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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돈”은 돈족(豚族)이 쓰던 화폐

재미있는 우리말 말밑 이야기 9

[그린경제=반재원 소장]  이 글은 ’ ‘이라는 낱말에 대한 상고사적인 측면에서의 말밑 찾기를 목적으로 한다. 이 낱말은 말하는 이들이 일반적으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사용하는 낱말들이다. 그런데도 정확한 말밑 찾기 활동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낱말들의 올바른 말밑 찾기 결과는 정확한 뜻의 전달과 수용을 가능케 한다. 동시에 말밑을 통하여 우리 조상의 정체와 풍속과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또 홍산 문화의 유물 옥기 중 옥룡(玉龍)이 옥저(玉猪)일 가능성에 대하여 살펴봄으로써 옥저’ ‘과의 연관성을 알아보기로 한다.

 말밑 찾기

 1)

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 나의 낮춤말.
                저희.
저거 - 저거 집에 간다. 저희의 경상도 사투리.
- 나의 낮춤말인 저의 바뀜 꼴. ~생각으로는, ~잘못입니다.
제각각 - 저마다 각각.

                                                          ( 한글학회 지음. 어문각. 우리말 큰사전)

 

   
▲ 제기(祭器) 유물에 나타난 돼지의 4갈래 소용돌이 무늬

는 돼지를 족표(族標, 토템)로 삼았던 백익(伯益1)의 종족들이 자신들을 지칭하던 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백익은 산해경山海經을 쓴 저자로 전해지고 있는데 금문학의 측면에서 본다면 삼황오제 시대의 마지막 왕이다. 그 종족이 돼지(, )를 족표로 삼았었다.  

백익이 시제(時祭)를 지내는 도중에 그의 처남인 계()에게 무참히 참살 당하고 그 후 하나라가 태동하게 되는데 지금도 우리들이 저는 제가라고 자신을 칭하고 있는 것은 돼지()를 족표로 삼았던 백익의 후손이라는 증거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우리 돼지족은~’이라는 말을 ()~’이라고 표현하거나 ()~’ 라고 표현했던 것으로 보인다. 각각도 또한 돼지 저()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예를 들면 돼지고기를 제육(猪肉)이라고 발음하고 있으며 볶은 돼지고기를 제육볶음, 보쌈 돼지고기를 제육보쌈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도 가 같이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저가’ ‘제가 저희가’ ‘저희들이’ ‘저 놈이’ ‘저 아이는(제애는)’ ‘이가’ ‘ 각각’ ‘ 저희등은 돼지()에서 연유하였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경희대학교가 사자를 심볼 마크로 정해 놓았기 때문에 자신들을 가리킬 때 우리 사자들은이라고 지칭하는 것이나 파월 부대 중에서 맹호부대는 호랑이를 상징으로 삼았기 때문에 그 부대원들이 우리 맹호들은이라고 자신들을 지칭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하겠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가 백익의 후손이라는 방증으로 볼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겠다. 

2)
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 일반인들이 두루 사물의 값어치를 헤아리는 기준으로 삼고 어떤 사물의 대가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나라에서 일정한 모양에 일정한 값을 표시해 만든 물건
          ~이 잘 돈다. ~이 말랐다. ~을 꾸어 쓴다.
          ~을 번다. ~을 뿌린다

           금전 , 화폐
          ~이 꽤 나갈 물건. ~많은 집. ~냥이나 벌었다.
          ~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 ~만 있으면 귀신도 부린다. ~내기하다.

무게, 열푼을 하나 치로 세는 단위.
         금 한~ , 금 두~ ,
        - 의하나. 豚氏.
        - 돼지(). 돼지꿈 - 돈과 연결.

돈아(豚兒) - 아들 놈(자기 자식을 남에게 낮추어 부르는 말).
가아(家兒) - 아들 놈(자기 자식을 남에게 낮추어 부르는 말).  

                                   ( 한글학회 지음. 어문각. 우리말큰사전 

   
▲ 제기 유물에 나타난 돼지의 파형 무늬(왼쪽), 백익의 다른 이름인 돈 붕(朋)자

돈이라는 말은 돈족(豚族)이 쓰던 화폐라는 뜻으로 봐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백익의 이름자가
2)로서 이 글자는 바로 돈붕()의 시원자(始原字)이기 때문이다. 

또 자기 자식을 남에게 낮추어 부를 때 역시 돼지 돈()이나 집 가()를 써서 우리 집 돈아(豚兒)’, 또는 우리집 가아(家兒)’ 라고 칭하는 것도 같은 연유일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신의 아들 사건으로 방송에서 대 국민사과를 할 때에도 우리집 돈아(豚兒)를 잘 가르치지 못한 아비의 허물을 용서해 달라.’라는 표현을 쓴 것도 뿌리 깊게 내려오는 우리민족의 토박이말이기 때문이다.  

이 졸작은 우리집 가아(家兒)의 그림입니다.’라는 말은 지금도 살아 숨쉬고 있는 우리말이다. ()도 돼지라는 동물을 이르는 것이 아니라 돼지()를 족표로 하는 종족이 사는 집이라는 뜻이다. 

