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지난 9월 1일은 저희 로고스 로펌 창립 25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해마다 9월 1일이면 창립 기념식을 하지만, 올해는 25주년이라 외부 연회장도 빌려 더욱 의미있게 기념행사를 하였습니다. 기념식에서는 행운권 추첨 시간도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 행운권 당첨의 행운은 별로 없어 기대는 안 하지만, 그래도 혹시 당첨되면 늘 제 일을 열심히 돌봐주는 비서 오 주임에게 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집행부가 행운권을 남발해서인지(^^) 나에게도 행운이 돌아왔습니다. 제가 당첨된 것은 5만 원 도서상품권이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제일 땡기는 행운권이었지요. 그래서 “오 주임은 도서상품권은 별로 내켜 하지 않을 거야”, 이렇게 내 멋대로 단정하고 도서상품권을 제 안주머니에 꽂았습니다. 그 대신 오 주임과 오 주임이 같이 식사하고픈 권 대리에게 점심을 사주었지요. 다음날 코엑스 영풍문고에 들러 찬찬히 서가를 둘러보는데, 그렇게 둘러보는 제 눈에 《페이크와 팩트》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543쪽이나 되는 두터운 책이지만 저는 주저 없이 이 책을 샀습니다. 그동안 가짜뉴스와 음모에 휘둘리는 요즘 세태를 보며 “도대체 왜 이럴까?” 하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여행은 걸으며 하는 독서다. 앉아서 가만히 책을 읽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끼는 것, 이 모든 것이 공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한 번 눈으로 확인한 것은 기억에 깊이 남아 사람을 바꾸기도 한다. ‘소울마미’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지은이는 네 살 난 딸과 함께 훌쩍 여행을 떠나며 아이가 여행지에서 맞닥뜨린 일들을 골똘히 사유하고, 여행에서 돌아오면 ‘한 뼘씩 자라있는’ 것을 경험하면서 ‘여행이 최고의 인문학 수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코로나19로 쉽게 비행기를 탈 수 없던 시절, 이 땅의 아름다움을 찾아 줄곧 떠났다. 특히 여행주제를 국어, 문학 교과서 속 여행지로 떠나는 것으로 잡았다. 이렇게 다닌 여러 곳의 이야기를 모으고, 또 다른 지은이 이해수가 교과서 속 작품들을 읽기 쉽게 정리한 책이 바로 《소울트립 교과서 여행: 국어, 문학 – 아이와 인문학 여행》이다. 책에 소개된 여러 여행지 가운데 특히 남해가 눈길을 끈다. 남해는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로 유명한 서포 김만중이 유배를 왔던 곳이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린 《서포만필》은 김만중이 남해의 노도라는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작은 도토리 한 알에 커다란 참나무가 들어있고 바람에 날리는 작은 솔씨 하나에 낙락장송이 들어 있습니다. 도토리 한 알은 겉보기에는 작고 보잘것없지만, 땅속에서 묵묵히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거대한 참나무로 성장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안에 있는 작은 재능이나 꿈도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를 통해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역사 속에서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은 대부분 작은 시작에서부터 출발하여 꾸준히 노력한 사람들입니다. 바람에 날리는 솔씨 하나는 더욱 작고 가볍지만, 척박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아 울창한 숲을 이루는 소나무로 자라납니다. 이는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는 불굴의 의지와 같지요. 우리는 살면서 많은 어려움과 실패를 경험하지만, 작은 솔씨처럼 굳건한 마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반드시 성공을 이룰 수 있습니다. 작은 것 속에 담긴 무한한 가능성은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줍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고,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려고 노력한다면 우리는 누구든지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마치 도토리와 솔씨가 거대한 나무로 자라듯이, 우리 안에 있는 작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압록강 가을 가을비 오네 강 건너 북녘땅 (달) 헐벗은 산하 돌아갈 길 먼데 (돌) 강 안개 강버들 기러기 날고 (빛) 찬 비 너머 북녘 더 쓸쓸하네 (심) ... 