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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평 가게에서 연 3억 엔의 수익 올리는 양갱가게 ‘고자나’

[맛 있는 일본이야기 240]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손바닥만 한 가게에서 만드는 양갱이 일본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에는 별로 양갱이 인기가 없지만 일본 동경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키치죠지에는 양갱 하나를 사먹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연일 북적인다.  

키치죠지라고 하면 1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상점들이 줄지어선 곳으로 상점들 대부분이 규모가 작다. 우리로 치면 전통시장이라고나 할까? 통로도 좁은 이 상점가가 생긴 것은 패전 이후다. 하지만 이곳도 서서히 재개발 붐이 일어 하나둘씩 산뜻한 모습으로 탈바꿈해가고 있다.

이 상점가 한 꼭지에는 일본 화과자(和菓子) 가게 고자나(小ざさ)가 있는데 1평 크기다. 그런데 이 가게의 양갱을 사기 위해서 보통 새벽 4시부터 줄을 선다니 보통 인기가 아니다. 그런데도 하루 150개 한정품으로 팔고 있다. 이렇게 가게가 잘되면 흔히 가게를 늘리고 현대식 설비로 대량 생산을 할 법도 한데 ‘고자나’는 다르다. 절대 가게를 늘리지 않을뿐더러 하루 만들어 내는 량도 예전 그대로 150개다.

사먹는 사람들은 좀 감질이 나겠지만 그 까닭은 양갱의 주재료인 팥에 있다. 이 가게에서 쓰는 팥은 한 알 한 알 고르다 시피 해서 선별된 것만을 쓴다. 결코 찌그러들거나 불량 팥은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다. 그렇기에 하루 쓸 분량만큼 만들어 내기가 힘든 것이다.

 

   
▲ 먹음직스런 모나카(왼쪽), 긴 줄을 선 사람들(사진 http://tabelog.com/tokyo. 제공)


1951년에 문을 연 일본최고의 양갱가게는 1평 남짓한 가게에서 연매출 3억 엔을 넘기는 매상을 올린다. 놀라운 일이다. 이 가게 제품은 양갱과 모나카 단 두 종류 뿐이며 값도 좀처럼 올리지 않는다.  (양갱 200엔, 모나카 54엔)

이나가키 아츠코 사장은 ‘돈을 벌면 그 수익을 고객에게 환원하라’는 신조를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한다. 양갱이 잘 팔린다고 해서 결코 재료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집에서 만든 양갱을 하나 사서 먹어보면 안다. 팥 알갱이 하나쯤 뭉개진 것을 쓸 수도 있건만 그 자체가 용납이 안 되는 마음으로 63년간 양갱을 위해 정성을 쏟아 온 것이다.

그것을 알아주는 사회가 그러한 양갱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은 아닐까? 오늘도 새벽 4시부터 하나의 양갱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흔히 사먹을 수 있는 양갱이 아닌 창업자의 마음을 사고 싶어 긴 줄을 서는 것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