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세계 최대의 제국이 있었다. 자국의 강력한 전투력을 바탕으로 하여 동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동유럽을 정복했다. 서쪽 끝으로 오스트리아의 빈에서부터 동쪽 끝으로 사할린까지 남쪽 끝으로는 인도네시아의 자바섬까지를 아우르는 단일 대제국이었다. 이 제국으로 동양과 서양이 모두 한 나라에 속하게 되어, "모든 나라들은 누구도 누구한테서도 어떠한 폭행도 당하지 않은 채 황금 쟁반을 머리에 이고 해가 뜨는 땅에서 해가 지는 땅까지 여행할 수 있었다." 1206년 건국 이후 1368년 명나라에 의해 고비사막 일대로 축소되기 전까지 이 제국은 곧 세계 그 자체였고 이들에 의해 세계사라는 개념이 생겼다. 이 대제국을 이룬 주인공은 칭기즈칸이었고, 주역은 몽골족이었다. 100만 명도 안 되는 이들이 어떻게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는가? 2024년 7월초 몽골 여행에 나선 필자는 7월10일 오전 10시 몽골의 수고 울란바토르의 거대한 중앙광장에 있었다. 광장에는 전통적인 병사 복장을 한 의장대와 군인들이 도열해 있었고 광장 끝 몽골정부청사 앞 계단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곧 거대한 몽고 국기가 등장했다. 마침 이날이 몽골의 독립기념일이었다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우리는 모두 다른 얼굴과 성격을 가지고 태어나며,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난다.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르고 다양하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마땅하다. 창작자가 생각한 주제를 관람하고 창작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자신의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평 혹은 평론은 여러 경력을 갖지 않으면 언론사에서 쉽게 글을 올려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그 글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 따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고심 끝에 예술을 전공한 학생들이 문화평론가로서 성장할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예비 문화평론가 소개”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 소개에는 ‘문화톺아보기’의 문화평론가로서 후대들에게 글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예술의 발전을 위한 막중한 책임감으로 필자의 <비평> 수업을 통해 양성한 이들로 제한하여 뽑았다. 많은 신청자 가운데 <우리문화신문>의 주제와 색깔이 어울리고 단순한 감상과 평가로서 끝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주체성으로 시대의 영향이 되어줄 글을 기준으로 하였다. “Who cares?” 영어에서 자주 쓰이는 이 표현은 “누가 상관이나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10) 옛집 새로 옮겨 이 물가에 지으니 그대 허술한 집 찾아와 어찌 견디냐 묻네 만 권 책의 훈기를 내가 경모하니 한 바가지의 물로 사는 삶에도 진정한 기쁨을 느끼네 스물여섯 해 전 마음먹었던 것을 오늘 되새겨 보매 근심은 동해물로 달려와 측량할 수가 없구나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를 끝으로 공직생활을 일단락짓고, 자기 고향에 ‘계상서당(溪上書堂)’을 짓고 읊은 시다. 20대 후반부터 꿈꿔 왔던 소망이 이제야 실현된 것을 기뻐하며, ‘만 권 책의 훈기’와 ‘한 바가지의 물’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노래했다. 이황은 대학자이자, 문과에 급제하고 ‘직장생활’을 오래 한 관료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항상 학문 쪽에 더 있었던 것 같다. 마침내 온전히 학문에 집중하려 정계 은퇴를 결심하고 지은 서당이 계상서당이었다. 이 책, 《퇴계 이황》은 2,500년 유교 역사를 소설로 그려낸 최인호 작가의 《유림》을 청소년용으로 각색한 책이다. 동화작가 표시정이 쉽게 풀어쓰고 최인호가 머리말을 붙였다. 조광조, 공자, 이이 등 유교 사상계의 걸출한 인물을 다룬 최인호의 《유림》 6부작 가운데 여섯 번째 책이다. 이황이 정계 은퇴를 결심한 데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삼라만상의 씨앗에서 분화된 개개의 존재 속에는 음양이 존재하며 그들의 함량비가 제각각 다양하다. 