이상(李箱)<오감도>라는 시에 나오는 아해(兒孩)’돼지 해()’가 있어서 돈아(豚兒)’와 같은 뜻이다. ‘저희들저희저해(猪孩)’저해(猪亥)’에서 온 말일 것이다. 파충류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집 아래에 돼지를 키웠을 수도 있고 또 주거형태가 돼지와 한 공간에 거주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의 유래는 백익의 족표에 그 뿌리가 박혀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지금도 경상도 사투리로 아이를 일컬을 때 가아(家兒)~’ 또는 ()~’ 라고 한다. <가가 가가가?>라는 우스개 소리도 <가아(家兒) 즉 그 아이의 성씨가 가가(賈家)인가?>라는 말이다. 

이때부터 물물교환의 형태를 점차 벗어나면서 돈족(豚族)인 백익이 만든 화폐가 활발하게 유통되어 그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지금도 동전을 넣는 저금통의 대표적인 형상이 돼지()저금통이며 돼지꿈(豚夢))은 바로 돈()이나 재물 또는 복권 당첨 등으로 연결하고 있다. 또 우리는 예로부터 고사에 돼지머리를 필수 제물로 쓰던 민족이었으며, 냉장고의 보급으로 돼지 삼겹살이 민족의 음식이 된 것도 이러한 까닭과 무관하지 않는 것 같다.  

화폐의 유통역사는 생각 보다 훨씬 오래된 것으로 여겨진다. 요임금 때의 역사인 사기 요전(堯典)의 기록에 의하면 금작속형(金作贖刑)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이것으로 보아 금속 즉 보석이나 돈으로 형벌을 속죄하는 일종의 보석금, 석방금 제도가 있었음을 볼 수 있다.  

금문학상으로 요임금은 요백익의 순으로 백익보다 그 연대가 더 빠르다. 또 요임금보다 빠른 신농(神農)때에도 신농의 화폐인 조패(鋤貝) 또는 신패(神貝)3)가 있었다. 

그러나 그 때까지만 해도 화폐의 유통이 그리 활발하지 못하다가 백익 때에 와서 비로소 화폐의 혁명이 일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때부터 백익의 족표였던 ()’이 화폐의 대명사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백익의 다른 이름이 화폐 꾸러미를 나타내는 "돈붕"이었던 것으로 보아 짐작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이 이처럼 돼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저는’ ‘제가’ ‘저희들이라는 단어뿐 아니라 이라는 단어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생활 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우리 민족의 뿌리는 삼황오제 시대의 마지막 왕으로서 돼지를 족표로 삼았던 백익과 연결고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홍산 문화를 용 문화 기원지로 지목한 것은 1984년 랴오닝성 고고연구소의 쑨서우다오(孫守道)라는 연구가이다. 그는 처음에 홍산문화 옥기를 돼지 같이 생겼다고 하여 옥저룡(玉猪龍)’이라고 이름 붙인 주인공이기도 하다.  

초기에는 뭉툭한 코에 큰 눈, 기형적으로 큰 귀가 마치 돼지를 연상케 한다 해서 옥저(玉猪)’ ‘옥저룡(玉猪龍)’이라 일컬었는데 지금은 옥저라는 말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옥룡으로만 불리고 있다. 이것은 중국 문화에 기원하는 문화에 맞추어 홍산 문화를 용 문화 기원지로 굳히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그 까닭은 우리 겨레가 쓰고 있는 ()’ ‘()’ ‘()’ ‘우리의 말밑과 돼지형상인 옥저(玉猪)가 서로 연관되어 있음을 주시한 중국의 의도적인 태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 홍산 유물 옥저(玉猪)

’ ‘’ ‘우리의 상고사적인 어원 탐색은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홍산 문화로까지 우리 겨레의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통로로 삼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유물이 땅속에 묻혀 있는 화석이라면 그 민족의 말은 살아있는 역사의 화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군조선과 웅녀의 족표인 곰과의 연관성은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분명히 혼란을 일으키게 하는 대목이라 하겠다. 금문학상의 단군조선과 백익의 연대 차이는 현재 상고사의 연대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내느냐 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1) 백익 : 사마천의 오제본기에 하나라의 시조인 우()의 사위로 기록되어 있는 인물로 산해경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금문학상으로는 백익이 우임금의 사위로서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으나(기원전 2303~기원전 2298. 재위기간 6) 우가 죽은 지 2년 뒤에 자신의 처남인 우의 아들 계()에게 무참히 학살당하였다. 계는 아버지 우를 시조로 하여 하 나라를 세운다. 駱賓基, 韓國文字學會解,金文新攷 外篇, 中國 山西 人民 出版社, 1987.  

2) - 백익의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은 바로 고대사회에서 화폐() 꾸러미를 나타낸 것이다. 駱賓基, 韓國文字學會解,金文新攷 貨幣集, 中國 山西
出版社, 1987 

3) 鋤貝(神貝) -

이 화폐(貨幣)는 청나라 황실에서 보관해오던 것인데 마지막 황제 부이가 실각 하면서 지금은 중국 요령성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