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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경(桃源境)”은 “복숭아꽃 피는 아름다운 곳. 곧 속세를 떠난 이상향”을 뜻합니다. 이와 같은 뜻의 말로 “무릉도원”이란 것이 있습니다. “무릉도원(武陵桃源)”은 신선이 살았다는 전설적인 중국의 명승지, 곧 속세를 떠난 별천지를 뜻하지요. 결국, “무릉도원”이란 옛 사람들이 꿈꾸던 아름다운 세상인데 이를 묘사한 그림들이 많습니다. 특히 일본 덴리대학(天理大學) 중앙도서관에 소장된 조선 초기 화가 안견(1418 ~ 1452)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안견의 “몽유도원도” 못지않은 또 다른 아름다운 그림들이 있습니다. 바로 조선 후기 서화가로 시·서·화에 뛰어나서 '삼절(三絶)'이라 일컬어졌던 임득명(林得明, 1767~?)의 “등고상화(登高賞花)”와 진경산수화로 유명한 정선(鄭敾, 1676~1759)의 “필운대상춘(弼雲臺賞春)”이 그것입니다. 어느 따뜻한 봄날 선비들이 인왕산 남쪽 기슭 필운대에 올랐습니다. 이들은 필운대에서 봄 경치를 마음껏 즐깁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유득공 시에 보면 “도화동 복사꽃 나무 1천 그루나 되는 것이…”라고 하여 필운대 근처가 복사꽃 천지였음을 말해줍니다.
그런데 조선시대 화가들은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무릉도원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그들이 사는 곳이 바로 무릉도원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지요. 봄만 되면 언제나 그들은 복사꽃 꽃보라에 꽃멀미를 하던 사람들이기에 붓을 물 흐르듯 놀릴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복사꽃 한그루 없는 도시에서 살고 있어 그림은커녕 상상력도 메말라버리고 말았지요. 한국의 대표적인 건물인 국회의사당 주변에서 벚꽃 대신 흐드러진 복사꽃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제 복사꽃은 옛 그림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듯하여 아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