24.11.10. 불한산방합작시 지난해 가을 이맘때였다. 불한시사 시벗들과 고구려의 옛 땅을 따라 며칠을 걷던 여정이었다. 국내성과 환도성이 있는 집안(輯安) 지역을 거닐며, 이 강산에 켜켜이 스며든 역사의 숨결을 함께 되새겼다. 그때 주고받던 합작시(合作詩) 가운데 하나가 오늘의 시로 남았다. 날마다 아침 압록강가를 걸으며 북한 땅을 바라보던 그 순간, 그 심정을 한민족이라면 어찌 짐작하지 못하겠는가. 말로 다할 수 없는 괴로움, 오직 침묵으로 삼켜야 했던 아픔이었다. 몇 겹의 철조망 넘어, 푸른 강물을 건너다보이는 민둥산의 연봉들, 초라한 마을들과 그 아래로 자리 잡은 초소와 병영들, 그 모든 풍경이 침묵으로만 응답하였다. 그날의 강바람과 낙엽, 희미하게 내리던 눈발과 흩뿌리던 빗줄기 사이로 우리는 무언의 소원을 되뇌었다. 언제쯤이면 이 강과 저 산을 마음껏 건너고 가로질러 달릴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고구려의 광대한 고토와 산야를 우리의 품 안에서 다시 안아볼 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홍신자의 기이한 실험은 <푸나의 추억>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인도는 가정에까지 종교적 금욕이 파고 들어가 있는 나라다. 성에 관한 한 철저히 폐쇄적인 이 나라에서 그 체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은 결혼밖에 없을 것이다. 이해가 갔다. 다음 날 저녁 무렵, 우리는 아슈람(주, 라즈니쉬의 가르침을 따르는 국제명상센터) 밖 시내 한 지점에서 만났다. 릭샤(주, 인력거의 하나)를 타고 얼마를 간 후, 나는 그를 따라 작은 여관 비슷한 곳으로 들어갔다. 거울 하나 걸리지 않은 방 한쪽엔 옹색한 세면실이 딸렸는데 수도꼭지 하나와 찌그러진 양동이 하나만 달랑 놓여 있었다. 그는 준비해 온 향불을 피운 다음 전등을 끄고 대신 촛불을 켰다. 조금씩 나오는 수돗물에 몸을 씻고 나온 그는 긴 천 하나로 몸을 감더니 가부좌를 하고 벽에 등을 기대었다. 그리고는 명상에 들어갔다. 나도 몸을 씻고 나와서 그에게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는 곧 바잔(주, 신을 찬양하고 헌신을 표현하는 힌두교의 노래)을 부르기 시작했다. 종교적이고 성스럽고 평화로운 가락, 나도 그를 따라 흥얼거렸다. 그렇게 바잔 만을 부르는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용산 대통령실을 과거 청와대 자리로 옮기겠다고 공약하였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두 달이 지나, 일반인에게 공개되던 청와대는 2025년 8월 1일부터 관람이 중단되고 보수작업과 보안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공사가 늦어지면서 청와대 복귀는 2026년 상반기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10월 23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색적인 시위가 열렸다. 녹색연합을 중심으로 하는 여러 환경단체는 용산 어린이정원 폐쇄 촉구 1인 릴레이 시위를 시작하였다. 참여 단체들은 윤석열 정부 시절 제대로 된 오염 정화 없이 미군 반환 터에 졸속으로 조성된 용산 어린이정원이 이재명 정부에서도 그대로 개방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책임있는 결단을 촉구했다. 용산 어린이정원이 있는 터는 과거 미군 기지의 일부였다. 미군은 1945년 광복 직후 일본군이 사용하던 용산 기지를 접수하고 주둔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6.25 전쟁을 거치며 1953년 미8군 사령부가 용산으로 이전하였다. 오랫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던 금단의 땅은 넓이가 약 60만 평(200만m2)에 달하였는데, 넓은 잔디 마당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시즈오카현 누마즈(静岡県 沼津) 나들이를 함께 했던 이토 노리코 씨가 그제(22일) 첫눈 쌓인 후지산 사진을 라인으로 보내왔다. 누마즈는 항구 도시로 부산 자갈치 시장 같은 곳이라고 해야할까? 지난해 여름방학 때, 누마즈에서 30여 분 떨어진 미시마(三島)에 사는 노리코 집을 찾았을 때 다녀온 곳이 누마즈였다. 노리코 씨는 도쿄(신간센으로 미시마까지는 약 1시간 거리)에서 종종 찾아오는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누마즈항구로 가서 회도 먹고 전망대 구경도 한다고 했다. 항구 도시답게 횟집들이 곳곳에 있었지만 자갈치 시장 같이 사람들이 넘쳐나는 횟집 분위기는 아니었다. 식당은 어시장 큰 건물 2층에 있었는데 식당으로 향하는 조붓한 복도에는 참치 등 커다란 물고기 사진들이 즐비했던 기억이 난다. “이곳이 후지산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에요. 그러나 이런 여름철에는 후지산이 선명히 보이는 날이 적어요. 더욱이 오늘은 날이 흐려 유감스럽게도 후지산을 보기 어렵네요.” 