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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자 가나(假名)를 말한다 (2)

[맛있는 일본이야기 214]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흔히 일본가나 글자를 공부할 때 오십음도(五十音, 고쥬온즈)를 그려 넣은 직사각형의 글자표를 가지고 공부를 하는데 가로 5글자 세로 10줄이니까 50개 글자인 셈이다. 물론 이 가운데는 현대 일본어 글자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있어서 50개가 되지 않지만 편의상 지금도 50음도라 부른다. 문제는 일본 글자가 히라가나와 카타카나 두 종류가 있어서 모두 100개나 익혀야 하는 데 있다.

보통 히라가나는 일반적인 문장을 쓸 때 쓰며 카타카나는 외래어나 의성어 의태어 그리고 전보문 따위에 쓴다. 글자 숫자도 많지만 문제는 이렇게 글자 수가 많은데도 다양한 표현이 안 된다. 예컨대 한국어에서는 외래어 발음 가운데 쉘부르, 섀도우, 쇄뜨기, 미셸, 셀프, 샐러드에서 보듯이 다양한 모음과 복모음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본어에서는 쉘, 섀, 쇄, 셸, 셀, 샐을 각각 발음 할 수 없는 모음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것들은 겨우 ‘셀’ 하나로만 발음이 가능하다.

거기다가 받침에 해당하는 발음이 안 되다 보니, 맥도널드는 마그도나르도, 보일러는 보이라, 로켓은 로케토 같은 식이다. 그래서 일본인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를 할 때 글쓴이는 종종 영어발음을 시켜보고 놀리곤(?) 하는데 이 친구들은 오히려 내 발음이 이상하다고 그런다. 몇 해 전 도쿄 디즈니랜드에 일본친구 여러 명과 다녀 온 적이 있다. 어른 가운데도 디즈랜드 팬이 있는 줄 몰랐다.

   
▲ 술집이 즐비한 교토 폰토쵸(先斗町) 거리의 한자는 일본인이라도 읽기 어렵다.

디즈니랜드를 돌아다니며 탈 것을 타다가 레스토랑에서 쉬고 있을 때 또 외래어 발음 이야기가 나왔다. 이날은 일본인 4명에 한국인은 나 혼자였기에 4대 1이었다. 내가 “일본 디즈니랜드는 볼 것이 많다”고 했더니 4명의 친구들이 일시에 와르르 웃는다. ‘디즈니랜드’라는 발음을 가지고 시비를 거는 것이다.

하기야 ‘데즈니란-도(ディズニランド) ’라고 발음하는 사람들이 들을 때는 내 발음이 이상할지도 모른다. 영국의 마가렛대처를 ‘마가레또사차’라 하고 맥아더장군을 ‘막카사’라고 하니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물론 이런 것은 서로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다. 한일 양국 언어로 말하자면 한국어가 훨씬 다양한 발음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일이다.

발음도 발음이지만 한자 읽기로 가면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어렵다. 교토에 가면 술집들이 즐비한 폰토쵸 (先斗町)라는 거리가 있는데 이곳 한자도 읽기 어렵기로 유명하다. 여기서 선(先)자는 일본 발음으로 사키(さき), 마즈(まず), 센(せん), 폰(ぽん) 등으로 읽히지만 일본 전역에서 어떻게 이 글자를 읽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천상 일본에서 땅이름(지명)을 찾거나 물을 때는 여러 번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은 한자(漢字) 1자에 수십 개씩 소리를 내기에 그렇다. 한국에서 ‘선(先)’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선’ 일뿐 예외로 읽는 경우가 없다. 글자가 100개 가까이 있으면서도 한자까지 포함시켜야 비로소 문장을 완성 할 수 있는 것이 이웃나라 일본의 가나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