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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쌍둥, 신라사신 등 흥미진진한 《속일본기》1

[맛 있는 일본이야기 255]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경진(庚辰) 25일 황태자가 성인식(원복-元服-이라함)을 했다. 14살이며 성무왕(聖武天皇)이다. 이날 조정에서는 대사면을 했다. 죄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사면이 이뤄졌으며 신분도 묻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조정에서는 이날을 기해 100살이 넘은 사람에게는 곡식 5말을, 90살 이상인 자에게는 3말, 80살 이상인 자에게는 1말을 하사했으며 효자와 절부(節婦)는 마을 입구에 비를 세우고 종신토록 조세를 면제했다. 또한 과부나 홀아비, 독거노인, 중병환자들에게는 각각의 상황에 맞게 필요한 물건을 하사했다.”고 《속일본기, 續日本紀》는 전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원명왕 (재위 707~715)때의 일이다. 《속일본기》에는 주로 정치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위와 같은 특별한 날에는 요즈음처럼 이른바 특별사면을 했다는 기록이 종종 보인다. 뿐만 아니라 699년 11월에는 “야마토 가츠라기노가미 마을에 사는 가모 씨가 1남 2녀의 세쌍둥이를 낳았다. 조정에서는 포와 면 그리고 쌀을 산모에게 하사했다.”라는 기록이 보인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 세쌍둥이는 희귀한 일이라 국가가 신경을 쓴 기색이 역력하다. 《속일본기》에는 세쌍둥이 또는 쌍둥이 출산 이야기를 자세히 다뤄주고 있는데 그때마다 조정에서는 산모에게 쌀과 면포를 하사했다고 적고 있다.

일본역사서이면서도 《속일본기》에는 이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는가 하면 신라 사신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706년 춘정월 병자일 기록에는 “신라 사신 김유길 등이 입경했다. 천황이 대극전에서 이들을 맞이했다. 이들을 위해 사열병들도 평소와 다른 복장으로 이들을 맞이했다.”와 같은 신라 사신의 이야기는 꽤나 많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일본 사신이 신라에 갔다가 돌아 온 장면도 기록해두고 있어 당시 일본과 신라와의 교류 사실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일식이 있었다든지 지진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는데 뜻밖에 지진 기록 보다 일식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거기에 기근과 가뭄 등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데 이때는 고대 한국과 같이 기우제(승려들이 맡아 지냄)를 지내거나 천황이 직접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 《속일본기》를 펴낸 제50대 환무왕, 그의 어머니는 백제출신 '고야신립'


《속일본기》는 《일본서기, 720년》에 이어서 797년에 완성된 나라시대 (奈良時代)를 잘 알 수 있는 역사서다. 편년체이며 아직 가나문자가 나오기 전이라 한문으로 되어 있다. 주목할 만한 내용은 문무왕(文武天皇, 697년)부터 환무왕(桓武天皇, 791년) 까지 95년간의 기록으로 환무왕은 어머니가 백제출신인 고야신립(高野新立)으로 알려진 왕이다.

일본 왕실은 환무 이전에도 고대 한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지만 특히 환무왕을 도와 조정에서 일하는 많은 관리들이 고대한반도 출신들의 후예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속일본기》속에 펼쳐진 고대 한일관계 이야기를 앞으로 여러차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