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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배송은 생체시계와 어긋난다

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129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프랑스의 천문학자 마랑(Mairan)은 18세기 초에 미모사(콩과의 한해살이풀)를 키우다가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다. 창가에 둔 미모사가 늘 같은 시간에 태양을 향해 잎을 여는 것이었다. 빛의 영향일까? 마랑은 미모사를 캄캄한 방안에 갖다 놓았지만, 여전히 미모사는 아침마다 잎을 열고 저녁에는 닫았다. 그는 1729년에 파리 과학아카데미에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침대에 누워 있는 환자처럼 식물도 밤낮을 느끼는 섬세한 감각을 지닌 것 같다.” 마랑의 생체시계 발견은 다른 식물에서도 관찰되었고, 동물에서는 초파리를 대상으로 연구되었다. 인간의 몸에도 생체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1960년대에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시도한 실험을 통해서였다. 사람을 어두운 지하 창고에 살게 하고 행동을 조사한 결과, 밤낮을 모르는데도 거의 24시간 간격으로 잠을 자고 깨어나기를 반복한 것이다. 외부 빛과 상관없이 우리 몸에서는 자발적으로 생체시계가 작동해 우리 몸을 조절하는 것이다. 인간의 생체시계는 두 눈의 뒤쪽 뇌 가운데에 자리 잡은 시신경 ‘교차상핵(SCN)’이라 불리는 곳에 있다. 생체시계는 약 2만 개의 신경세포

연필심과 마음

겉모습보다는 내면이 중요하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287]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일본 여행 중 우연히 마주한 ‘지워지는 볼펜’은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답안을 수정할 수 있도록 연필 사용을 권장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지요. 연필은 틀린 부분을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삶의 유연함과 닮아있습니다.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라는 노랫말처럼, 잘못된 것은 언제든 고칠 수 있다는 연필의 장점은 매력적입니다. 삶이 연필처럼 수정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연필을 고를 때면 예쁜 외피에 눈길이 갑니다. 사각 연필, 삼각 연필 등 독특한 디자인은 소유욕을 자극하지요. 하지만 연필의 진정한 값어치는 외피가 아닌 심에 있습니다. 아무리 예쁜 외피를 가진 연필이라도 심이 뭉개지거나 끊어진다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니까요. 연필과 같이, 우리도 겉모습보다는 내면이 중요합니다. 화려한 옷이나 값비싼 물건으로 치장하는 것보다, 따뜻하고, 정직하게 내면의 아름다움을 키우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지요. 삶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실수하고, 후회하며,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합니다. 연필이 지우개로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듯, 우리의 삶도 언제든지 잘못이 있으면 바로잡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에 집착하기보

내일은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절기 ‘소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16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내일(22일)은 24절기 가운데 스무째인 소설입니다. 절기 이름이 작은 눈이 내린다는 뜻으로 소설(小雪)인데 추위가 시작되기 때문에 겨울 채비를 하는 때입니다. 그러나 한겨울에 든 것은 아니고 아직 따뜻한 햇살이 비추므로 작은 봄 곧 소춘(小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때는 평균 기온이 5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첫 추위가 옵니다. 그래서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전할 정도지요. 그런가 하면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으며,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농사가 잘 된다고 믿었습니다. 또 사람들은 소설 전에 김장하기 위해 서두르고, 여러 가지 월동 준비를 위한 일들에 분주합니다.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고, 목화를 따서 손을 보기도 하며, 겨우내 소먹이로 쓸 볏짚을 모아두기도 하지요. 참고로 같은 동아시아권인 중국과 일본의 소설 풍습 가운데 재미난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중국 북방 지역에서는 영양 보충과 체온을 높이기 위해 만두, 고기 등을 먹습니다. “겨울엔 따뜻한 음식으로 기를 보한다(补冬)”라는 관념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은 “츠케모노(

광복 80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 환국 재현 행사

국가보훈부, 23일 김포공항서 연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919년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되어 조국독립의 구심체로서 역할을 했던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이 광복 뒤인 1945년 11월 23일, 국내로 환국하는 모습을 임시정부 요인의 유족들이 재현하는 행사가 열린다. 국가보훈부(장관 권오을)는 광복 80년과 임시정부 요인 환국일을 맞아 23일(일) 오후, 김포공항 국제선청사 입국장에서 임시정부 요인 유족과 정부 주요 인사, 광복회원, 학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 환국 재현 행사’를 한다고 밝혔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재현 행사는 당시 임시정부 요인들이 C-47 수송기를 타고 환국**했던 김포공항(당시 김포비행장)에서 진행, 선열들의 숭고한 헌신을 기억하고 국민에게 그 역사적 의미를 알리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확립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 (선정 취지) 정인보 선생이 지은 광복절 노래를 인용,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과 가족들이 우리 땅, 우리 조국을 다시 만져보고 기뻐하는 마음을 표현, 임시정부 요인들의 숭고한 헌신을 기억하고, 국민에게 역사적 의미를 알리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확립하겠다는 메시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 ‘이슬람실’새롭게 개관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 소장품으로 꾸며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은 11월 22일(토)부터 상설전시관 3층 세계문화관에 이슬람실을 신설하여 공개한다. 세계적인 이슬람 박물관인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과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초기 쿠란 필사본 등 모두 83건의 다양한 이슬람 미술품들을 선보인다. 다양한 문화, 확장된 시선 - 세계문화관 첫 이슬람실 신설 국립중앙박물관은 인류가 남긴 다양한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세계문화관을 조성한 이래, 2019년부터 세계 주요 박물관 소장품을 통해 다양한 세계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이슬람 문화는 다섯 번째 주제로, 상설전시관 첫 이슬람 주제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슬람 문화는 7세기 무렵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되었다. 예언자 무함마드가 받은 신의 계시는 신성한 경전인 쿠란으로 완성되었고, 그 가르침은 오늘날까지 이슬람 사회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이후로 이슬람 세계는 아라비아반도를 넘어 무역과 교류를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확산해 갔고, 이슬람 예술은 변화와 융합을 거듭한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시각문화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전 세계 57개국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 음악극 <공생,원>

