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7월의 청포도 육사의 고향 생각나는 칠월 (돌) 청포 입고 온다던 님 그리워 (빛) 알알이 주저리 아리 쓰리랑 (심) 맑고 푸른 세월 그 언제인가 (달) ... 25.7.3. 불한시사 합작시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7월에는 이육사의 시 "청포도"와 함께 그의 고향이 생각난다. 그곳은 도산서원과 그리 멀지 않은 안동 예안이다. 글쓴이는 어릴 적에 나의 아버지 고향이기도 한 예안을 여러 번 찾았다. 마을 가운데에 시인의 생가인 오래된 기와집이 있었다. 그는 퇴계의 13대 후손이고 그의 집은 '참판댁'이라 불렸다. "청포도"의 시를 교과서에서 배우고 다시 찾았을 때는 동네 어디에도 푸른 빛의 청포도는 없었다. 눈을 씻고 보아도 머루색 검은 포도밖에 없어 아쉬웠었다. 그러나 청포도의 싱그러움을 연상시키는 '청포(靑袍)'와 '은쟁반' 그리고 '하얀 모시 수건' 등 우리 고유의 토속적인 정감을 북돋우는 맑은 시어들을 잊을 수 없다. 세월이 흘러 글쓴이는 한중수교 이전에 북경으로 유학하러 갔다. 거기서도 시인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았다. 이육사가 북경대학의 사회학과를 다닌 적이 있어, 나에게는 공교롭게도 아득한 선배이자 동문이다. 당시 문리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이옥순 교수가 얼마 전에 낸 책 《최소한의 인도수업》을 저에게 보내왔습니다. 이 교수는 저와 같은 <나눔문화> 회원으로, 예전에 <나눔문화>에서 중동 여행을 할 때 같은 여행단 일원이었지요. 그런데 제가 여행 중에도 계속 책을 가까이하던 것을 기억하고 책을 보내주셨네요. 이옥순 교수는 인도 델리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인도연구원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그동안에도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 《인도 현대사》, 《인도는 힘이 세다》 등의 책을 낸 그야말로 인도 전문가지요. 책 제목이 《최소한의 인도수업》인 것으로 보아 우리가 ‘교양인으로서 인도에 대해 최소한 이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내용을 담은 것임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이 교수는 2013년 7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삼성경제연구소가 시작한 SERI CEO에서 ‘나마스테 인디아’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동안의 강의 내용 가운데 우리가 꼭 알았으면 하는 내용을 골라 이 책에 담은 것입니다. 강의 내용을 담은 것이라 책 제목에도 ‘인도 수업’이라 했겠군요. 인도는 땅덩어리로 보나, 역사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구름이 해를 조금 가리고 바람까지 부니 한결 시원한 느낌이 드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덜 뜨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걷이바람'입니다. 먼저 이 말을 보시고 이 말이 무슨 뜻일 것 같으세요? 제가 볼 때 이 글을 보시는 분들 가운데 이 말을 처음 보신 분들도 말의 뜻을 어림하실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말의 짜임이 '해'+'걷이'+'바람'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바람'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은 바로 알 수 있고 앞에 있는 '해+걷이'에서 '걷이'가 '널거나 깐 것을 다른 곳으로 치우거나 한곳에 두다'는 뜻을 가진 '걷다'에서 온 말이라는 것을 안다면 '아침부터 떠 있던 해를 거두어 가듯 부는 바람'이라고 어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해 질 녘에 부는 바람'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이런 풀이와 어림한 뜻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녁 무렵, 하루를 마감하는 때 불어서 땀을 식혀 주는 바람이 바로 '해걷이바람'인 것입니다. 해를 거두어 가듯 부는 바람이라고 빗대어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 참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도 뜨겁습니다. 활개마당을 돌고 있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입니다. 안 나오는 이틀 동안 데워진 배곳 안은 한낮 바깥에 있는 듯하네요. 그래도 여러 날을 이어서 그렇다 보니 몸도 무뎌져 그러려니 하게 됩니다. 이렇게 더위를 견디는 것이 아니라 더위와 사이좋게 지내게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거리'입니다. 