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 이윤옥 기자]뭔가 뜻밖의 일에 너무 놀랄 때 사용하는 표현으로, '아연실색하다'와 '아연질색하다'라는 표현이 모두 쓰이고 있는데, 이 중에서 맞는 표현은 '아연실색(啞然失色)하다'입니다. '아연실색'은 뜻밖의 일에 얼굴빛이 변할 정도로 놀란다는 것으로, 여기서 '실색'이란 말의 '실(失)'은 잃어버린다는 뜻이고, '색(色)'은 얼굴빛을 뜻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것을 '아연질색하다'라고 하는 분들이 상당히 계십니다. 어떤 사람이나 물건 또는 일을 몹시 싫어할 때 'OO는 질색(窒塞)이야.' 이렇게 말할 때가 있는데, 아마도 이것을 연상해서 '아연질색'이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만, 이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월간 교육평론- 아연실색의 예문을 찾다보니 아연실색이냐 아연질색이냐를 놓고 설명하는 글은 있어도 아연실색의 유래를 설명하는 글은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아연실색(啞然失色) : 뜻밖의 일에 얼굴빛이 변할 정도로 놀람. 크게 놀람으로 순화하라.고만 할 뿐 순화해야 할 까닭을 밝히지 않는다. 무슨 곡절이 있는 말일까? 혹시 일본말이라서? 그렇다. 관보 제13,269호(96.3.23)에 보면 일본말로 규
[그린경제 =이윤옥 기자] 너는 누구냐 나는 누구냐 이 땅에 태어난 우리모두 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야(중략) 우리 몸엔 우리건데 남의 것을 왜 찾느냐 고추장에 된장 김치에 깍두기 잊지 마라 잊지마 너와 나는 한국인 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야. -신토불이/배일호- 가수 배일호의 대표곡은 누가 뭐래도 ‘신토불이’다. 그는 90년대 초에 KBS TV ‘6시 내고향’ 프로 촬영차 농촌을 방문했을 때 동네 어귀에 걸린 ‘신토불이’ 안내판을 보고 이거다 싶어 서울로 올라와 작사자· 작곡자를 찾아다니며 ‘신토불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우리 땅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좋다’라는 뜻의 제목과 “너는 누구냐 나는 누구냐, 이 땅에 태어난 우리 모두 신토불이”를 외친 노랫말은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마침 그때는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 한참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던 때로 ‘우리 농산물 애용운동’ 붐과 맞물려 그의 ‘신토불이’는 대박을 터뜨렸다. 신토불이 덕에 가수 생활에 꽃이 피었고, 2006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고향 논산에는 ‘신토불이’ 노래비까지 세워졌으니 가수 배일호만큼 ‘신토불이’ 덕을
[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대한양돈협회(회장 이병모)는 지난 10월 15일 대전 유성 계룡스파텔에서 2010 아름다운 돼지농장돼지사진 콘테스트 시상식을 개최했다. (중략) 양돈협회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우수한 돼지사진들이 다수 선정됨에 따라, 소비자에게 친환경적인 양돈산업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양돈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양돈협회 누리집- 한층 업그레이드 된 우수한 돼지라는 표현이 재미나다. 아무리 우수하고 업그레드되었다 해도 궁극적으로는 인간에게 잡혀먹는 게 돼지들의 숙명임에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양돈, 양계 라는 말을 흔히 들어온 우리는 양우(養牛)와 양마(養馬)에 대해서는 다소 생소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선시대에는 이미 양계, 양돈, 양우, 양마가 한창이었음을 숱한 기록들이 증명하고 있다. 먼저 양마(養馬)의 기록을 보자. 세종실록 32권, 8년(1426)에 사복시에도 항상 말을 기르게 하되, 겨울에 3백 필, 여름에 2백 필을 기르게 하다. (自今司僕寺常養馬, 冬節則三百匹, 夏節則二百匹)라는 기록이 보인다. 이어서 양우(養牛)의 경우는 정종실록 3권, 2년(1400)에 보면 헌사(憲司
