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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백년편지 171>조국의 독립을 위해 역사를 연구하신 단재 신채호 선생님께 -서정현-

 

[그린경제 = 이나미 기자]    

100년 편지에 대하여.....

100년 편지는 대한민국임시정부 100년(2019년)을 맞아 쓰는 편지입니다. 내가 안중근의사에게 편지를 쓰거나 내가 김구가 되어 편지를 쓸 수 있습니다. 100년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역사와 상상이 조우하고 회동하는 100년 편지는 편지이자 편지로 쓰는 칼럼입니다. 100년 편지는 2010년 4월 13일에 시작해서 2019년 4월 13일까지 계속됩니다. 독자 여러분도 100년 편지에 동참해보시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매주 화요일 100년 편지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문의: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02-3210-0411

                           

  어느 덧 68주년 광복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찌는 무더위와 장마를 불평하던 여유로운 여름날을 보내다, 문득 민족의 광복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애국지사들을 떠올려봅니다. 선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평온한 일상은 상상할 수도 없었겠지요. 애국지사들의 피와 땀이 있었음에 그토록 그리던 조국 광복은 이루어졌지만, 송구하게도 오늘 날 후손들의 조국이 그저 무탈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최근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 문제와 더불어 일본 우익 정치인들의 과거사 부정 발언 등을 둘러싸고 한일 간 외교 마찰을 빚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국사 교육의 홀대로 인한 학생들의 역사 인식 부재가 문제되고 있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신채호선생이 피체되었을 당시 모습

 

 선생님께서 활동한 시기는 일제로부터 국권을 침탈당한 시기였습니다. 이에 선생님께서는 우리 민족이 당면한 억압적 현실 속에서 국권의 상실을 민족적 과제로 여기시고, 민족 자체의 힘으로 독립을 이루고자 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언론, 사상, 민족교육, 아나키즘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일제에 맞선 독립운동가로서 특히 역사 연구와 민족 교육을 중시하셨습니다. 독립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역사에서 찾으신 것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식민지시기, 일제로부터 빼앗긴 국권을 회복하고자 민족자존과 민족독립의 방안들을 제시하며, 민족의 목적지를 찾고자 한 민족의 대표적인 선각자셨습니다. 국권침탈이라는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주체적인 역사인식과 민족의식의 고취를 통해 독립운동의 길을 이끄셨던 선생님의 주체정신을 배우고 싶습니다.

   선생님에게 있어서 역사는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한 희망이었습니다. 역사연구의 결실로써 『최영전』, 『이순신전』, 『을지문덕전』 등 주로 국난을 극복, 타개한 영웅들에 대한 전기를 저술하시어 민족의식과 독립 정신을 불러일으키셨고, 특히 우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권과 자주성을 발휘하였던 고대사 연구에 주목하고, 고구려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고대사 체계를 정립하셨습니다.

   또한 선생님께서는 사대사관, 왕조 중심사관, 식민사관 등 전근대적인 사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역사를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으로 정의하여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사학을 주장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일제 침탈이라는 억압적 현실 아래 낙심한 민중들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심어주고, 이러한 민족정신을 바탕으로 독립을 이뤄내고자 하셨습니다. 또한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조선상고문화사』, 『조선상고사』, 『조선사연구초』 등을 집필하심으로써 백암 박은식 선생님과 더불어 근대적 민족사학으로 정립되어 일제와 친일파들이 내세운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근대적, 주체적 역사관을 확립하는데 기여하셨습니다.

  

대전광역시 중구에 소재한 신채호 선생의 생가 (기념물 제26호)

 

  독립운동의 한 방편으로서 선생님께서 역사를 주목한 이유는 바로 일제에 의해 우리 역사가 왜곡되고 있다는 데에서 기인하신 것이지요. 일제강점기 일제는 한국인에 대한 통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항일민족의식의 성장을 억제하고 한국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역사관, 즉 식민주의 사관을 주장하였습니다. 한민족이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에 지배되어 왔고 스스로 자립할 능력이 없는 정체된 민족으로 강조함으로써 일본의 한국 병탄을 정당화하고자 조작된 억지 논리였습니다. 이러한 식민주의 사학의 잔재가 오늘 날에도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점을 고려한다면, 당대의 사학자로서 선생님께서는 식민주의 사학을 비판하고 자주적인 역사관을 선구적으로 제시해주셨다는 점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후손들에게 많은 교훈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과거사 부정 등 주변국들의 역사왜곡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역사의식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오히려 역사 교육의 부재가 문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옛날 선생님께서는 억압적 현실의 극복방안을 역사에서 찾으셨으나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후손들은 머지않은 역사 속 선생님에게서 현실의 대처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음에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선생님께서는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씀을 남기셨지요. 당대의 시대적 비극을 주체적인 역사인식과 나라사랑을 통해 극복하고자 노력하신 선생님을 귀감 삼아 오늘 날 우리가 나아갈 길을 찾아야합니다.

   저 역시 민족의 혼을 지키신 선생님의 나라사랑과 희생정신을 잊지 않고, 부족하게나마 후세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민족의 위대한 스승, 단재 신채호 선생님을 그리며.

 

                                                                   서정현 올림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학과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