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인간은 그것이면서 그것이 아니다고
우기면서 사는 사랑 고집이다” -사랑과 인생 가운데 ‘신시성’-
《한흙 제54호》에서 신시성 시인은 “인간”을 그렇게 묘사했다. 그런가 하면 김리박 시인은, “어릴 때 구들방서 먹던 찬국수/ 어머니 손맛 묻은 그 맛은 어디 갔고 / 옛 동무 하나만 남아 둘이서 호르르” 라는 시로 고향의 향수를 읊고 있다.
▲ 한흙(大地) 표지 |
선생의 서재에는 한국인보다 더 많은 한국 관련 책이 있었고 그 가운데는 한글과 한국어 관련 책이 특히 눈에 많이 띄었는데 이는 선생의 한글사랑을 여실히 뒷받침해주는 것이었다. 그걸 입증하듯 선생의 직함 또한 “대한민국 한글학회 간사이지회지회장 (関西支会支会長)”, “대한민국 문화관광부 한국어지킴이(2006)” 등 해외에서 괄목할 만한 활동을 맡아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김리박 시인은 우리토박이말을 목숨처럼 아끼며 재일동포로 살아온 칠십 평생을 한올한올 씨실과 날실로 엮은《삼도의 비가》등 기념비적인 시집도 십여 권 낸바있다. 특히《삼도의 비가》는 60만 재일동포의 눈물겨운 노정이요, 한국인의 혼을 일본땅에서 올곧게 간직해온 기록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은 《한흙》이 바탕이 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2013년 12월로 21돌을 맞는 《한흙 제54호》에는 신시성 시인의 “사랑과 인생”, 김리박 시인의 장편 서사시 “새빛 (新光)”, 우에노미야코 시인의 윤동주 시 번역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한룡무 시인의 “매미의 울음” 등이 실려 있으며 홍명미 씨와 오카지마 씨의 편지글도 실려 있다.
▲ 어려운 가운데 한흙을 21년 째 만들어 온 김리박 시인
아울러 우에노 시인의 히에이산 답사기로 “청해진대사장보고비”에 대한 수필도 실려 있는데 해상왕 장보고의 도움으로 당나라 유학을 무사히 마친 자각대사(慈覺大師) 엔닌(794~864)의 유명한 《입당구법순례기》에 해상왕 장보고 이야기를 소개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뿐만 아니라 제 567돌 한글날 경축식이 있었던 서울의 표정도 취재기사로 실었다. 특히 지난 567돌 한글날에는 김리박 시인이 한글학회(회장 김종택) 공로상을 받은 소식도 실렸는데 이러한 모국의 활동소식은 재일본문인협회 회원들의 자극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
▲ 모국에서 맞은 567돌 한글날 사진 기사 |
기록하지 않는 역사는 기억하지 않는 것처럼 재일교포문인이라는 사명감으로 아름다운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 《한흙》을 만들어 내고 있는 김리박 시인과 회원들께 큰 응원의 손뼉을 쳐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이 문예지가 청년기를 지나 장년기를 맞이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흙》은 한글과 일본어로 구성되어있다.
재일한국문인협회 발간 문예지《한흙》문의
*일본: 075-641-6841
*한국: 02-733-5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