[그린경제 = 이윤옥 기자] 점 빼러 다닌다는 아줌마를 통해 얼굴 공사(?)를 했습니다. 아... 생각보다 아프더군요.. 납땜하는 거 같은 기계로 제 얼굴의 잡티를 하나하나 태워주셨는데 눈가와 이마는 다른 곳보다 많이 아팠습니다. ㅠㅠ 그래도 남자라고 참았는데 돈도 싸게 먹히고 좋지 않냐고 속으로 자위하면서.. (병원에서는 20만원 정도인데 야매는 확실히 싸더군요.. 3만원... ㅋㅋ -다음- 남자가 야매로 점을 뺐나 보다. 정상이면 20만 원 하는 것을 야매로 3만 원에 시술 받아 흡족하다 했다. 싸긴 정말 엄청 싸다. 6배나 싸니 야매가 판을 칠만도 하다. 야매라는 말은 예전에 어머니가 자주 쓰시던 말이다. 동네 미장원에서 정식으로 빠마 할 돈이 없던 시절 우리 집에는 야매 미용사가 드나들었다. 어머니가 빠마 하는 날이면 동네 아줌마들이 무슨 잔치라도 벌어진 양 하나 둘 모여 툇마루를 채우고도 모자라 안방과 건넌방까지 밀고 들어오는 바람에 어린 우리는 밖으로 밀려났던 기억이 새롭다. ▲ 일본 성형외과의 얼굴 어림셈(견적) 광고, 특히 주름 1센티당 10,5000엔(한화1,183,000원)이란 말이 흥미롭다. 지금도 썩 좋은 냄새가 나지 않는 비릿한 화
[그린경제 = 이윤옥문화전문기자] 1958년 4월29일 동아일보 기사에는 기일 내에 귀대 못한 두 군인 기합 겁내 자살 이란 기사가 보인다. 사연인즉슨 부대에서 서울로 물자 구입을 위해 파견한 김 아무개 이등병과 이 아무개 이등병은 부대에서 돌아오라는 날짜를 넘겼다. 구매물건을 사지 못해서였는지 어떤지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지만 두 군인은 서대문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45구경 권총으로 김 이등병이 동료를 쏘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이다. 기사에는 귀대일자가 25일로 되어있으니 아마도 이등병인 두 사람은 구매할 물자를 구입하지 못해 방방 뛰다가 그만 날짜를 넘겼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병장쯤 되었다면 그냥 귀대하여 구매하려는 물자가 없다고 둘러 댈 수 있을지 모르나 이들은 이등병이었다. 혹시 어떻게든 구해보려고 하다가 날짜를 어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기사에는 자세한 말이 없다. 기합이란 말은 군인사회 뿐 아니라 초중고에서도 흔히 쓰인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기합 주었다가 동영상으로 찍혀 구설수에 오르거나 기합이 지나쳐 폭력으로 낙인찍히는 경우도 꽤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기합(氣合)풀이를 보면, 「1」어떤 특별한 힘을 내기 위한 정신과 힘의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1962년 3월 2일자 동아일보에는 재미난 기사가 하나있다. 사연인즉슨 52살의 이차손이라는 남자가 아르헨티나 이민 20년 만에 자수성가하여 부자가 되었으나 부인인 아르헨티나 여성과 사별하게 되자 동아일보에 고국의 참한 여성을 신부로 맞이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 편지를 기사로 내보내기가 무섭게 전국의 기라성 같은 여성들이 구혼을 해왔는데 무료 93명의 여성이 응모했다고 한다. 처녀부터 유부녀도 있었으며 동기로는 외로워서, 일거리가 없어서, 외국생활이 좋아보여서.. 등등으로 소개하고 있다. 