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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은은하면서도 깊은 광택을 내는 생칠장(生漆匠) “송복남 선생”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943]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의 용도가 매우 많아 생옻의 폐단이 더욱 심합니다. 관아의 용도에 쓸 것과 영문(營門)에서 책정하는 것을 반드시 생옻으로 백성들에게서 징수해 받아들입니다. 매번 영문에서 책정해 징수해갈 때에는 반드시 북을 치면서 백성들을 동원하여 사방에서 찍어내는데 한번 겪고 나면 밭둑에 줄지어 섰던 나무가 하나도 남지를 않습니다. 옻을 생산하는 곳이 많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나무가 자라는 것은 한도가 있고 옻의 용도는 끝이 없으며 옻을 생업으로 삼는 백성들도 점점 줄고 있으니 옻이 어찌 귀해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제부터는 응당 사용해야 할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달인 옻(火漆)으로 내도록 책정하고 값도 일정한 액수에 맞추어 주도록 할 일을 문서로 만들어 불변의 법식을 삼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이는 전라도 암행어사 유경()이 옻()에 대한 폐단을 임금께 아뢰는 내용으로 정조실록23(1799) 57일 기록입니다. 여기에는 이 밖에도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어 진상해야하는 품목이 많아 백성들이 괴로워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위 기록에 보면 생옻(生漆)과 달인옻(火漆) 이야기가 나오는데 특히 생옻은 나무에서 그 재료를 얻는 것이라 옻을 만들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옻나무에서 얻은 수액을 나무그릇 따위의 물건에 칠하여 광택을 내는 옻칠을 생칠이라하는데 특히 옻액을 정제하거나 다른 것을 더 넣어 만들지 않고 그대로 쓰는 것을 생칠이라 하며 이러한 기능을 가진 사람을 생칠장이라 하지요. 


   
▲ 생칠로 만든 제기(祭器), 송복남 선생 작품 (문화재청 제공)

옻칠은 이른 봄에서 가을에 이르기까지 사흘 간격으로 옻나무 껍질에 날카로운 칼자국을 내어 흘러내리는 수액을 모읍니다. 이렇게 모은 옻액은 공기와 닿으면 굳어져 버리므로 단단히 밀봉하여 보관하고, 모시나 명주천으로 걸러 불순물을 제거한 뒤 여러 번 반복해서 칠하고 건조시켜 완성해 나갑니다. 마지막 칠을 마친 뒤에는 솜으로 문질러 광을 내는데, 이렇게 전통방식으로 칠하면 은은하면서도 깊은 광택이 나지요. 칠불사 불상의 개금 옻칠작업 등 많은 불상과 문화재 복원에 참여한 송복남 씨가 생칠장 (生漆匠)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7(1997930일 지정)로 전통생칠의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