일제강점기 조선인 고아들을 돌보는 ‘공생원’ 운영한 일본인 윤학자의 일대기 배역별 전담 수어 통역, 스마트 안경 등 업그레이드된 접근성 서비스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은 오는 12월 11일(목)부터 12월 14일(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음악극 <공생,원>을 초연한다. 현존하는 아동 사회복지 기관인 공생원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조선인 윤치호와 결혼해 부모 없는 조선인 아이들을 길러낸 일본인 여성 윤학자와 공생원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글, 일본어 자막, 음성 해설, 수어 통역, 스마트안경까지 본격적인 접근성 서비스가 제공되는 무장애(배리어프리, Barrier-free) 공연이다. 한일 수교 60돌 기념 공연으로 기획된 <공생,원>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관리의 딸로 조선에 왔던 일본인 여성 다우치 치즈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창씨개명과 조선인 차별이 일상화돼 있던 시대, 조선인 남성 윤치호와 결혼해 한국 이름 ‘윤학자’를 택하고, 조선인 고아들을 돌보는 공생원을 운영하면서 겪어낸 삶의 여정을 담아냈다. 윤학자가 선택한 삶의 무게와 치열한 결단을 시대적 맥락 속에서 여러모로 보여준다. 작품은 공생원에서 자란 ‘범치’의 회고로 시작된다. 그 속에는 시대의 갈등 속 공생원을 지켜내기 위해 윤학자와 가족이 감내해야 했던 압박과 갈등의 기억

가구-미술 조화, <책과 집의 시간> 전시

서울옥션, 디자인 가구와 미술 작품 선보여 영화 <기생충> 가구 디자이너 박종선 작가 가구 중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옥션은 2025년 가을, 가구와 예술의 결합을 선보이는 <예술과 가구(Art & Furniture)> 시리즈의 세번째 전시 <책과 집의 시간(WHEN THE HOUSE READS)>을 연다. 이번 전시는 ‘손으로 짓는 집, 생각이 머무는 공간’이라는 주제 아래, 가구와 예술 작품 사이에 놓인 ‘시간의 결’과 ‘사유의 흔적’을 조명한다. 특히 가구 작가 박종선의 작품을 중심으로 조지 나카시마,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등 거장들의 가구와 아니쉬 카푸어, 장-미셸 오토니엘, 데이비드 호크니, 고영훈 등 국내외 주요 작가들의 미술 작품이 어우러진다. 이번 전시에서 집중적으로 소개되는 박종선은 전통 목가구의 장인정신과 현대적 미감을 결합해 '시간이 머무는 가구'를 만드는 작가다. 글로벌 아트페어를 통해 한국 디자인을 세계에 선보였으며 대중적으로는 영화 ‘기생충’의 가구 미술에 참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구를 단순한 생활도구가 아닌 건축적 비례와 구조를 지닌 작은 건축물로 해석하는 박종선은 자신의 가구에서 불필요한 장식이나 과도한 예술적 상상력이 개입된 조형적 요소를 엄격히 배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오리구름

가느다란 실오라기 같은 구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누군가 하얀 종이를 길게 찢어 흩뿌려 놓은 듯하거나, 가느다란 실오라기가 하늘 한구석에 조용히 풀려 있는 모습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꽉 찬 뭉게구름이나 무거운 비구름과는 달리, 아주 여리고 가늘어서 꼼꼼하게 보아야 그 아름다움이 보이는 구름.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하늘이 빚은 고운 자국, '오리구름'입니다. '오리구름'이라는 이름을 보시고 물에 떠다니는 새 '오리'를 떠올리셨나요? 하하, 재미있게도 이 구름은 '오리'와는 아무런 사이가 없답니다. 말집(사전)에서는 이 구름을 이렇게 풀이하고 있습니다. 실낱같이 가늘게 퍼진 구름 《표준국어대사전》 아쉽게도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올림말(표제어)로 실려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녁놀'이라는 낱말의 보기 글에서 이 '오리구름'이 쓰인 모습을 찾을 수 있지요. 맑게 갠 하늘에 오리구름이 위로 뻗치고 저녁놀이 붉게 타고 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이 보기월을 읽으니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신가요? 맑은 하늘, 위로 솟구치듯 뻗어 나가는 가느다란 구름 조각들, 그리고 그 위로 붉게 번지는 노을... '오리구름'이 있어 저녁놀이 더욱 애틋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