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가는 장마 무거운 장맛비는 한숨을 쉬는지 부처꽃 눈 비비고 스님 외는 가르치심 번개는 번쩍이면서 하늘을 깨는구나 * 부처꽃 : 연꽃 일본의 장마는 한국보다 한달 빠르다. 장마가 갈 무렵, 절의 못에서는 연꽃 송이가 깨어져 애순이 돋기 시작하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때이기도 하다. 그때 외는 스님의 독경소리는 연꽃 빛과 같고 서방정토가 바로 눈앞에 있는 느낌을 준다. 이윽고 번개가 치면 나락이 여물어져 가는 여름이 눈앞이다.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 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손말틀 (일본) 090-8147-7689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참스승님(1944.6.29.) 가신 날 그이도 님이었고 겨레 또한 님이었고 끝끝내 부처님을 참되게 모셨으니 사날놈 어중이들은 도깨비로 살았더라 ▲ 우리 겨레의 참스승님 남해 한용운 스님 * 사날놈: 권세, 권병을 잡은 놈이나 등에 업은 놈 * 어중이: 넘고쳐서 쓸모없는 사람 만해 한용운 스님은 온 생애가 참조선 사람이요 참부처님 귀의자요 애국자요 독립운동가요 근대 시인이시다. 그것은 조선독립의서, 시집 님의침묵, 조선불교유신론,조선독립선언문따위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광복을 못 보시고 입적하신 것이 아쉽다. 우리도 그이와 같이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 조선총독부와 마주하기 싫어 한용운 스님이 북향으로 지은 성북동 심우장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긴 낮 (夏至) 여름이 끝닿아 첫가을 숨소리니 누에는 깁 걸쳐 줄곧나방 꿈을 꾸고 꿈결서 아씨 몸내를 못 잊는 사나이 * 깁: 명주실로 바탕을 좀 거칠게 짠 비단 ▲ 하일차담(여름날 차와 이야기), 그림 운곡 강장원 한국화가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 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손말틀 (일본) 090-8147-7689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붓 꽃 아가씨 머리에 이뻐 꽂힌 붓꽃송이 사나이 허리엔 싸움칼 찼으니 겨레꿈 좋게 돋구는 두 젊은이 곱게 피네 * 붓꽃 : 창포꽃 우리 겨레 단오 풍속에 보면 아가씨는 머리에 붓꽃을 예쁘게 꽂고 사내는 나라를 지키는 마음으로 허리에 칼을 찼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 아가씨는 아가씨답게 사내는 사내답게 단오풍속을 지낸다면 어찌 좋지 않겠는가? ▲ 단오 때 아가씨들이 머리에 꽂았다는 붓꽃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 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손말틀 (일본) 090-8147-7689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반 딧 불 무엇을 밝히자고 달토록 노니는가 난다면 낮에 날지 무엇 좋아 밤이냐 너두야 즈믄 해달을 아껴 살자 그렇구나 * 달토록 : 달아지도록 * 즈믄해: 천년 반딧불은 짧은 삶이지만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힌다. 미물이지만 반딧불의 삶에서 우리 사람들은 배울 것이 없겠는가? ▲ 무주반딧불축제 상징 그림 또리와 아로?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 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손말틀 (일본) 090-8147-7689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보 릿 가 을 첫여름에 가을이니 보리 옷곳 그윽하고 새끼 품은 제비는 바쁘기만 하는구나 논에는 갓 심은 모이 하늘 뚫듯 솟았네 * 보릿가을: 맥추 * 옷곳: 향기 * 모이: 모가 ▲ 보리 옷곳(향기) 그윽한 들판(사진작가 공영춘 제공) 재일본 한국문인협회 회장 김리박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까 치 아침에 울어 대니 반가운 손님일까 가웃 여름 가람은 남은 봄내 얹어 내려 잘 가라 배웅해 주는 까치가 사랑답네 * 가웃 : 반 쪼가리, 가운데, 반 쯤, 중간 쯤 * 가웃 여름 : 5월, 중하 까치는 반가운 새다. 까치 가운데서도 우리나라 까치는 특종이다. 까치는 길조이고 칠석날에 견우와 직녀를 위해서 미래내(은하수)에 무리지어 다리가 돼 주는 것도 까치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까마귀는 많아도 까치는 찾아보기 힘들다. 돌아가신 우리 어머님은 우에노 동물원에서 팬더(흑표범)를 보신 뒤부터는 웃으시면서 까치는 '하늘 팬더'라고 말하시곤 하셨다. 요즘 일본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삶몬(동물) 가운데 하나가 팬더(흑표범)인 것을 빗대서 한 말이다. ▲ 까치호랑이(작가 모름, 호암미술관), 까치는 호랑이를 조롱할 수 있는 영물로 보았다.
철 쭉 꽃 봄이면 내 마음 철쭉꽃 바다이고 등에는 날개 돋아 하늘을 올려 주니 에루화 내 믿고장은 그렇게도 아름답네 * 믿고장 : 고향, 관향 ▲ 남원 봉화산의 불타는 철쭉 재일본 한국문인협회 회장 김리박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어린이날 먼 뒷날의 어른들서 믿음 받은 우리이니 참되게 가르쳐서 나라 일꾼 키워내고 하나 된 울 믿나라를 길이길이 넘겨주자 * 울 : 우리 * 믿나라 : 조국, 본국, 고국, 우리나라 어린이라는 낱말은 소파 방정환 선생이 지은 말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말은 참으로 뜻이 바르고 밝고 울림 좋은 말이다. 어린이는 스스로의 자식일 뿐 아니라 미래사회가 우리들에게 잘 키우고 잘 지켜 달라고 믿어 맡겨 준, 새끼가 아니라 어린 사람이다. 따라서 굶기지 않고 추위를 덜어 주는 옷을 입히고 잘 배우도록 제일 좋은 것들을 건네주어야 한다. 그러니 어린이날은 국민이 다 같이 경축하고 새삼 잘 키우겠다고 다짐하는 날이기도 하다. ▲ 어린이날을 처음 만든 색동회 방정환 선생과 선생이 나신 곳 표지석 재일본 한국문인협회 회장 김리박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첫 번개 봄은 왔네 얼음 깨니 새싹들 돋아나고 먼데서 들려오는 첫 번개 반갑구나 춤추자 젊은이들아 두 팔 벌려 받아내자 봄철에 첫 번개가 치면 풍작이 이루어진다고 믿었었다. 뜻을 모르면 겁이 나지만 좋이 생각하면 첫 번개는 고마운 것이니 춤추면서 맘 달래면 좋을 것이다. ▲ 봄철에 첫번개가 치면 풍년이 든다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