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이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바로 코앞에 와있습니다. 생각보다 선고가 늦어지고 있는데, 제 생각에는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몇 가지 부수적 쟁점에서 재판관들은 생각이 다른 점에 대해 협의하고 있고, 또 역사에 길이 남을 결정이라 한창 마무리 조율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률가인 제 관점에서는 절차적 문제점이 있는지는 논외로 하고 윤 대통령이 저지른 행위를 놓고 봐서는, 이 사건은 도저히 탄핵소추를 기각할 수 없는 사건입니다. 아무리 보수적인 재판관이라고 하더라도, 이들은 평생 법관으로서 소양을 쌓아온 사람들이라 기본적인 헌법 틀을 벗어난 결정은 도저히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지요.
저는 윤 대통령이 헌법 요건에도 전혀 맞지 않는 비상계엄을 선포하여 민주주의를 파괴하려고 한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나라 경제도 엉망이 되고, 국가신인도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이것 못지않은, 아니 어떤 점에서는 그 이상의 잘못은 국민을 두 쪽으로 분열시킨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좌절된 뒤 처음에는 떳떳하게 법의 심판을 받겠다고 하더니만, 곧바로 이를 번복하며 각종 법기술을 동원하여 빠져나가려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부정선거 때문에 계엄을 했다느니, 중국이 뒤에서 이를 조정한다느니 하며 극우를 충동질하였습니다. 심지어는 서부지법에 난입한 폭도들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비겁하게 책임을 부하들에게 돌리고요.

대통령이 이러니 극우유튜버들은 더욱 가짜뉴스를 쏟아내며 극우를 충동질하고, 눈앞의 자기 정치적 이익만 따지는 3류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높입니다. 그러면서 처음 말도 안 되는 비상계엄 선포에 움찔하던 극우는 점차 목소리를 높이더니 지금은 탄핵 인용시 헌법재판소를 쓸어버리겠다고 헌법 파괴 발언을 서슴지 않습니다. 사태가 이 정도가 되면 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이에 따르겠다고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나라를 위해 자기 지지자들에게도 승복해달라고 해야 합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명확하게 승복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번 이렇게 극우의 파괴적 성향이 깨어나면서 사람들의 인간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서로의 처지가 다르더라도, 사람들은 너와 나는 생각이 다를 뿐이라며 같이 어울려 좋은 인간관계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극우가 깨어나면서 서로가 상대는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리다’며 적개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여 좋았던 인간관계 하나가 끊어졌습니다. 이분은 그동안 향기가 나는 글을 써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극우가 준동하면서 이들과 입장을 같이 하며 부정선거 주장을 하고, 이재명을 소시오패스라며 이재명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둘이 주고받은 카톡문자에서 반독재 투쟁으로 장기형을 복역하셨던 아버지를 두신 분이 부정선거 음모론의 전파자가 된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했다가, 호되게 당했습니다. 저는 제 말이 모욕적으로 들렸다면 사과한다고 했지만, 이미 깨진 인간관계는 회복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마 주위에 저처럼 인간관계가 깨어진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윤 대통령이 이렇게 그동안 평범하게 어우러져 살아가던 사람들을 분열시키며 서로를 증오하게까지 만든 것이 비상계엄 선포 이상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더라도 이러한 분열의 후유증은 오래갈 것 같습니다. 아니 단순한 후유증 정도가 아니라 이제부터는 갈라진 양 진영이 본격적으로 투쟁의 단계로까지 발전할까 봐 걱정됩니다. 대통령으로서 제일 중요한 덕목이 국민을 화합시키는 것인데, 오히려 그 반대로 국민을 분열시켰으니, 윤 태통령의 그 책임은 길이길이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후손들은 이를 반면교사 삼아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역사에서 교훈을 받을 수 있기를 염원하며 제 넋두리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