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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글자 가나(仮名)를 말한다 (1)

[맛 있는 일본이야기 213]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오늘은 한글이 태어난 지 567돌을 맞는 날이다. 그렇다면 이웃나라 글자인 가나(名)는 언제 생겨났을까? 역사적으로 말하자면 한글보다 훨씬 이른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충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 공문서에서 오늘날 글자와 같은 형태가 발견되었다고 해서 가나(仮名) 탄생을 나라시대로 잡기도 하는데 그러나 정확한 연대는 모른다.

재미난 것은 글쓴이가 대학에서 일본어를 처음 접하던 37년전 만 해도 일본의 가나(仮名)는 10세기에서 12세기에 생겨난 글자라고 배웠는데 오늘 이글을 쓰려고 '가나의 역사'를 찾아보니 일본 위키피디어에서는 이보다 훨씬 앞선 나라시대로 잡고 있다. 여기서는 2세기 곧 200년이나 앞서 생긴 글자라고 쓰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또 언제 가나(仮名)의 역사가 바뀔지 모르겠다.

   
▲ 기노츠라유끼(紀貫之)의 "토사일기"로 서기 935년 무렵의 가나글자다.

만든 이와 창제, 반포일이 확실하지 않기에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일본 가나의 최초 모습이라고 들고 있는 것은 정창원(正倉院) 소장의 공문서이다. 여기에서는 다(多)라는 한자를 현재 일본글자인 다(夕), 무(牟)라는 한자가 일본글자인 무(ム)라고 쓰여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오늘날의 가나글자와 비스무레한 글자를 보고 그 시기에 이미 일본글자가 등장한 것은 아닌가 추정하는 것이다.

연대는 그렇다 치더라도 일본어는 한글에 비해 글자 수가 많다. 한글은 24자로 힐링, 맥도널드 같은 외래어는 물론이고 조지워싱턴과 같은 외국인 이름이라든지, 인도네시아, 오스트리아 같은 나라이름도 자유자재로 표기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글자 가나(仮名)는 우선 글자 수가 많다. 종류도 히라가나와 카타카나가 있어서 히라가나는 보통 문장을 표기하고 카타카나는 외래어나 외국인이름, 땅이름 같은 것을 표기 할 때 쓰는데 각각 50자 씩(편의상 50음이라고 하며 사용하지 않는 고어를 빼면 실제로는 각각 46자)이다 보니 모두 100자를 익혀야 한다.

   
▲ 일본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글자

일본어 공부하는 학습자들에게 100자의 글자를 모두 익히는 것은 큰 부담이다. 빨리 익히는 경우에는 한 달이면 대충 가나글자를 모두 익히는 학생들도 있지만 글쓴이가 대학에서 가르치다보면 히라가나는 그럭저럭 익히지만 가타카나의 경우는 한 학기 내내 쩔쩔매는 학생들이 많다. 그런데다가 100자 가까운 문자만 가지고 익혔다고 일본어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일본어는 입말에서는 한자가 필요하지 않지만 문장에서는 한자가 필수다. 한자를 섞어 쓰지 않으면 문장 파악이 어렵다. 그러다 보니 일본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은 이중 삼중고를 겪는다. 한국이나 중국 학생들은 한자를 어느 정도 알고 있거나 적어도 구경이라도 하면서 자랐지만 서양인들에게 한자는  난생처음 구경하기도 하려니와 그 발음 또한 여간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다.

한국의 경우 한자음은 1자 1음이 대부분으로 예컨대, 생(生)이라는 한자는 언제나 '생'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다르다. 생맥주의 경우는 '나마비루'라고 해서 생(生)이 '나마'로 읽히지만 선생(先生)의 경우는 '센세이'로 읽히고 이것이 땅이름이나 사람이름에 붙으면 읽는 방법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끝내는 본인에게 묻거나 그 지역 사람한테 묻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월이 가도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 일본한자 읽기이며 에피소드도 많다.

일본글자 가나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주 <2>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