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거문고 산조(散調) 천년 오동 깊은 가락 감추고 (돌) 만년의 바람 소리 벗하는데 (달) 간만에 술대 잡고 궤 짚으며 (빛) 이어질 듯 끊어질 듯 탄다네 (심) ... 25.9.26. 불한시사 합작시 새재는 영남의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던 길. 새재 곧 조령(鳥嶺)은 길이 가파르고 평탄치 않다. 세 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과거에 통과한 선비의 경사스러운 소식은 이 새재를 통해 재빨리 넘어온다. 그래서 경사스러운 소식을 남 먼저 듣는 곳이 바로 문경(聞慶)이다. 낙방한 선비들은 다리에 힘이 빠진 채 다음을 기약하며 이 조령을 되넘어 온다. 지금도 첫 관문 입구에 옛길박물관이 있고 아리랑노래 비석공원이 있다. 진도아리랑에 문경새재가 나오는 연유는 뭘까? 기쁜 소식 들으려 호남선비도 이 새재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문경의 옛 지명은 문희(聞喜)였다. 기쁜 소리를 듣는 고을이다. 온천마을 문경읍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제주 성산일출봉을 닮은 주흘산이 있고, 동남쪽을 바라보면 운달산(雲達山)이 보인다. 그 남쪽 기슭에 있는 금용사(金龍寺) 소속 암자에 한 산승이 독거하고 있었다. 그 승려가 거문고의 숨은 실력자라는 소문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재단법인 월하문화재단(김경배 이사장)은 ‘정가(正歌)의 어머니’로 불리는 고(故) 김월하 선생의 서거 30주기를 기리기 위해 <선가 김월하 선생 30주기 추모음악회 "학이 머물던 자리">를 연다. 이번 추모음악회는 10월 2일(목)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을 시작으로, 10월 15일(수)ㆍ17일(금) 저녁 7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리는 ‘정가풍류방’ 무대로 이어진다. 무대에는 국가무형유산 가곡 예능보유자 김경배, 김영기를 비롯해 한자이, 이승윤, 강권순, 김재락 등 국내 정상급 정가 명인 40여 명이 출연한다. 가야금 정해임ㆍ이지영, 거문고 유영주, 대금 김상준, 피리 박영기, 해금 윤문숙, 장고 김웅식 등 연주자들과 김영운 전국립국악원 원장의 해설로 고품격의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은 모두 2부 구성으로 마련된다. 1부에서는 남ㆍ녀창 가곡 ‘반우반계 환계락’, ‘계면조 태평가’, ‘평조 언락’, ‘평조 우락’ 등 정통 성악 연주곡이 선보여 전통의 진수를 전한다. 이어 2부에서는 김월하 선생을 기리는 창작가악 세 편이 연주된다. 황의종 작곡의 「어젯밤 꿈길에서」, 김소하 작곡--위촉초연 「완화삼」, 그리고 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9월 22일부터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시작됐다. 이때를 노려 정부나 카드사, 은행 등으로 속여 스미싱 공격이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이런 위험을 우려해 소비자 경보를 기존 ‘주의’에서 ‘경고’로 상향했다. 실제로 지난 1차 소비쿠폰 지급 기간에도 430건의 스미싱 문자와 악성 앱 유포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특히 ‘지급 대상’, ‘금액 안내’, ‘카드 사용 승인’, ‘신청’ 등의 문구가 포함된 문자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유의해야 할 스미싱 유형과 예방법을 짚어본다. 스미싱은 문자 메시지에 악성 앱 주소를 포함해 무작위로 발송한 뒤, 사용자가 앱을 설치하거나 전화를 걸도록 유도해 금융과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다. 1차 소비쿠폰 신청기간에도 불법 도박사이트 광고와 개인정보 탈취형 악성 앱이 유포됐는데, 특히 개인정보 탈취형 악성 앱은 감염된 기기를 통해 주변인들에게 스미싱 문자를 재전송하는 기능이 있어 2차 피해 위험이 크다. 대표적인 스미싱 유형은 크게 3가지다. 이에 따라 정부와 카드사, 지역화폐사는 2차 소비쿠폰과 관련해 누리집 주소가 포함된 문자나 누리소통망(SNS)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579돌 한글날을 맞아 10월 1일(수)에 경상북도 경산시 영남대학교 천마아트센터 챔버홀에서 ‘제4회 한글 활용 디자인 공모전 전시’를 연다. 젊은 감성으로 빚은 전통, 한글 디자인 상품 한국국학진흥원은 한글 창제된 뒤 한글의 보급 기지로서 활약하였던 경북의 한글문화 자산을 활용하여 한글의 아름다움과 산업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22년부터 ‘한글 활용 디자인 공모전’을 열고, 한글날을 기려 ‘어제의 ᄒᆞᆫ글 오늘의 디자인과 ᄉᆞ맛다’라는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한 이번 전시에서는 ‘한글 활용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이 공개된다. 