표준국어대서전에는 '한 해를 거름. 또는 그런 사이(간격)', '한 해를 걸러서 열매가 많이 열림. 또는 그런 현상'이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앞의 뜻은 흔히 많이 쓰는 '격년(隔年)'과 비슷한 말이고 뒤의 뜻은 '격년결과(隔年結果), '격년결실(隔年結實)과 비슷한 말이라고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이것만 봐도 '격년'으로 뭐를 한다고 할 때 '해거리'로 한다고 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격년결과'니 '격년결실'이라는 말도 '해거리'라는 말을 쓰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의 말밑(어원)도 '해+거르+이'라고 알려 주고 있습니다. 한 해 두 해 할 때 '해'와 '차례대로 나아가다가 중간에 어느 순서나 자리를 빼고 넘기다'는 뜻의 '거르다'의 줄기(어간) '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지도자. 어떤 무리를 앞서서 이끄는 사람을 말한다. 무엇이든 선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위기를 앞서 감지할 수 있어야 하고, 미래를 예측해서 앞날을 대비해야 하며, 이끄는 무리의 신망을 얻어야 하는 까닭이다. 이 모든 것을 해내는 ‘지도자다움’을 갖추기까지는 각고의 인내와 단련이 필요하다. 한 사람의 위대한 지도자가 나오기까지 사회 전체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군 장성 출신으로 동티모르 대사를 지낸 지은이 서경석이 쓴 이 책, 《그대, 내일의 리더에게》는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지도자의 덕목을 보여주고, 우리 사회에서 좋은 지도자를 배출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한다. 책에서는 지도자다움의 유형을 ‘현명한’, ‘강물 같은’, ‘어진’, ‘뜨거운’, ‘엄격한’으로 나눈다. 손자병법에서 강조하는 ‘장자(將者) 지신인용엄야(智信仁勇嚴)’를 동서고금 지도자의 발자취와 연결해 재해석한 것이다. 모름지기 지도자라면 손자가 말한 덕목들을 겸비하고 ‘부하를 사랑하는 마음, 자신을 아끼는 마음, 민족과 나라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헌신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에 나온 사례 가운데는 서양 지도자의 사례도 많지만, 한국 역사 속 인물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여자의 말은 남자의 말과 달리 때로는 모호하다. 이성적이며 단순한 사고방식을 가진 남자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초대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인지, 거절하는 것인지 어정쩡하기만 하다. 그러나 말하는 어조와 분위기로 보아서는 받아들인다는 뜻 같기도 하고... "거절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기다리겠습니다. 축제는 수요일부터 시작해서 금요일 쌍쌍파티로 끝납니다. 학생들이 학과별로 주점이며, 타로점, 또뽑기, 솜사탕, 물풍선 터뜨리기, 연못에서 보트 타기, 세발자전거 타기 등 여러 가지 볼거리를 만들어 놓았으니 목요일에 구경 한번 갑시다.“ “......” 미스 K는 대답하지 않고 예쁜 자태로 빙긋이 웃기만 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여자의 침묵은 긍정’이라는 속설을 믿어야 하나? 매주 일요일 K 교수는 아내와 둘째 아들을 차에 태우고 아침 일찍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대형 교회에 예배 보러 간다. 강남에서 수기리로 이사 온 뒤, 처음에는 집에서 가까운 시골교회를 다녔다. 시골교회는 교인이 한 50명 될까 말까 아주 작았다. 목사님은 마을 토박이로서 연세는 60이 넘으셨는데, 원래는 장로님이었단다. 신앙심이 좋으신 장로님은 50 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아침도 뜨겁습니다. 저 멀리 구름이 있긴 하지만 구름이라기보다 마치 뜨거운 숨씨(공기) 덩어리처럼 보입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수레에서 내려 배곳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여러분께 하루 가운데 가장 아름답거나 좋아하는 때새(시간)를 꼽으라면 언제라고 생각합니까? 저마다 다른 때를 말씀하시 싶은데 많은 분들이 해가 저무는 때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 해가 저무는 때를 여러분은 뭐라고 부르십니까? 아마 많은 분들이 ‘황혼’, ‘해 질 녘’, ‘저녁 무렵’ 같은 말을 먼저 떠올리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가 저무는 때를 가리키는 아름다운 우리 토박이말이 있습니다. 