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인천 동구(구청장 허인환)는 "지난 16일 서울 국토교통과학진흥원 회의실에서 열린 2020년 제3차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인천 동구 만석동 산3번지 '작약도' 명칭이 '물치도'로 변경 의결됐다"라고 17일 밝혔다. 이로써 일제강점기 잃어버린 '작약도(芍藥島)'의 고유 지명인 '물치도(勿淄島)'로의 지명 환원을 본격 추진한 2019년 10월부터 동구가 기울인 노력이 10개월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작약도는 본래 '강화해협의 거센 조류를 치받는 섬'이라고 해서 '물치도'로 불리던 섬으로 대동여지도 등 조선 후기 다수의 고지도, 고문헌에서도 작약도를 '물치도'로 일관되게 기록하고 있다. 이에 동구는 작약도 지명 변경을 단순한 지명 변경이 아닌 일제강점기 잃어버린 우리 고유의 지명을 환원해 민선 7기 구정 키워드인 '새로운 변화'로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핵심 과제로 추진해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지역 역사학계 관련 전문가로 이루어진 물치도 지명 환원 자문단을 구성해 물치도의 지명 유래를 철저히 고증했고, 올해 3월 27일 동구 지명위원회, 5월 21일 인천시 지명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국가지명위원회 최종심의 과제로 상정시켰다. 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전 화 - 김 태 영 한때 그럴싸했던 친구 물어물어 찾았다며 전화가 왔다. 보고 싶다고 만나자고 가끔씩 생각나고 잊을 뻔했던 그 옛날 친구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정말 내가 보고 싶은 건가 그도 이젠 외로운 건가 힘겹게 외로울 땐 나도 꼭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으니까 ------------------------------------------------------------------------------------------------------------------ 미국인 벨이 발명한 전화는 우리나라엔 1890년 무렵 궁궐 안에 처음 설치되었다. 고종은 당시 이 전화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는데 특히 동구릉에 있는 대비 조 씨의 무덤에 아침저녁으로 전화해 문안을 드릴 정도였다. 그런데 고종이 전화를 하면 전화를 받는 신하는 임금을 직접 뵈었을 때처럼 극진한 예를 다했다. 먼저 전화벨이 울리면 신하는 전화기가 있는 방향으로 절을 세 번 하고 전화를 받아 임금의 말씀을 들었다. 말소리로만 들리지만, 전화기를 임금으로 생각하고 삼배(三拜)의 예를 다했다. 이때 전화기는 영어말 ‘텔레폰’을 한자식으로 바꾼 ‘덕률풍(德律風)’, ‘덕진풍((德眞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연호(年號)”란 임금이 즉위한 해에 붙이던 이름이며, 해의 차례를 나타내려고 붙이는 이름을 말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예수가 태어난 해를 원년으로 하는 “서기(西紀)”를 쓰고 있지요. 그런데 서기 이전에는 “정삭(正朔)” 곧 중국의 달력을 사용하여 중국의 연호를 같이 썼습니다. 신라는 물론 고려의 대부분과 조선에서도 중국의 연호를 썼는데 자주적인 생각이 강하던 때는 독자적인 연호를 쓰기도 했지요. 특히 강성한 나라를 세워 넓은 나라땅을 가졌던 고구려 광개토대왕은 즉위한 391년부터 “영락(永樂)”이란 연호를 써서 문헌상 우리나라 첫 독자적인 연호로 기록됩니다. 나라를 세워 멸망할 때까지 내내 독자적인 연호를 쓴 것은 오로지 발해뿐이며, 신라는 진흥왕ㆍ진평왕ㆍ선덕여왕ㆍ진덕여왕 때, 고려는 태조 왕건 이후 4대 광종까지만 독자적인 연호를 썼습니다. 조선왕조는 처음부터 명(明)나라의 제후국이라 하여 독자적인 연호를 쓰지 않다가 1895년부터 고종이 독자적인 연호 “건양(建陽)”과 “광무(光武)”를 썼는데 이마저도 1910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면서 독자적인 연호는 사라지고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제국의 연호를 쓰게 되었지요. 그러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복더위가 시작된다는 초복입니다. 삼복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들어 있는데 하지 뒤 셋째 경일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뒤 첫 경일을 말복이라 하여, 이를 삼경일 또는 삼복이라 합니다. 우리 조상은 해(년), 달(월), 날(일)에 모두 천간(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와 지지(자축인묘진사오미)을 조합하여 갑자ㆍ을축ㆍ병인 등으로 이름을 지었는데 '경일'이란 천간의 '경' 자가 들어간 날을 가리키지요.