노리코 씨는 식사를 마치고 나와 항구 건너편에 정면으로 보이는 후지산을 가리키며 그렇게 말했다. 그 대신 전망대에 올라가 후지산 쪽을 향해 세워둔 ‘후지산 사진’으로 만족해야 했다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아무리 현자라도 사심이 들어가면 바보가 됩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라 할지라도 개인적인 욕심이 개입되는 순간,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어리석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빛나는 보석이 흠집에 의하여 흐려지듯, 완벽해 보였던 현자의 판단은 사심이라는 불순물에 의해 흐려집니다. 역사 속 수많은 인물이 이러한 오류를 범하며 비극적인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권력욕에 눈이 멀어 백성을 멀리하거나, 개인적인 원한으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때가 많습니다. 사심이 들어가면 짙은 안갯속에 있는 것과 같아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합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불리한 사실은 외면합니다. 이러한 편향된 시각은 객관적인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결국 잘못된 결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정치인은 표를 얻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기도 하고. 기업은 이익을 위해 환경을 파괴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사심은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공동의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그러니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바깥 여행을 할수 없었던 조선 시대 여성들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 시대에 14살 소녀의 몸으로 모험 여행은 떠난 김금원은 누구였을까? 어떻게 그게 가능했으며 그 기분은 어떠했을까? 첫걸음의 행색과 여정은? 그녀의 육성을 직접 들어 보자 .“마음에 계획을 정하고 부모님께 여러 번 간절히 청하니 한참 뒤에야 겨우 허락하셨다. 그러자 가슴이 트이며 마치 새가 새장을 나와 저 푸른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것 같고, 천리마가 재갈을 벗어 던지고 천리를 내닫는 듯한 기분이다. 그날로 남자 옷으로 갈아입고 짐을 꾸려 먼저 네 고을을 향해 길을 떠났다. 때는 경인년(1830년) 봄 삼월 내 나이 바야흐로 열네 살을 넘겼을 무렵이었다. 남자아이처럼 머리를 땋은 뒤 가마에 앉아 푸른 실 휘장을 두르되 앞은 보이게 하고 제천의 의림지를 찾았다. 예쁜 꽃들이 웃음을 터뜨릴 듯하고, 아지랑이같이 피어난 향기로운 풀에서는 초록빛 이파리가 막 펼쳐지고 있다. 푸른 산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어 마치 수가 놓인 비단 장막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가슴 속이 시원해지니 폐부를 씻어내고 때와 먼지를 닦아내는 듯 하다. 의림지(義林池: 충북 제천의 못) 에 도착했다.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김창희가 《가도 가도 왕십리》에서 말하고 있는 인물들은 대부분 한국인인데, 딱 1명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스코틀랜드 애버딘셔에서 태어난 푸른 눈의 여인 엘리자베스 키스(1887~1956)입니다. 키스가 어떻게 왕십리에? 흥미가 바짝 당기지요? 키스의 언니 엘스펫은 1910년대 일본에서 발행되고 있던 <뉴 이스트 프레스> 편집인 존 로버트슨 스콧의 아내입니다. 엘스펫은 호기심 많고 독신으로 지내던 동생을 1915년 동경으로 불러 같이 살았습니다. 두 자매는 1919. 3. 28. 한국을 방문합니다. 둘은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의 인상을 엘스펫은 글로, 키스는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두 자매의 여행기는 1946년 《Old Korea》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엘스펫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나무 하나 없는 야트막한 언덕의 경치는 원시적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직 봄은 일러서 겨우 나온 볏잎은 약간의 푸른 빛을 보일 뿐이었고, 동산들은 그 둥그런 모습이 마치 오래된 한국 도자기를 닮아 사람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붉은 해가 올라올 무렵, 달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