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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입동, 겨울채비를 서두르는 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880]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이제부터는 참으로 겨울이라 사람들은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데 입동에 중대한 두 가지가 있으니 한 가지는 시골농가에서 보리 가는 일이니 보리는 대개 입동 전에 갈어야 수확이 많다고 한다. 금년같이 추위가 일찍 오는 해는 더욱더 일찍 갈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경향을 막론하고 겨울 식량으로 중대한 짐장(김장)도 입동 전후에 하여야만 되는 것이니 이제 경성 시내의 진장(김장)시세를 소개하면 배차 백통에 오원, 무 한 접에 일원오십전, 고초는 오승 한말에 칠십전 가량이오다” 이는 동아일보 1921년 11월 8일 기사로 보리갈이와 김장이 입동의 중대한 행사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 김장 직전의 배추밭(왼쪽), 함양의 곶감 말리는 정경

오늘은 입동(立冬)입니다. 예전에는 입동을 즈음하여 농가에서 고사를 많이 지냈습니다. 대개 음력으로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날을 받아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하고, 제물을 약간 장만하여 곡물을 저장하는 곳간과 마루 그리고 소를 기르는 외양간에 고사를 지냈지요. 고사를 지낸 뒤에는 이웃들과 고사 음식을 나눠먹었으며 농사철에 애쓴 소에게도 고사 음식을 주었습니다. 글쓴이 어렸을 때만 해도 입동 무렵 집에서 시루떡을 하면 접시에 담은 떡을 이웃집에 나르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입동에는 치계미(雉鷄米)라고 하는 미풍양속도 있었습니다. 여러 지역의 향약(鄕約)에 전하는 바에 따르면, 계절별로 마을에서 자발적인 양로 잔치를 벌였는데, 특히 입동(立冬), 동지(冬至), 섣달 그믐날에 일정 나이 이상의 노인들을 모시고 음식을 준비하여 대접하는 것을 치계미라 했지요.

또한 입동 때는 점치는 풍속이 전해오는 데, 이를 ‘입동보기’라고 합니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입동 전 가위보리”라고 해서 입동 전에 보리 잎이 가위처럼 두 개가 나면 이듬해 보리 풍년이 든다는 믿음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 경남의 지역에서는 입동에 갈가마귀가 날아온다고 하는데, 특히 경남 밀양 지역에서는 갈가마귀의 흰 뱃바닥이 보이면 이듬해 목화 농사가 잘 될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지요. 겨울로 들어가는 철이기는 하지만 이듬해 농사의 점을 친다는 것은 그 만큼 새해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