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리는데 해에 따라서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며, 이를 월복이라고 합니다. 1614년(광해군 6년)에 이수광이 펴낸 한국 최초의 백과사전 《지봉유설》에 보면 복날을 '양기에 눌려 음기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날'이라고 함으로써 사람들이 더위에 지쳐있을 때라고 하였습니다. '오행설'에 따르면 여름철은 '화'의 기운, 가을철은 '금'의 기운인데 가을의 '금' 기운이 땅으로 나오려다가 아직 '화'의 기운이 강렬하므로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하는 때라는 말이지요. 그래서 엎드릴 '복(伏)'자를 써서 '초복, 중복, 말복'이라고 합니다. 또, 최남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공공 용어의 영어 번역 및 표기 지침」(문체부훈령 제279호, ’15. 12. 29. 제정)의 번역 대상 언어와 분야를 확대해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새로이 제정했다. 영어에서 중국어와 일본어까지 확대, 음식명 번역ㆍ표기 추가 기존에는 공공 용어 번역 및 표기에 대한 영어 지침만 있었지만, 우리나라에 방문하는 외국인의 비율*을 반영하여 그 대상을 중국어와 일본어까지 확대해 지침을 마련했다. 또한, 지명, 도로명, 정거장명 등 5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던 훈령 적용 범위에서 새롭게 음식명 분야를 추가했다. 그동안 번역이 어려워 곤란을 겪었던 음식점 업주나 식품 관련 해외 진출 기업,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까지 혼선과 불편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2019년 방한 외래관광객(1천7백만 명) 가운데 중국인 34.4%(6백만 명), 일본인 18.7%(3백만 명) 새로운 지침에서 확대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으며, 일반인도 쉽고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풍부한 예시를 제공한다. 이번 훈령에서는 번역 대상인 공공 용어의 구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관장직무대리 하부용)은 국립한글박물관(관장 심동섭)과 공동 주최로 제6회「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을 오는 8월 25일(화)까지 연다. 올해 참가를 희망하는 어린이는 코로나 19로 인해 참여 도서관이 진행하는 독서 프로그램과 비대면 참여 방식 등을 통해 응모할 수 있다. 이 행사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책 속 인물에게 편지를 쓰는 활동을 통해 책 읽기의 즐거움과 한글 손 글씨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고자 마련하였다. 한글 및 독서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자 2015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6회를 맞이하는 한글 손편지 공모전은 지금까지 전국에서 954개의 공공도서관과 27,000여 명의 어린이가 참가했다. 제출된 손편지는 심사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상, 국립한글박물관장상 등 27개의 우수작을 시상한다. 우수작 시상식은 한글날(10월9일)에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 예정이며, 수상작은 희망하는 도서관에 순회전시할 계획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어린이들이 책 속 인물에게 손편지 쓰기를 통해 책 속 인물과 교감하고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는 즐거움과 한글에 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날마다 일찍 일어나 이부자리를 네 손으로 개어 깨끗한 곳에 두어라. 이어 비를 가지고 자리를 깨끗하게 쓸고 머리는 얼레빗으로 빗고, 빗을 빗통에 넣어 두어라. 이따금 거울을 보며 눈썹과 살쩍을 족집게로 뽑고 빗에 묻은 때를 씻어 깨끗하게 해라. 세수하고 양치하며 다시 이마와 살쩍을 빗질로 매만지고, 빗통을 정리하고 세수한 수건은 늘 제자리에 두어라.” 윗글은 조선 후기의 문인이자 서화가인 이광사(李匡師, 1705∼1777)가 유배지에서 딸에게 절절이 쓴 편지 일부입니다. 자신은 유배를 떠나고 아내는 유언을 남긴 채 목을 매 죽었기에 부모가 곁에 없는 딸에게 이광사는 사랑을 담아 편지로 가르침을 주었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정한 차림을 중시하여 날마다 아침 첫 일과는 빗질로 시작했으며, 살쩍밀이를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쌀쩍을 밀어 넣을 만큼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흐트러짐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위 편지에 두 번이나 나오는 살쩍은 관자놀이와 귀 사이에 난 머리털을 말합니다. 