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다음 일요일 K 교수는 친구들과 K리조트에서 골프를 쳤다. K 교수는 작년에야 겨우 골프를 시작해서 아직은 108타 수준이었다. 골프라는 것이 쉽게 실력이 느는 운동이 아니다. 또 골프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자주 필드에 나가기도 어렵다. 욕심 같아서는 보기 플레이(90타)를 목표로 열심히 하고 싶지만, 재력이 따라주지를 않았다. 대학 동창들과 즐겁게 5시간을 보낸 후 K 교수는 호기심에 찬 친구들과 미녀식당으로 갔다. 그런데 뜻밖에도 문이 닫혀 있는 것이 아닌가! 당황한 K 교수는 “이상하다, 이상하다. 분명히 예약했는데….”라고 소리쳤지만, 닫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일행은 할 수 없이 미녀식당 근처 다른 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그날 친구들은 K 교수를 한껏 놀려댔다. 여자에게서 바람맞는 것이 대학 다닐 때부터 너의 주특기였다고. K 교수는 놀리는 친구들에게 대항하지 못하였다. 그저 미안하다는 말을 연발할 뿐이었다. 이틀 뒤 화요일, 야간수업이 끝난 후에 K 교수는 미녀식당에 갔다. 마침,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미스 K는 두꺼운 책을 읽고 있다가 일어서더니 정중하게 사과부터 한다. 일요일에 약속을 못 지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홍신자의 기이한 실험은 <푸나의 추억>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인도는 가정에까지 종교적 금욕이 파고 들어가 있는 나라다. 성에 관한 한 철저히 폐쇄적인 이 나라에서 그 체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은 결혼밖에 없을 것이다. 이해가 갔다. 다음 날 저녁 무렵, 우리는 아슈람(주, 라즈니쉬의 가르침을 따르는 국제명상센터) 밖 시내 한 지점에서 만났다. 릭샤(주, 인력거의 하나)를 타고 얼마를 간 후, 나는 그를 따라 작은 여관 비슷한 곳으로 들어갔다. 거울 하나 걸리지 않은 방 한쪽엔 옹색한 세면실이 딸렸는데 수도꼭지 하나와 찌그러진 양동이 하나만 달랑 놓여 있었다. 그는 준비해 온 향불을 피운 다음 전등을 끄고 대신 촛불을 켰다. 조금씩 나오는 수돗물에 몸을 씻고 나온 그는 긴 천 하나로 몸을 감더니 가부좌를 하고 벽에 등을 기대었다. 그리고는 명상에 들어갔다. 나도 몸을 씻고 나와서 그에게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는 곧 바잔(주, 신을 찬양하고 헌신을 표현하는 힌두교의 노래)을 부르기 시작했다. 종교적이고 성스럽고 평화로운 가락, 나도 그를 따라 흥얼거렸다. 그렇게 바잔 만을 부르는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K 교수는 홍신자 씨가 1993년에 쓴 <푸나의 추억>이라는 책을 읽어 보았느냐고 미스 K에게 물어보았다. 그런 책은 읽어 보지 않았다고 한다. 푸나는 홍신자씨가 인도의 명상 철학자 라즈니쉬의 제자가 되어 머물렀던 도시 이름이다. 푸나는 인도의 서쪽 해안 도시 봄베이(1995년에 뭄바이로 이름이 바뀜) 근처에 있는데, 구글 지도에는 도시 이름이 푸네(Pune)로 표기되어 있다. K 교수는 <푸나의 추억> 책에 나온다고 말하면서 불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불교의 한 지파로서 탄트라(tantra)가 있다. 우리말로는 밀교(密敎)라고 번역된 탄트라는 절대자인 신(神)은 남성 원리를 나타내는 쉬바(shiva)와 여성 원리를 나타내는 샥티(shakti)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쉬바는 순수한 존재로서 변하지 않는 속성을 가진 로고스(logos)라고 볼 수 있다. 샥티는 시간적으로 변화하는 에너지이며 자기실현의 기쁨과 사랑을 나타내는 에로스(eros)라고 볼 수 있다. 서양철학적으로 해석하면 쉬바와 샥티는 이성과 감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동양철학적으로 해석하면 절대자인 신이 양과 음의 양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