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정석현 기자] 어제 25일 오후 1시 30분부터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통일의 길, 한국여성독립운동에서 찾다' 라는 주제로 대토론회가 열었다. 500명 수용의 대회의실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열기는 그간 알려지지 않은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뜻깊은 행사였다.
이번 심포지움은 국회의원 황인자 의원과 국가보훈처가 주최한 행사로 개회식은 황인자 의원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시작 되었다. 황 의원은 박화성 작가의 말을 빌려“ 값진 보석은 때의 고금이나 세계의 동서를 막론하고 언제든지 빛나고 귀중하다” 면서 그간 알려지지 않은 여성독립운동가를 보석에 견주어 개회사를 했고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최고위원의 축사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환영사가 있었다.
▲ “통일의 길, 한국여성독립운동에서 찾다” 대토론회 모습 1
▲ “통일의 길, 한국여성독립운동에서 찾다” 대토론회 모습
▲ 개회사를 하는 황인자 국회의원, 축사를 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환영사를 하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기조강연을 하는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왼쪽부터)
인사말씀이 끝난 다음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의 “통일의 길, 한국여성독립운동가에서 찾다”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이 있었다. 기조강연 뒤에는 토론회 좌장인 박용옥 성신여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장의 “통일의 관점에서 본 한국여성독립운동의 재조명”, 신영숙 이화여대 이화사학연구소 연구원의 “여성독립운동정신으로 통일을 모색하다” 윤정란 서강대 종교연구소 연구원의 “여성독립운동가 제국의 심장을 쏘다”라는 주제 발표가 있었다.
이어 이방원 한국사회복지역사문화연구소장의 “역사교과서에 서술된 한국 여성독립운동 현황 및 과제”,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 김정아 국가보훈처 전문관의 “잊혀진 여성독립운동가의 현황과 발굴, 선양방안” 오일환 보훈교육연구원장의 “여성독립운동가를 활용한 보훈교육 활성화 필요성” 이란 주제 발표가 있어졌다.
이 밖에도 학생 패널로는 김채운•나한석(경신고), 주윤희•현지윤•박은빈(덕성여대), 최소연(세화여중), 황유진(춘천여고), 이예지(정신여고), 김동근(경희대) 학생이 청소년 패널로 참여하여 각각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주제를 발표했다.
발표자 가운데 이윤옥 소장은 “그동안 여성독립운동가가 유관순 열사 외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려내는 일을 소수의 학자들이나 연구소에만 맡겨둘 일일 아니라 정부가 적극 나서야만 한다. 국가보훈처는 더욱 적극적으로 여성독립운동가를 발굴해야만 할 것이며, 교육부는 유관순 열사를 교과서에서 뺀 일을 반성하고 더 많은 분들을 교과서에 소개해야만 한다. 또 여성가족부는 일제강점기 남성과 대등하게 독립투쟁을 했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을 남녀평등의 차원에서 더욱 알려내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하여 청중들의 큰 손뼉을 받았다.
▲ 토론회 전문가 발표자들(맨 오른쪽 좌장 박용옥부터 심옥주, 신영숙, 윤정란, 이방원, 이윤옥, 김정아, 오일환)
또 청소년 패널로 참석하여 발표한 춘천여자고등학교 황유진 학생은 “일제강점기 독립투쟁에 나섰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은 양성평등의 구국의지를 실천한 분들이었다. 이제 우리 여학생들은 여성의병장 윤희순 애국지사가 외쳤던 것처럼 ‘안사람의병가’의 주인공이 되어야만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대토론회를 지켜본 양훈 (54, 부천 회사원)씨는 “전문가 패널과 학생 패널로 나뉘어 발표회가 이어졌으나 일부 전문가 패널 가운데는 이번 주제인 여성독립운동가와 관계가 없는 ‘안보와 통일’이라는 다소 동떨어진 주제를 발표한 패널이 있는가 하면 너무 많은 패널들을 동원하여 무리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사회의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여성독립운동가를 국회에서 다루었다는 점에서는 높이 살만한 토론회였다고 본다. 앞으로 논의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들을 알려갈 것인가 하는 데도 머리를 맞대어야 할 것이다.” 라고 했다.
또한 일본인으로 대토론회를 지켜본 도다이쿠코(戶田郁子, 인천관동갤러리 대표) 씨는 “부끄럽고 죄스런 일제침략의 역사로 인해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이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한 독립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246명의 여성독립운동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유관순 열사 외에는 한국인들도 그 활약상을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앞으로 이들을 어떻게 알려갈 것인가가 이번 대토론회의 숙제 같았다.”고 했다.
▲ 청소년 발표자들. 맨 왼쪽부터 사회자 김재생, 김채윤•나한석(경신고), 주윤희•현지윤•박은빈(덕성여대), 최소연(세화여중), 황유진(춘천여고), 이예지(정신여고), 김동근(경희대)
또한 최영순(도곡동, 주부)씨는 “96돌 3.1절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그간 널리 알려지지 않은 여성독립운동가를 되돌아보고 재조명하자는 뜻에서 마련된 이번 행사는 매우 뜻깊었다고 본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이 이러한 일에 무관심했다고 생각했는데 황인자 의원의 발의로 이뤄진 이번 행사를 계기로 좀 더 많은 국회의원들이 여성독립운동가의 독립정신을 널리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500명 수용의 객석을 가득 메운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 열린 '통일의 길, 한국여성독립운동에서 찾다' 대토론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관심을 보인 점에서 높이 살만한 토론회였다. 문제는 이것이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토론회장을 빠져 나오는 청중들은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