그런데 상투를 틀고 망건을 쓰던 선비들도 망건 바깥으로 빠져나온 살쩍을 망건 안으로 밀어 넣으려고 “살쩍밀이”라는 빗을 썼지요. 깔끔한 선비들은 살쩍밀이를 주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그린테일’을 대신할 쉬운 우리말로 ‘친환경 유통’을 꼽았다. ‘그린테일’은 제품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하거나, 친환경 소재로 포장하는 등 상품 개발, 생산, 판매 및 소비 등 유통 과정에 친환경 요소를 도입하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7월 3일부터 5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여러모로 검토해 ‘그린테일’의 바꿈말로 ‘친환경 유통’을 꼽았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국어 신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바꿈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전문가 외에 외국어, 교육, 홍보ㆍ출판, 정보통신, 언론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로서,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진행됨. 이에 대해 7월 6일부터 7일까지 국민 6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문체부의 ‘어려운 외국어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 국민 수용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68% 이상이 ‘그린테일’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또한 ‘그린테일’을 ‘친환경 유통’으로 바꾸는 데 응답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느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이는 청마 유치환의 대표시 <행복>의 일부입니다. 청소년 시절 많은 이들은 이 <행복>으로 연애편지 일부를 쓰기도 했습니다. 청마는 “에메랄드빛” 하늘과 같이 환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우체국에 와서 편지를 쓰는 사람들의 마음도 헤아려보려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연에서는 그는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와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라고 노래함으로써 사랑하는 것의 소중함과 행복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국정교과서에 실림으로써 유명해진 시 <깃발> 덕에 청마를 깃발의 시인으로 기억하지요. 여기의 깃발은 이상향을 동경하는 순정을 뜻한다고 합니다. 깃발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매달려 이상이나 이념을 실현하려고 소리없는 아우성을 치며 펄럭이는 향수의 손수건이지만 끝내 이상향에 도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순정과 애수의 깃발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데 청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도피안사 삼층석탑 - 이 달 균 피안(彼岸)에 들고 싶다면 화개산 도피안사(到彼岸寺) 가자 깨달음의 언덕을 언제쯤 올라보나 열반은 가까이 있다 “귀를 열어라”고 탑은 말한다 도피안사는 피안의 세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번뇌와 고통이 없는 경지에 이르고 싶은가. 그런 이상적인 경지가 꿈처럼 요원하다면 남한의 최북단 철원 화개산 도피안사에 가자. 한국 전쟁 이후 군에서 재건하였다는 이 절의 〈사적기(寺蹟記)〉엔 재미있는 사연이 전한다. 당시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을 조성하여 철원에 있는 안양사에 봉안하기 위해 암소 등에 싣고 운반하는 도중, 불상이 없어져 찾아보니 현재의 도피안사 자리에 앉아 있어 865년(신라 경문왕 5)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그 자리에 절을 세우고 불상을 모셨다고 한다. 현재는 군에서 파견된 군승과 주지 김상기가 관리하고 있지만, 휴전선 북쪽 민통선 북방에 있어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3층석탑(보물 제223호)은 치열한 격전지에 있는 것에 견주면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하고 있다. 상륜부와 3층 지붕돌 일부만 손상되었을 뿐 전체적으로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철조비로자나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