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내가 한국 독립을 회복하고 동양 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야 3년 동안 해외에서 풍찬노숙 하다가 마침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이곳 감옥에서 죽노니 우리 2천만 동포 형제자매는 각각 스스로 분발하야 학문을 힘쓰고 실업을 진흥하야 나의 끼친 뜻을 이어 자유독립을 회복하면 죽는 자 유한이 없겠노라.”
안중근의사는 우리 겨레의 원수 이토히로부미를 처단하고 105년 전 3월 26일은 위와 같은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유언을 남기고 순국했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안중근평화연구원, 민족문제연구소는 공동으로 21일 늦은 2시 효창원 안중근의사 묘역에서 “안중근의사 순국 105주년 추모식”을 거행했다.
▲ 추모식장 위편에는 추모식장임을 알리는 커다란 펼침막이 있다.
▲ 추모식 전경
이날 행사는 특별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치러졌다. 먼저 안중근 의사 유언은 고려대학교 사학과 최대영 학생이 낭독했고, 추모사도 어른들보다 먼저 초등학교 학생과 고등학교 학생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매원초등학교 김민규, 김민지 양은 “저희는 오늘을 시작으로 미래의 안중근이 될 것입니다. 안중근의사님께서 돌아가신 지 100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조국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신 안중근 의사님은 저희 어린이들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계실 것입니다. 안중근의사님을 따라 사는 훌륭한 어린이가 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 안중근의사 약력보고를 하는 임형균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복지분과위원장(왼쪽), "동포들에게 고함"이라는 안중근의사의 유언을 낭독하는 고려대 최대영 학생
▲ 추모사를 하는 매원초등학교 김민규 군과 김민지 양
▲ 추모사를 하는 대성고등학교 송채원, 송채영 학생
이어서 대성고등학교 송채원, 송채영 학생은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안중근의사께서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시다는 것을 한시도 잊지 말고, 그분의 뜻을 이어가야 할 자랑스러운 후손으로 민족의 화합과 평화에 기여하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 평화를 주도할 수 있는 총체적인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에 이어 추모사를 한 김원웅 단재 신채호기념사업회 회장은 “만일 안중근 의사가 오늘 계시다면 아직도 친일파 후손이 활개 치는 마당에 폭탄을 던졌을 것이다.”라고 했으며,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은 “안중근의사는 적으로부터도 존경받았던 위대한 분이다. 일본에는 그분을 모시는 절도 있고, 많은 이들이 안중근의사를 기리는 행사를 한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는 삼부요인의 조화 하나가 없다. 어쩌면 그게 다행인지 모른다.”라고 했다.
▲ 추모사를 하는 김원웅 단재 신채호기념사업회 회장,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왼쪽부터)
▲ “압록강행진곡” 등을 부르는 안중근어린이합창단
▲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등을 연주하는 안중근청소년평화오케스트라
추모사가 끝난 뒤 안중근어린이합창단이 “압록강행진곡” 등을 불렀고, 안중근청소년평화오케스트라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등을 연주해 큰 손뼉을 받았다.
이에 감사인사를 한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 함세웅 신부는 “선거제도를 개혁하여야 만이 친일•반민족 세력을 척결할 수 있다.”며 “우리 모두 선거제도 개혁이 온 힘을 쏟자.”고 호소했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천호동에서 온 강성희(57) 씨는 “우리는 안중근의사의 주검도 없는 빈뫼(허묘)에서 추모식을 했다. 앞으로는 우리의 위대한 안중근의사 주검을 찾아 모시고와 제대로 된 제례를 올려야만 한다. 또 안중근의사의 뜻처럼 하루빨리 친일세력이 척결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참석 소감을 말했다.
▲ 감사말씀을 하는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 함세웅 신부
▲ 추모식 뒤 헌화하는 김원웅 화장, 문재인 대표, 함세웅 이사장(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