이들 만상의 에너지를 음양만으로 분별하기보다 좀 더 현실적으로 그들의 구성비도 살펴 다섯 종의 에너지(목기, 화기, 토기, 금기, 수기)로 “생기고 머물다 변하며 사라지는” 세상의 뭇 존재를 이해하고자 하였으니 이 같은 이론적 체계를 ‘오행론’이라 하였다. 그런데 왜 오기라 하지 않고 오행이라 했을까. 행(行)에는 “돌아다닌다”라는 뜻이 있어서 기의 순환을 표현하기 적당한 말이다. 행을 순환하는 가상의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여기에 힘(목, 화, 토, 금, 수)이 실리고 그 힘이 원운동 순환(거리 이동)하여 에너지 (목기, 화기, 토기, 금기, 수기)가 된다고 3자의 관계를 정립하자. 자연계의 오행 인간계의 오행 간지의 오행 음기, 양기라는 표현과 별개로 영역이라는 표현을 쓸 때 목행ㆍ화행에 속하는 간지는 양의 영역에 있다하고 토행은 중의 영역, 금행ㆍ수행은 음의 영역에 있다고 말한다. 또한 같은 행에 속하는 천간과 지지를 좀 더 양적인 양간/양지와 음적인 음간/음지로 구별하기도 한다. 천간 지지가 상징하는 바는 고정불변이 아니다. 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다섯 번째 만남 김 교수 학과 교수들은 한 학기가 끝나면 수련회를 가는 전통이 있다. 교수 사회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최고의 지성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 대학이다. 그러나 같은 학과 교수들끼리 화목하게 지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로 치고받고 싸우지야 않지만, 실력 있고 자존심이 높은 사람들이 모여서 그런지 사이좋게 지내는 집단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속담이 있다. 사람은 배울수록 겸손해야 되지만 실은 그렇지 못한 사람이 많아서 그런 속담이 생겼을 것이다. 모든 세상사에는 양면성이 있다. “고개 숙인 벼”라는 속담도 있지만 “제 잘난 맛에 사는 게 인생”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박사 학위를 딴 으뜸 지성인들이 모두 제 잘난 맛에 살기 때문에 함께 어울려 사는 데에는 미숙한 곳이 교수 사회이다. 그럼에도 김 교수의 학과 교수들은 매 학기 마지막 성적처리가 끝나는 날에 1박 2일로 수련회를 간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그런 전통을 가진 학과는 드물 것이다. 기말고사의 성적처리가 끝나기 전에 학과 회의에서 교수 수련회를 유성 온천으로 가기로 날짜를 잡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날이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전국이 장마권이다. 비가 억수처럼 온다는 소식이다. 비가 오는 사이사이로 잠깐 햇빛이 고개를 내밀면 바로 무더위다. 대중교통의 냉방이 가동되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더위를 잊는다. 그러나 내려서 집으로 오는 동안에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할 수 없이 장롱에 들어가 있던 부채를 꺼내어 들어본다. 꺼내어 든 부채에는 먹으로 시원한 산수가 그려져 있다. 더운 만큼 부채가 더 춤을 춘다. 한쪽 죽지는 숨겨놓고 구름 속 멀찍이 숨겨놓고 한쪽 죽지만 접었다 펼쳐 든 날개라 하자 떨리는 눈썹은 내리깔고 이마 위에 주름살 다시 걷어 안개를 실어낸 학(鶴)이라 하자 물결에 일렁이는 학(鶴)이라 하자 ... 김상옥(金相沃) ‘부채’ 중에서 시인의 영감은 부채의 움직임에서 고고한 학의 날개짓을 연상, 추출해냈다. 너울거리는 날갯짓은 한쪽 손으로 접었다가 펼쳐 드는 모양이요, 물결에 일렁이는 학은 섬섬옥수로 부채를 부치는 모양을 표현했으리라. 몹시 무더운 날 연거푸 활활 부치는 모양은 신들린 듯 너울대는 춤, 바로 그것이 아닌가? 조선시대 태종 임금은 ‘朗月淸風在手中’(낭월청풍재수중)이라고 했다. 밝은 달, 맑은 바람이 손바닥 안에 있다는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정도전. ‘조선개국’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뤄낸 인물로 첫손에 꼽히는 인물이 정도전이다. 조선 개국은 사실상 정도전이 이성계를 택해 이뤄낸 업적이라는 시각이 있을 정도로 정도전은 이방원과 더불어 개국의 일등 공신이었다. 이런 이방원과 정도전이 왕권과 신권(臣權)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는 과정에서 결국 정도전이 패배하며 가문이 몰락하고 말았다. 그 뒤 정도전은 오랜 세월 잊혔다가 정조가 정도전의 글 《삼봉집》을 읽으며 조선 건국의 의미를 되새기고, 자신이 추구해야 할 개혁 과제를 찾으며 다시 부상했다. 마침내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통치하던 고종 8년(1871년) 3월, 정도전은 약 오백 년간 이어진 역적의 누명을 벗고 ‘문헌(文憲)’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조선 왕조를 개창한 공으로 후손 대대로 복록을 누릴 수 있었으나 한순간 몰락해 버린 아픔을 오백 년 뒤에야 떨쳐낸 것이다. 