뢰한다는 자체가 다소 객관성이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역시 역사성이나 예술성, 그리고 학술적 가치에 관한 문헌적인 조사는 최소 5인 이상이 되어야 할 것이며 실연자의 기ㆍ예능이 전통적인 기법에 따라 실시하는가에 대한 여부, 즉 실연자의 기량평가는 최소한 7인 이상을 제안한다. 국가문화재 인정에 보다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하고 그리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수 의견이나 판단은 자칫 특정인만을 보유자로 인정하고 다수 기예능인에게 좌절감을 안겨 줄 수도 있다. 기실 오늘날 무형문화재 지정과 보유자의 인정과정에 승복하지 못하고 많은 사람이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 배경도 따지고 보면 소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그동안 이러한 결정을 좌지우지(左之右之)해 왔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조사위원이나 평가위원의 규모를 현행보다는 확대시켜 무형문화재를 최초 지정하는 문제에서부터 이를 지켜 가게 될 전승자들의 인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불신의 벽은 자꾸만 높아질 것이며 무형문화재의 대폭적인 개혁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