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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 부부에게 출산 휴가를 주어라

“세종정신”을 되살리자 2

[그린경제/얼레빗=김슬옹 교수]  최근 어떤 아는 젊은 여성을 공적인 일로 만났는데 배가 남산만 했다. 임신 몇 개월인데 아직도 일하고 있냐고 물었다. 임신 8개월이라고 했다. 그럼 출산 휴가는 언제 가려느냐고 했더니 고민 중이라고 했다. 공식(월급이 나오는) 출산 휴가는 아기 낳기 전후 3개월인데 아기 낳기 전에 많이 쉬면 아기 낳고 빨리 나와야 하기 때문에 그 시기를 저울질한다고 했다. 세종대왕은 관노비에게 무려 네 달이 넘은 137, 그 남편에게도 한 달을 출산 휴가를 주었다고 했더니 그럼 지금이 세종 시대보다 못하다는 거냐고 쓴웃음을 짓는다. 

세종 임금 이전에 산모는 아기 낳기 전 한 달, 아기 낳고 나서 7일 모두 37일을 쉬었다. 아기 낳기 한 달 전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아기 낳고나서 7일 만에 일을 하라는 것은 산모 상태로 보아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세종은 1426(세종 8) 417일에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여성의 출산 휴가 제도를 담당하고 있는 형조에 지시하기를 관노비가 아이를 낳으면 휴가를 백일 동안 주게 하고, 이를 일정한 규정으로 삼게 하라.”라고 하였다. 

   
▲ 그림 오수민

14301025일에도 조선 시대 국가의 법규. 법전을 제정하거나 정책 및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설치한 임시기구인 상정소를 통해 관청에서 복무하는 여종이 아이를 낳을 달과 낳은 후 백 일 동안 휴가를 더욱 강화하였다. 이로부터 4년 뒤인 1434426일에는 아기 낳은 여종의 남편에게 30일 휴가를 주었다. 형조에 다음과 같이 지시하였다. 

여종들이 아이를 배어 출산에 임한 자와 산후 1백 일 안에 있는 자는 일을 시키지 말라 함은 일찍이 법으로 세웠으나, 그 남편에게는 전연 휴가를 주지 아니하고 그전대로 구실을 하게 하여 산모를 구호할 수 없게 되니, 한갓 부부가 서로를 돕는 뜻에 어긋날 뿐 아니라, 이 때문에 혹 목숨을 잃는 일까지 있어 진실로 가엾다 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여종인 아내가 아이를 낳으면 그 남편도 만 30일 뒤에 일을 하게 하라.

세종은 관청에서 일하는 여성 노비의 출산 휴가를 100일 늘렸을 뿐만 아니라 그 남편에게까지 출산 휴가를 주어 하층민의 복지 정책에도 힘을 쏟았다. 이를 통해 세종은 사회에서 가장 낮은 신분인 노비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는 애민 정신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