이번 공모전은 훈민정음, 옛한글, 한글문화를 활용한 상품을 주제로 ‘완제품 부문’과 ‘아이디어 부문’으로 나누어 심사위원 5인의 1차 예심과 2차 본심을 거쳐 수상작을 뽑았다. 이번 전시는 완제품 부문 대상작부터 아이디어 부문 수상작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대상작 ‘한글소리, 풍경’은 훈민정음 해례본에 기록된 ‘자음 창제 원리’를 바탕으로 자음의 입모양과 발음 위치를 상징화하여 시청각적으로 한글을 체험할 수 있게 디자인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2025년 10월 3일과 4일, 안무가 김현우가 이끄는 창작 프로젝트 ‘곰시선’의 <재활용? 제활용!>이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소외된 가치들과 기억의 파편을 예술로 되살리는 제의적 예술행위로, 생계, 육아, 사회적 여건 등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했던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 잊힌 전통의 춤사위, 폐기된 무대 소품 등 ‘예술계의 사라진 것들’을 무대 위로 다시 소환하는 작업이다. 김현우는 문화예술계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네 명의 예술인들과 만나 그들의 삶과 움직임을 영상과 오브제로 기록했고, 그 상징물들을 ‘제물’처럼 무대 위에 헌정한다. 이 과정을 통해 관객은 잊힌 존재들과 감정이 예술로 되살아나는 의례적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공연은 한국 고유의 제의 형식인 ‘문묘제례악’의 절차(영신례, 전폐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음복례, 송신례)를 창작적 구조로 삼아 7개의 장면으로 구성된다. 과거를 기리고, 현재와 연결하며, 새로운 예술적 가치로 환생시키는 형식적 실험이다. 전통 제사의 호흡과 미학은 현대적 무대 언어로 번역되어 삶, 시간, 움직임의 본질을 깊이 탐색하는 퍼포먼스로 확장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억새풀 가을바람에 흰머리 날리며 (달) 우는 소린가 너털웃음인가 (심) 으악새는 새인가 갈대인가 (돌) 잎새 슬피울어 하얘진 넋들 (초) ... 25.9.19. 불한시사 합작시 1970년 이전에 태어난 세대들은 가을이면 문득 떠오르는 노래 가사가 있다. 박영효 작사, 손목인이 작곡하고 고복수가 부른 <짝사랑>이다. 바로 이 노래에는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사람들 대부분은 으악새가 쓸쓸한 가을숲에서 저 혼자 울고 있는 '새(鳥)'를 연상한다. 어른들이 부르는 대로 따라 흥얼거렸을 뿐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 새가 어떻게 생겼는지, 왜 가을이 되면 슬피 우는지 젊을 땐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으니까. 80년대 부산에 살 때였다. 예총부산지부 부회장을 지내던 천봉이라는 연예분과 원로에게 "으악새는 어떤 새인가?" 물었다. 그는 <앵두나무 우물가에>, <엽전열단냥> 등 히트곡을 수없이 작사한 분이었다. 그로부터 돌아온 답은 실망스럽게도 새가 아닌 갈대과의 '억새'풀의 사투리였다. 마른 억새잎들끼리 바람에 서걱이며 부딪치는 소리를 소쩍새 슬피 울듯 '슬피 운다'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단법인 한국문화가치연구협회(이사장 오우식)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ㆍ퍼포먼스웨이컨설팅·엑스포디자인그룹ㆍ우리문화신문ㆍ시사앤피플이 후원하는 「2025 한국문화가치대상」 시상식이 오는 9월 24일(수) 낮 3시 온라인으로 열린다. 한국문화가치대상은 지방자치단체가 지난 한 해 동안 추진해 온 문화·관광ㆍ예술분야 사업 성과를 점검하고, 한국 문화가치의 수준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올해는 특히 문화재단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해 의미를 더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모두 25개 기관이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 구체적으로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1개 기관, ▲최우수상 8개 기관, ▲우수상 12개 기관, ▲특별상 4개 기관이 뽑힌다. 시상식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수상기관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한다. 