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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달맞이꽃과 일본말 츠키미소(月見草)의 차이

[맛 있는 일본이야기 207]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되었나 / 달 밝은 밤이 되면 홀로 피어 / 쓸쓸히 쓸쓸히 미소를 띠는 / 그 이름 달맞이꽃 / 아~아~아~ / 서산에 달임도 기울어 / 새파란 달빛아래 애처롭구나"

위는 가수 이용복이 불렀던 “달맞이꽃”이란 노래로 김종호가 노랫말을 지었다. 한때 유행했던 이 노래는 지금도 달맞이꽃이 피는 이맘때면 귓전을 맴돈다. 남아메리카 칠레가 원산지로 우리나라에서 귀화식물로 자라는 이 꽃은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오므라들었다가 밤이 되면 활짝 벌어지기 때문에 밤에 달을 맞이하는 꽃이라고 해서 '달맞이꽃'이란 이름이 붙었다.

   
 

재미난 것은 이 꽃이름이다. 일본말로는 츠키미소(月見草)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달을 본다’는 뜻이다. ‘달을 보는 것’과 우리말의 ‘달을 맞이한다’라는 것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느낌은 완전 다르다. 문학적으로 보면 아무래도 ‘달을 맞이한다’는 것이 생명력이 있어 보인다. 달을 맞이한다는 것은 대상인 달을 하나의 인격체로 본다는 뜻이다. 사랑하는 임을 맞이하는 것이든 떠나 버린 임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이든 ‘달맞이’에서 느끼는 정서는 ‘임마중’의 의미다.

꽃이름이 나왔으니 봄의 벚꽃놀이도 일본말과 우리말은 차이를 보인다. 일본말로는 이를 하나미(花見)라 하는데 말 그대로 ‘꽃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말  ‘벚꽃놀이’는 ‘꽃과 더불어 노는 것’이란 어감이 강하다. 꽃과 더불어 논다는 말은 꽃을 인격체로 보고 있는 것으로 달맞이와 같은 개념이다.

달을 멀뚱히 쳐다보고 (月見), 꽃을 그저  바라다 보는(花見) 차원이 아닌 달을 마중하고(달맞이), 꽃과 놀이(꽃놀이)를 하는 사람들의 정서는 분명 다르다. 이와같이 한일간의 말을 살펴보면 참으로 재미난 비교를 할 수 있다. 참고로 요즈음 달맞이꽃과 씨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