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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하나라도 가벼이 여기지 마라

“세종 정신”을 되살리자 1

[그린경제/얼레빗=김슬옹 교수]  아파트 신발장이 무너져 두 어린아이를 덮치는 끔직한 사고가 있었다. 한 아이는 뇌를 다쳐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한다. 국민들의 보금자리를 보급하는 공기업 엘에이취(LH)가 지은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런 사고를 겪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또 신발장이 한 아이를 덮쳤고 끝내 아이는 생명을 잃고 말았다. 더욱 비통하고 가슴 아픈 것은 엘에이취 공기업이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불만제로 보도에 의하면 이와 똑같이 부실시공한 아파트가 아직도  많다고 한.  

신발장이 넘어진 핵심 이유는 신발장을 고정하는 못이나 나사 하나 안 박아서이다. 나사 하나만 제대로 박았어도 그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거의 모든 대형 사고도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 한양도성, 세종 때 고쳐 쌓은 부분. 성을 쌓을 때는 저 돌멩이 하나도 소홀이 쌓아서는 안 된다.

세종대왕은 1422117일 도성을 쌓는 공사 보고를 받고 이렇게 말한다. 

도성을 보수하고 쌓은 뒤에 혹시 돌 한 개라도 무너져 떨어지는 것이 있으면, 즉시 그 방면의 감독관으로 하여금 보수하게 하고 그리고 나서 관련자 모두를 죄를 내릴 것이다.” 

세종 임금은 돌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 구실을 하는지 안 것이다. 돌 하나는 도성 전체의 일부이지만 도성이 제대로 성의 구실을 하느냐 안 하느냐를 결정하는 핵심 잣대이기도 하다. 그 어떤 부실공사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설령 부실공사가 발견된다 하더라도 일단 감독자가 책임이 제대로 바로잡고 그리고 나서 관련자 처벌을 통해 철저히 반성하고 그런 사고를 미리 막겠다는 치밀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 흥인지문 건너편쪽 한양도성. 한양도성은 공사실명제를 철저히 시행하여 성곽에 시공 책임자의 이름을 새겨넣었다.

참으로 불안한 사회에 살고 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더 안전을 걱정하고 불안에 떨어야 하는 시대, 과연 역사는 진보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돌멩이 하나라도 소중히 여기는 기본 정신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세종의 위대함은 바로 작은 것의 값어치를 존중하고 이끼는 정신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