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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김세종제 춘향가의 미적 접근Ⅰ

[국악속풀이 101]

   


 

한국 전통음악의 제반연구 가운데 주로 실기관련 분야의 이론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한국전통음악학회>는 2013년 3월 21일 삼성동 소재 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김세종제 춘향가의 미적 접근”이라는 주제의 학술모임을 개최하였다. 특별히 김수연 명창이 이끌고 있는 판소리<김세종제 춘향가보존회>와 공동으로 마련된 것이어서 더욱 뜻 깊은 행사였다.

한국전통음악학회는 봄가을로 국내 학술대회를 열어왔고, 여름방학에는 중국의 연변예술학원과 한중 학술 및 실연교류회를 그리고 겨울방학에는 미국의 명문 UCLA와 공동으로  Korean Music Symposium을 12번째 기록 중이다. 국내학술대회는 2000년 “남북한 음악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대토론회”를 시작으로 해서 주로 악기 연주분야나 시조창분야, 또는 경서도 민요와 선소리 등 주로 서울 경기지방의 음악을 중심 주제로 정하고 논의해 왔다.

그동안 판소리 관련 학술회의는 전통적으로 <판소리학회>가 전담해 오다시피 하였고 그동안 축적된 결과물도 방대한 편이나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판소리 이론에 접근하는 통로가 다양한 것도 전통음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용기를 내어 본 것이다.

한국인으로「춘향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소설로, 판소리로, 연극으로, 영화로 각 장르에서 춘향전 이야기를 널리 해 왔기 때문에 이제 어린이들까지 잘 알고 있는 민족의 대서정시가 바로 춘향가일 것이다. 특히 판소리로 전해오는 춘향가는 문학적으로나 음악적으로 또는 연극적인 짜임새로나 판소리 다섯 마당 중 가장 예술성이 뛰어난 소리라 생각된다.

현재 우리에게 남아있는 「춘향가」의 유형(제 혹은 바디라고도 부름)은 <김세종제 춘향가>를 비롯하여 <정정렬제>, <김연수제>, <김소희제> 등이 있으며 <김세종제>는 성우향·성창순·조상현 명창이, <정정렬제>는 박봉례가 보유자 후보로 지정되어 전수되고 있다. <김연수제>는 오정숙 명창이 작고한 이후, 전북을 중심으로 그 바디가 비교적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으며 <김소희제>는 최근 신영희 명창이 보유자로 인정되어 활발하게 전승될 전망이다. 그 외에 <박봉술제>는 이보형의 녹음자료가 CD로 복각되었으나 전승계보는 불확실한 편이다.

그렇다면 <김세종제 춘향가>에서 김세종은 어떤 사람이고 그 춘향가는 어떤 소리일까? 판소리 연구가 이보형이 ≪뿌리깊은 나무 판소리≫에 소개한 글을 인용해 보도록 하겠다.
 
“김세종은 철종 때의 사람으로,  춘향가를 잘 불렀을 뿐만이 아니라, 신재효에게 이론을 배웠으므로, 판소리에 관한 이론이 밝기로도 역대 명창 가운데서 손꼽힌다. 김세종제의 춘향가는 김세종, 김찬업, 정응민과 같은 뛰어난 명창들이 짠 것인 만큼, 옛날 명창들의 더늠이 고루 담겨 있고, 조(調)의 성음이 분명하며, 부침새와 시김새가 교묘할 뿐만이 아니라, 사설도 잘 다듬어져 있어서, 썩 잘 짜인 바디이다.”
 
김세종이 철종 무렵, 이른바‘후기 8명창 시대’의 한 사람으로 박만순, 송우룡, 장자백 등과 함께 동편제를 발전시킨 명창이었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정작 그의 생몰연대는 분명치 않은 것이다.  다만 추정해 보건대 김세종에게 춘향가를 배운 김찬업이나 장자백과 같은 사람들이 1850년대 사람들이고, 김찬업에게 배운 정응민의 출생이 1890년대인 점으로 볼 때 40년의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정응민의 대표적인 제자들인 정권진, 성창순, 성우향, 조상현 등이 1920~30년대 출생한 명창인 점을 계산해 보면 스승과 제자간의 연령이 한 세대 30년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김세종의 출생을 미루어 본다면, 김세종은 적어도 1820년대 이전 출생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보다 더 정확한 연대는 분명한 근거 자료를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