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2 (일)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리문화편지

아시아에서 두 번 째로 놓은 신기한 전차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760]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1968년까지 서울 시내에서 운행되던 전차는 1899년 5월 20일 개통식을 하고 운행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때는 경성(지금의 서울) 일대의 전력 사업권을 받은 미국인 콜브란(H. Collbran)과 보스트위크(H.R. Bostwick)의 한성전기회사가 전기를 팔기 위해 전차를 놓은 것입니다. 고종황제의 홍릉 행차 시에 신하들이 여럿 동행해야 함으로 인한 재정 낭비와 불편함을 전차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득하여 허가를 받았고, 황실의 투자까지 받았습니다.
 

   
▲ 1930년대 한양 도성 안에 전차가 다니는 모습


전차가 처음 다니기 시작한 것은 서대문에서 종로, 동대문을 거쳐 청량리에 이르는 약 8km 길이였었는데 서울전차의 개통은 당시 아시아 지역에서는 교토에 이은 두 번째였지요. 그때 전차는 40인승 차량 8대와 황실전용 귀빈차 1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개통하자 한양 도성 안 주민들의 반응이 좋아서 생업을 잊고 전차만 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방에서 전차를 타기 위해 상경하는 사람도 많아 파산자가 속출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개통 이후 전차는 정차장을 설정하지 않고 승객이 세워 달라고 하면 아무 데서나 차를 세우거나 내려주고 했습니다.

그러나 개통 후 10일째 되는 날 종로2가쯤에서 다섯 살 된 아이가 전차에 치어 죽는 일이 벌어졌지요. 이때 아이의 아버지가 흥분하여 도끼를 빼들고 전차에 달려들었고 시민들도 합세하였습니다. 마침 그 무렵 도성 안에는 전차로 인해 가뭄이 일어난다는 말이 펴졌기 때문에 시민들의 반응이 과격해진 것입니다. 차장과 운전수는 간신히 도망 나왔고 전차는 불타버렸습니다. 이후 나라에서는 책임자를 문책하고 사상자에 대한 배상을 하였습니다. 그 뒤 5달 동안 전철은 쉬었고, 한성전기회사측은 전차 타기를 두려워하는 일본인들 대신 미국인 운전수 8명과 기계공 2명을 급히 모집하여 9월 말 무렵에 다시 운행을 하게됩니다. 대한제국 당시로서는 신기한 운송수단이었던 전차는 1968년 마침내 그 운명을 다하게 됩니다.
 

   
▲ 서울의 마지막 전차 381호(서울역사박물관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