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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신사나 절을 지키는 고마이누(고구려개)

[맛있는 일본이야기 209]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일본의 신사나 절 입구에 가면 사자 모양의 조각상이 있는데 이를 고마이누(狛犬)라고 한다. ‘고마’란 고구려를 뜻하는 말이고 ‘이누’는 개를 뜻하는 말이므로 ‘고마이누’란 ‘고구려개’ 라는 뜻이다. 일본의 신사나 절 입구에 세워두는 일종의 수호신 같은 역할을 하는 고구려개(고마이누)는 언제부터 세우기 시작한 것일까?

일본 위키 사전에서는 고마이누((狛犬))를 설명하길 ‘사자와 개의 모양을 한 상상의 동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아스카시대(飛鳥時代, 592-710)에 일본에 건너왔는데 처음에는 사자 모양으로 두 마리를 세웠으나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92) 들어서면서 한쪽은 사자모양이고 한쪽은 고구려개 모양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 두 마리 한 쌍을 가리켜 고마이누(고구려개)라고 부른다고 설명해두고 있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위키 사전은 고마이누(고구려개)를 고대 인도에서 부처를 수호했던 사자에서 유래한다고 적고 있다. 위키 사전의 말대로라면 인도이누(인도개)라고 할 것이지 왜 여태 고마이누(고구려개)라고 부르고 있는가? 설명이 없다. 인도이누(인도개)를 고구려인들인 고마이누(고구려개)라고 속이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 오사카 미오츠쿠시신사 앞 고마이누

일본의 유명한 역사학자인 우에다마사아키(上田正昭) 교수는 “고마이누는 고구려개(高麗犬)”라고 잘라 말한다. 그것은 고마(狛犬)=고마‘高麗(高句麗)’를 이해한다면 간단명료한 답이다. 따라서 고구려개를 인도개라고 설명하는 것은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어쨌거나 일본인들의 정신적인 고향인 신사(神社)나 절 앞에서 고구려개는 숱한 세월이 흐르고 있지만 제 구실을 단단히 하고 있다. 위키 사전은 이 고구려개 형상을 두고 오른쪽에 세워두는 것은 입을 벌리고 있어 사자상이고 왼쪽에 세워두는 것은 뿔이 있고 입을 다물고 있어 고마이누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이 역시 고쳐야 할 것 같다.

   
▲ 효고현 오오사케신사 앞의 고마이누

왜냐하면 고구려 시대의 개를 일본인들이 보지 못한 상태에서 그 형상만을 보고 사자니 고구려개니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요즈음 집에서 키우고 있는 개는 거의 서양종자들이 많아 그것에 익숙한 눈으로 1500년 전 고구려개의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다만 그런 어려움에도 이 동물을 고구려개(고마이누)라고 부르는 것은 신통한 일이다.

요즈음 고마이누는 거의 돌로 조각된 것이 많지만 옛날에는 주로 나무로 만들었다. 헤이안시대만 해도 고마이누는 본당(대웅전)안에 두거나 지붕이 있는 대문 밑에 두었기에 불상이나 신상(神像)처럼 나무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고마이누를 옥외(屋外)에 두기 시작하면서부터 비바람에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재료인 돌로 만들게 된 것이다. 일본의 신사나 절에 가거들랑 비바람 거친 바람에도 꿋꿋이 견디고 있는 고구려 개를 다시 한 번 살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