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정석현 기자] 국립청주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014년 첫 번째 특별전으로 충북의 산수를 소재로 한 문학, 회화, 현대 미술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그림과 책으로 만나는 충북의 산수〉전을 2014년 5월 1일부터 6월 22일까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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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 <도담삼봉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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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 하선암도(왼쪽), 봉서정도 |
단양, 청풍, 화양동, 속리산 등 충청북도의 아름다운 풍경에 영감을 받아 빋은 고려 13세기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시문학과 조선 18~19세기 정선과 김홍도, 최북, 윤제홍의 실경산수화, 그리고 다양한 시선과 접근 방식으로 충북의 산수를 형상화한 현대 미술 작품 등 75점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첫 전시다.
충북 산수 명승지 가운데 제천·청풍·단양·영춘을 일컫는 사군(四郡) 지역은 조선시대 산수 기행 문학과 실경산수화 분야에서 금강산, 한양 다음으로 주목을 받았다. 뾰족뾰족한 산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경관이 특색이 있고, 한양에서부터 가까운 이점도 있어서 당대 문인들이 자주 방문하였다. 지인들과 함께 배를 타고 옥순봉과 구담봉, 도담삼봉, 석문과 같은 기이한 형상의 바위산을 감상하며 풍류를 즐기는 유람 문화는 이 지역에서만 누릴 수 있는 흥취였을 것이다.
제1부에서는 충북 지역 산수를 소재로 제작된 문학 작품을 전시하여 우리 고장의 어느 명승지가 언제부터 주목받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단양의 대표적인 명승지 옥순봉(玉筍峯)이 유람의 대상으로 선택되는 계기와 이후 인식이 확산되는 현상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현재의 단양팔경보다 훨씬 더 많은 지역이 유람의 대상이었음을 제시한다.
문집과 서책에 수록된 고려 13세기 주열(朱悅)이 지은 〈한벽루 시(寒碧樓 詩)〉와 조선 16세기 단양군수 퇴계 이황이 유람할 만한 단양 산수를 소개하는 글, 19세기 추사 김정희가 20대 후반인 1814년경에 쓴 〈옥순봉 시〉, 19세기 전반 청풍부사를 지낸 학산 윤제홍이 1822년에 쓴 〈한벽루 관련 기록〉등도 전시된다.
제2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실경산수화 제작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18~19세기 전반을 대표하는 화가 겸재 정선․호생관 최북․단릉 이윤영․낙서 윤덕희․단원 김홍도․학산 윤제홍․기야 이방운 등이 충북 지역을 그린 산수화 15점을 전시한다. 겸재 정선이 60대에 제작한 〈하선암도〉, 도담삼봉을 그린 〈삼도담도〉, 구 단양읍내 일대를 그린 〈봉서정도〉에서 경치를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특유의 화법으로 대상의 특징을 포착하는 정선의 대가다운 면모를 확인한다.
▲ 김홍도 사인암도(왼쪽), 옥순봉도
단원 김홍도가 52세에 그린 〈옥순봉도〉와 〈사인암도〉에서는 세련되고 무르익은 필치로 옥순봉과 사인암을 과감하게 변형하고 회화적으로 재구성하는 천부적인 재능에 공감할 수 있다. 이 두 회화는 《병진년화첩》의 일부로 보물 제78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외부 대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귀한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제3부 현대 작가의 충북 산수에서는 현대 미술가들이 다양한 구도와 신선한 관점, 새로운 재료로 충북의 산수에 다가가서 이전과 달리 예술 표현의 지평을 넓힌 창작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의 미를 즐기고 예술로 표출하려는 영속적인 인간의 본성을 통사적으로 접근한다. 또 현대인들이 슬기전화(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언제든지 어디서나 아름다운 풍경을 촬영하고 인터넷에 올려서 감성과 생각을 공유하는 문화적 현상을 전통적인 산수 기행 문학과 실경산수화 제작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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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제홍 <옥순봉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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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제홍 <한벽루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