바로 '해거름’입니다. ‘해거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지는 때’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저도 요즘처럼 햇볕이 뜨거울 때는 해거름 때가 가장 좋습니다. 더위도 해거름에는 한 풀 꺾이곤 하기 때문입니다. 해가 진 뒤에도 밤새 더울 때가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해거름'은 왜 '해거름'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이 말의 말밑(어원)을 두고 여러 가지 말이 있습니다. '해'와 '기울다'라는 뜻의 옛말 '거름'을 더해 만든 말이라는 풀이도 있고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4대강 사업의 세 번째 목표는 4대강 보에 많은 물을 저장해 두면 가뭄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4대강의 16개 보에 저장된 물은 모두 7억 2,000만 톤이나 된다. 우리가 자동차를 타고 지방을 여행하다 4대강 보 옆을 지나다 보면 보 위쪽으로 물이 가득 차 있는 호수를 볼 수 있다. 많은 국민은 “4대강 사업으로 이처럼 많은 물을 저장해 두었으니, 가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4대강 사업이 아무리 문제가 있다고 해도 가뭄을 막는 데는 성공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견해를 가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4대강 보에 가득 차 있는 물은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너무 야박한 평가가 아닐까? 필자가 보기에 4대강 사업의 가뭄 대책은 치명적인 두 가지 결함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물 부족 지역과 물 저장 지역이 일치하지 않는다. 최근에 물 부족은 강의 상류와 지류, 그리고 산간 지방과 해안 지방에서 나타난다. 4대강 본류에 만든 보에는 물이 가득 차 있지만 본류에서 거리가 먼 지류 지역에서 가뭄이 발생하면 보에 저장된 물을 공급하는 시설이 없어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도 하늘에는 구름이 없습니다. 아무것도 걸릴 것이 없는 햇볕이 아침부터 쨍쨍 내리쬐고 있구요. 햇볕이 뜨거워 해가림을 해 놓은 곳에 수레를 세웠습니다.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며 말이죠. 아무래도 햇볕이 더 뜨거운 여름에 뙤약볕을 바로 받는 곳에 수레를 세워 놓으면 수레 안까지 데워져서 다시 타기가 두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늘이 있으면 그늘에 대고 싶어 하지만 땅밑이 아니면 늘 그늘인 곳을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와 다름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가림을 해 놓은 곳이 있으면 다들 그곳에 대고 싶어 하지요. 수레를 몰고 오지 않는 일꾼이 거의 없고 해가림이 된 자리에 다 댈 수 있을 만큼 넉넉하기 않기 때문에 일찍 오는 사람들이 그 곳에 댈 수가 있습니다. 지리한 곳이 좋아서 아침무렵에만 햇볕을 받고 마치고 갈 때까지 햇볕을 받지 않도록 되어 있어서 집에 갈 때 뜨거움을 느끼지 않고 타고 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더위를 타는 저로서는 아주 고마운 일이랍니다. 처음 만난 아이에게 "햇볕이 뜨겁지? 얼른 들어가자."라고 했습니다. 제 말을 들은 아이가 얼른 배곳 안으로 얼른 뛰어 들어갔습니다. 살갗에 햇볕의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동경 주재 영국 엘리트 외교관 사토우(Satow)가 고베 주재 동료 외교관 스톤(Aston)에게 보낸 1881년 8월 23일 자 편지다. “이동인이 나가사키에 도착했다는 정보가 사실이기를 바랍니다. 그는 정말로 미로운 인물이니까요. 만일 목숨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그는 틀림없이 자기 나라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길 겁니다. (I hope the information that Tong-in has arrived at Nagasaki may prove to be correct, for he is really a very interesting man and if he can keep his head on his shoulders, pretty sure to make his mark in the history of his country.)” 사토우는 다음 해인 1882년 6월 12일 자신의 일기에 이렇게 썼다. “김옥균, 서광범 그리고 탁정식과 저녁식사를 하다. 그들은 매우 서글서글하고 입담이 좋다. 내가 아는 어떤 일본인보다도 훨씬 더 개방적이다. 이태리 피에몬트(Piedmont)인과 피렌체 사람이 대조적이듯이 그런 인상을 준다. 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