협회 쪽은 “한국문화가치대상이 단순한 시상식에 그치지 않고, 문화의 값어치를 함께 만들어가고 널리 알리는 관문이 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 문의처 한국문화가치연구협회 사무국 담당자: 조경수 본부장 전화: 070-4032-3953 번개글: kscho9@nate.com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2025년 9월 17일(수)부터 11월 3일(월)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2에서 문화유산의 복원을 다룬 《다시 만난 하늘: 보물 신ㆍ구법천문도 복원기》 특별전을 연다. 전시는 낱장 형태로 훼손되었던 유물을 원래의 병풍 형태로 복원한 보물 <신·구법천문도>와 보존 전문가의 치열했던 복원 과정 이야기 및 관련 도구들을 소개한다. 보존 전문가의 애환을 담은 전시 신ㆍ구법천문도는 조선시대 전통적인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와 서양의 '황도남북총성도(黃道南北兩總星圖)'를 하나의 병풍에 그린 것이다. 옛사람들은 하늘의 별을 보고 개인과 나라의 길흉화복을 예측했다. 동서양의 밤하늘을 함께 그려, 하늘의 뜻을 이해하려 한 귀한 천문도다. 1994년 국립민속박물관은 천문도를 입수했고, 2001년에 보물로 지정되었다. 입수 당시 천문도의 상태는 좋지 못했다. 원래는 병풍 형태로 만들어진 것인데, 세월을 겪으면서 낱장으로 흩어지게 되었다. 입수 당시부터 복원과 보존처리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국립민속박물관 보존 전문가인 전지연 학예연구사의 주도로 10여 년의 관찰 기간, 6년의 집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보물 신ㆍ구법천문도(新舊法天文圖)》(유물보존총서 Ⅺ)를 펴냈다. 이 책은 박물관이 소장한 천문도의 병풍 복원 과정을 중심으로, 나라 안팎 유사 천문도 조사, 과학적 분석, 천문학적 고증을 종합한 연구 성과를 담았으며, ‘신‧구법천문도’라는 주제에 주목한 나라 안팎 첫 전문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선에서만 제작된 신ㆍ구법천문도 신ㆍ구법천문도는 조선에서만 제작된 독특한 형식의 천문도로, 조선의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와 서양식‘황도남북양총성도(黃道南北兩總星圖)’를 하나의 병풍에 나란히 배치한 보기 드문 자료다. 동서양 천문학이 공존하는 이 자료는 18~19세기 조선의 과학 인식과 외래 문물 수용 양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입수부터 복원까지 상세한 내용을 기록 국립민속박물관 소장본은 1994년 8폭의 낱장 상태로 입수되었으며, 국내 현존 유일본으로서 2001년 보물로 지정되면서‘신ㆍ구법천문도’라는 이름이 붙었었다. 이후 20여 년 동안 낱폭 상태로 보관되었으나, 보존과 전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19년부터 병풍 장황의 원형 복원에 관한 연구를 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가위를 앞두고 택배 물량이 폭증하면서, 스미싱 문자와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소 오류’, ‘배송 확인’ 등으로 속인 스미싱 문자는 사용자를 속여 악성 앱 설치와 금융정보 탈취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운송장 관리 소홀로 인해 이름, 주소, 연락처 등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명절 택배로 속인 스미싱 수법과 개인정보 유출 예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한가위 연휴 앞뒤로 대량 발송되는 스미싱 문자는 대개 악성 링크를 누를 것을 유도해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하고, 이 탓에 개인정보와 금융정보 탈취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렇게 유출된 개인정보가 다시 또 다른 스미싱에 악용되며 피해의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특히 택배 운송장에 기재된 이름, 연락처, 주소, 바코드 정보가 그대로 노출된 채 배송되는 경우가 많아 제3자가 개인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 여기에 기존 운송장 위에 새 운송장을 덧붙이거나, 확인증을 제거하지 않고 부착한 채 배송되는 사례가 있어 다른 사람의 정보까지 함께 노출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운송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