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첫 제비 먼 땅을 등지고 밝땅을 찾았으니 너무나도 기뻐서 껴안고 싶구나 가을엔 되돌아가니 푹 쉬고 가거라 * 밝땅 : 우리나라 삼천리 금수강산 ▲ 먼 땅을 등지고 밝땅을 찾은 제비(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한봄(춘분) 낮에는 햇빛아래 밤에는 별빛함께 똑같이 때새가니 여름이 오는구나 샘아 설치지말아 벚꽃은 멀리니 * 때새 : 시간 ▲ 추분엔 논이나 밭을 가는 애벌갈이를 엄숙하게 해야만 한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민들레 너는야 이른봄 겨울이겨 왔구나 안겨라 반갑구나 노랑 얼굴 예쁘네 하늘아 어서내려와 메랑 함께 웃자꾸나 * 이겨 : 이겨서 * 메 : 산 ▲ 서양민들레에 견주어 꽃색이 연하고 꽃잎의 수가 적은 토종 민들레(사진작가 이명호 제공) ▲ 토종 흰민들레(왼쪽), 토종 산민들레(사진작가 이명호 제공)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기리며빎 온두살 늙으신분 꽃묶음 품에안고 먼갈쪽 우러러 옷깃여며 고이빈다 다늙어 귀먹어서도 들리는 그소리들 * 온두살 백두살 * 갈쪽 서쪽 나이 백두 살이신 어르신, 꽃다발 품에 안고 먼 조국을 향해 우러러 옷깃을 여민다. 다 늙고 귀먹었지만 지금도 들리는 그 소리 조선 독립만세! 올해는 다 아는 바와 같이 우리 겨레의 얼넋이자 영원한 금자탑이며, 마음의 횃불인 3ㆍ1 독립운동 97돌이 되는 해다. 이 해와 이날은 죽어도 잊어서는 안 되는 날이다. 나이 90이 되고 100살이 넘어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먹어도 그때의 우리 한겨레의 늠름한 모습과 만세!, 조선 독립만세! 하고 외치면서 싸운 우리 조상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백두 살이신 어르신, 아직도 귀에는 조선독립만세가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봄 안개 봄 안개 선 자리 아씨는 버선 깁고 오는 봄 꿈꾸니 보름달 빙긋 웃네 사랑님 고운 몸내음 버선코에 섰느나 ▲ 봄 안개 선 자리 아씨는 버선 깁고(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물고기 첫뜀 그렇게도 좋다느냐 첫뜀은 곤춤이야 치올라 하늘보고 내리니 멋이네 첫봄은 덜녹은눈을 고이들 안아주고 * 곤춤 : 고운 춤, 멋있는 춤 ▲ 눈이 덜 녹은 시내에 물고기는 뛰어 봄이 오누나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첫 꾀꼴 어디서 결잠 자곤 이곳에 나타나나 네 한 소리 온 메가 웃으며 싹 돋우니 흐르는 가람에 얹혀 누긋누긋 봄은 오네 * 결잠 : 겨울 잠, 동면 ▲ 꾀꼬리 한 소리 온 메가 웃으며 싹 돋우니(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설 날 소나무 껴안고 딸꽃 봐도 우리 설움 하루 빨리 설날을 뒷마 함께 지네얀데 되미운 못된 땅금이 짐승들겐 놀이터라 * 딸꽃 매화 * 뒷마 : 북녘 * 되미운 : 아주 미운 * 된 땅금 : 군사 분계선 ▲ 겨레의 큰 명절 설날, 뒷마와 함께 널뛰기도 했으면...(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들봄(입춘) 이 고을 빠르고 저 마을 더디 오고 사내 센봄 솟아나고 아가씨 꿈 안느니 풀린 물 흘러 흐르고 개나린 눈 비비네 * 센봄 : 춘정 ▲ 머잖아 봄은 오고, 아가씨는 꿈꾸고, 사내는 센봄 솟고(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미나리 이제는 네철늘 맛볼수 있건만 때아닌 미나리 무슨맛 있겠는가 첫아침 네참모습에 새해기려 돋는다 ▲ 네 철 나는 미나리 말고 참모습의 미나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