민병덕이 쓴 이 책, 《재상 정도전》은 새로운 시대를 꿈꾸던 한 풍운아가 겪은 삶의 부침을 알기 쉽게 풀어낸 책이다. 정도전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굴곡진 어린 시절을 보내며 열과 성을 다해 공부해 고려왕조의 신하가 되었지만, 친원 정책에 반대하고 명나라와 가까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런치 데이트>는 미국에서 1989년 만들어진 흑백 단편영화입니다. "사람들이 붐비는 기차역에서 어느 백인 귀부인이 흑인과 부딪쳐 쇼핑백을 떨어뜨립니다. 쏟아져 나온 물건들을 주워 담느라 기차를 놓치고 말았지요. 하는 수 없이 주변 음식점에 가서 샐러드 한 접시를 주문하고 식탁에 자리 잡은 그녀는 포크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깨닫습니다. 다시 주방으로 돌아가서 포크를 가지고 돌아옵니다. 그사이에 어떤 흑인이 자기 식탁에 앉아 샐러드를 먹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녀는 화가 났지만, 포크를 들고 같이 샐러드를 먹습니다. 서로 한 포크씩 집어서 말이지요. 샐러드를 먹고 난 뒤 흑인이 커피를 두 잔 가져와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넵니다. 커피를 마신 귀부인은 기차를 타러 갑니다. 허걱~~ 그만 쇼핑백을 놓고 온 것이었습니다. 급히 음식점으로 뛰어갔지만, 흑인도 쇼핑백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황한 귀부인은 음식점 여기저기를 찾아보던 중에 아까 샐러드를 먹었던 곳 바로 뒤의 식탁에 손도 대지 않은 자기 샐러드 접시와 쇼핑백이 있는 것을 발견하지요. 귀부인은 자신이 자리를 잘못 잡은 탓에 흑인의 음식을 빼앗아 먹었고 커피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다 보니 벌써 7시가 되었다. 새로 나가는 술집은 강남에 있는 라마다 르네쌍스 호텔 근처에 있다고 한다. 김 교수는 거기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제안했고 미스 최는 “오빠, 고마워요.”라고 화답했다. 김 교수는 카운터에서 계산하고 커피숍을 나섰다. 아가씨는 옆으로 오더니 자연스럽게 팔장을 끼었다. 김 교수는 속으로 걱정이 되었지만, 팔장을 뿌리치지는 못했다. 그날은 호텔 옆의 지상 주차장이 좁아서 뒤쪽 골목 건너편에 있는 3층짜리 주차건물에 주차했었다. 호텔 정문을 나와 뒤쪽 주차장까지 걸어가야 했다. 어두워진 길에는 사람들이 바쁜 걸음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김 교수는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어떻게 하나라고 은근히 걱정되어 슬그머니 팔짱을 뺐다. 아가씨가 쑥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로 가는 길은 벌써 퇴근시간이 되어서인지 길이 막혔다. 서울거리가 안 막힐 때가 있나? 계속 차가 가지 못하고 서게 되자 김 교수는 걱정이 되살아났다. 반대편 차선에서 오는 차도 서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자연히 운전자끼리 눈이 마주쳤다. 대개는 남자가 운전을 하지만 차가 늘어나서인지 여성 운전자도 더러
[우리문화신문=임세혁 교수] 2012년 10월 6일 자 빌보드 차트 순위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2위에 기록되었다. 그리고 8년 정도가 지난 2020년 9월 5일 방탄소년단의 <Dynamite>가 빌보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였다. 우리랑은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던 미국의 빌보드는 이제 한국 음악 시장의 가시권에 들어오게 되었고 김치와 태권도만이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과거와 달리 K-POP이라는 우리의 대중음악으로 외국에 우리를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 ‘임세혁의 K-POP 서곡’은 아무것도 없는 맨땅 위에 치열하게 음악의 탑을 쌓아서 오늘에 이르게 만든 음악 선학들의 이야기다. 그의 노래는 강물처럼 깊이를 알 수 없지 흘러 흘러가는 곳이 어딘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 그의 노래는 바람처럼 시작을 알 수 없지 불어 불어 가는 끝이 어딘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 그의 노랜 자유의 소리 깊은 잠을 깨우는 가슴속에 가둘 수 없는 열정을 그는 노래하네 아! 나에게 처음으로 노래를 사랑하게 한 그는 내 맘속 깊은 곳에 언제나 함께 하겠지 <새벽기차>,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같은 곡들로 유명한 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