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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추분, 장수를 기원하는 노인성제(老人星祭) 지낸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847]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오늘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24절기의 16째 추분입니다. 추분에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으므로 중용(中庸)의 덕을 생각하게 합니다. 또 추분 무렵이면 들판의 벼가 익어 가는데 벼는 한여름 땡볕과 천둥, 번개 그리고 폭우를 견뎌내면서도 고개를 숙여 우리에게 겸손을 덕목을 가르쳐줍니다.

“《천문지(天文志)》를 살펴보면, 노인성(老人星)은 항상 추분(秋分)날 아침에 병방(丙方)에서 나타나, 춘분(春分)날 저녁에 정방(丁方)에서 사라지는데, 노인성이 나타나면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임금이 수창(壽昌)하는 까닭에, 추분날 남교(南郊)에 나가 기다린다고 하였습니다. 본조(本朝)에서 춘분(春分)·추분(秋分)에 노인성을 제사지내는 것은 대개 가을에 나타나고 봄에 사라지는 뜻을 취하여 이를 제사지내는 것입니다.”


   
▲ 세화(歲畵)의 하나인 노인성도(老人星圖) - 국립민속박물관

위처럼 《태종실록》 11년(1411) 1월 11일 기록에는 추분에 고려 때부터 장수를 담당한다는 ‘노인성(老人星)’에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소사(小祀, 나라에서 하는 작은 제사)로 정해 나라에서 제사를 지낸 것인데 태종과 세종대를 거쳐 제사를 지냈으나, 중종 이후에는 폐지되었지요. 제사를 지낸다는 노인성은 시리우스 다음으로 밝은 “카노푸스(Canopus)”입니다. 남반구에서는 가장 밝은 별인데 북반구에 속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평소 보기 어렵지만 남쪽 해안과 제주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노인성은 한 해 중 추분에 나타났다가 춘분에 사라진다고 하여 추분에 제사를 지냈지요.

노인성이 나타나면 세상이 태평해지고 임금이 장수하는 반면 보이지 않으면 임금이 위험하고 전쟁이 일어난다고 여겼기 때문에 노인성이 나타나면 신하들이 임금에게 축하를 올렸습니다. 노인성은 비단 나라와 임금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장수를 가져다준다고 믿었지요. 지금은 추분이라 해서 특별히 별자리를 보고 제사를 지내는 일은 없지만 옛 조상들은 별자리 하나에도 겸허히 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낮과 밤의 길이가 어느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추분은 중용의 덕을 되새겨 보는 뜻 깊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