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안녕하세요. 저희 곤충농장에 새로 아래와 같은 생물이 입하되었습니다. 1.그린보틀블루 유체 2. 베네쥬엘라 선타이거 유체 3. 차이니즈 엘로우렉 센티패드 4. 셀먼핑크버드이터 유체(소) 일단 새로 들어온 파충류 종류를 안내해드렸습니다. 이외에 새로운 생물들이 조만간 더 입하될 예정이니 많은 성원부탁드립니다. 위의 종들은 이틀에 걸쳐서 쇼핑몰에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다음-
이름도 생소한 이런 생물들을 <입하>해서 무엇에 쓰려나 모르겠다. 듣도 보도 못한 곤충이름을 보자니 예전에 일본의 한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개그맨 등 대여섯 명의 출연진이 리포터가 찍어온 “희한한 생물을 키우는 집”을 소개하는 화면을 보면서 키득거리는 프로그램이었다.
원숭이, 이구아나, 장수하늘소.. 같은 것은 그래도 양반이다. 리포터는 호들갑을 떨며 그 집을 샅샅이 비춰주는데 그날은 30대 독신녀 자취집이 화면 가득히 나오고 있었다. 이 여자는 혼자 살면서 방 가득히 뱀통을 들여다 놓고 희귀한 뱀을 키우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는 듯했다.
그녀는 월급을 받으면 뱀을 사들인다고 했다. 그러하듯이 위 예문의 ‘수입생물’들 역시 국내의 희귀생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팔려나갈 것이다.
이불이나 백화점 숙녀복 따위의 신상품이 들어와도 <입하>, 곤충농장 새식구가 들어와도 <입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입하(入荷): 짐이나 상품 따위가 들어옴. 또는 그것을 들여옴. ‘들어옴’, ‘들여옴’으로 순화.’하라고 되어있다.
‘입하’의 반대말은 출하이다. ‘출하(出荷):「1」짐이나 상품 따위를 내어보냄. 「2」생산자가 생산품을 시장으로 내어보냄. 실어 내기로 순화.’로 나와 있다.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泉》에 보면, ‘にゅう‐か【入荷】 : 商店や市場に品物がはいること。「新製品が―する. 번역하면, ‘뉴카, 상점이나 시장에 물건이 들어오는 것, 신제품을 입하하다.’로 되어 있다.
요새는 특히 의류제품을 새로 가게에 들여놓았을 때 “여름 신상품 입하” 같은 말로 많이 쓴다. “신규곤충하”는 “새 곤충 들어옴”으로, “여름 신상품 입하”는 “여름 새옷 들어옴” 같은 말로 바꿔 쓰면 촌스러운 걸까?
**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