위 신문 기사에 기라성 같은 여성들이 구혼에 응모했다는 말이 있는데 흔히 듣고 쓰는 말 기라성은무슨 뜻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기라성(綺羅星):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이라는 뜻으로, 신분이 높거나 권력이나 명예 따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빛나는 별로 순화 하라고만 되어 있다. ▲ 1962.3.26 동아일보에 공개구혼장을 낸 기사 그렇다면 국어사전에서 순화하라고 한 빛나는 별이라는 말을 넣어위 예문의 동아일보 기사를 바꿔보자. 빛나는 별과 같은 여성들이 구혼에 응했다라고 하면 어울릴 말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빠른 품절을 보였던 흘림 방지 이중 스트로우컵 입고 완료되었습니다. 빨리 주문 안하면 이번에도 품절되지 싶어요. -다음- 매우 좋은 컵인가 보다. 품절이 예상되니 빨리 주문하란다. 군중심리를 이용하면 더 잘 팔릴 것 같다. 광고문과 함께 나와 있는 사진을 보니 미국 갓난아이가 우유병처럼 생긴 컵을 빨고 있다. 컵인지 우유병인지 알 수 없는 데 이것이 스트로우컵이란다. 요즘 엄마들은 인터넷 시대를 살아서 그런지 미국 또는 일본에서 유행하는 물건이라면 즉각 사들이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이런 심리를 잘 공략하여 잽싸게 물건을 들여다 팔면 단단히 한 몫 볼 듯싶다. 이때의 상술은 다른 거 필요 없다. 품절예상만 써놓으면 된다. 그럼 품절의 표준국어대사전 풀이를 보자. 품절(品切) : 물건이 다 팔리고 없음. 동남, 동이 남, 물건 없음, 없음으로 순화. ≒절품01(切品). 국어사전에서는 무턱대고 동이 남으로 고쳐 쓰란다. 고쳐 써야 할 이유를 밝히지 않고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일본말이다.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林≫을 보면, しなぎれ【品切れ】 :商品がすっかり売れて在庫がなくなること라고 돼 있다. 번역하면, 시나기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정보통신케이블 TV 요금도 내년부터 익월납부제 내년부터는 케이블TV 요금도 전기나 통신요금처럼 시청한 다음 달에 요금을 내도록 제도가 바뀐다. 또 지역 케이블TV 방송사업자(SO)마다 서로 다르게 책정된 저소득층장애인에 대한 요금할인율도 동일 비율로 조정된다. -파이낸셜뉴스 2009.4.16 - 월말이 되면 각종 세금이 봇물이다. 관리비 등은 이번 달에 쓴 것을 이번 달에 내지만 수도요금은 이번 달에 쓰면 다음 달에 내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정보통신케이블 TV 요금도 이제는 익월납부제란다. 위 기사에서 재미난 표현은 제목은 익월인데 기사내용은 다음 달이다. 익월은 문화체육부의 국어순화용어자료집(1997)에서 일본어투 생활 용어라고 분류해두었지만 이 말은 일본 말이 아니다. 익월과 익일은 조선초기인 1395년에도 쓰던 말이다. 먼저 익월의 예를 보자. ▲ ≪태조실록≫에 보면, 8권 4년 (1395) 8월 28일 기록, 익일(翌日, 붉은 줄)이 보인다. ≪인조실록≫12권, 4년(1626) 3월 21일 기록에삼가 생각건대 우리 성상께서 대통(大統)을 이은 지 4년째 되는 병인년 1월 14일 무오에 계운궁의 병세가 악화되어 경덕궁 회상
[그린경제=이윤옥문화전문기자]가실 때, 정로환 한 병을 가방에 넣어드렸다 /멀리서 손주딸 살림을 들여다보러 온 처할머니가 /선 채로 똥을 지렸다 /다리를 타고 내린 덩어리 하나가 /바닥에 멈추어 섰다/ 아내는 얼른 달려가 휴지로 그걸 훔쳐내었다/ 바지를 벗기고 노구를 씻겼다 /(중략) /가실 때,정로환 다섯 알을 내가 먼저 꺼내 먹고 /가방에 넣어드렸다. 위는윤성학의 정로환( 창작과비평,2004. 여름호)이란 글이다. 어떤 사람은 정로환을 시로 쓰고, 어떤 사람은 야밤에 라면 먹고 탈 난 속을 정로환 을 먹고 다스렸다 하고. 그야말로 인터넷에는 정로환 예찬이 줄줄이 사탕이다. ▲ 정복할 정자를 써서 지금도 정로환을 만들고 있는 일본의 일부 회사 일본말로는 세이로간(正露丸)인 정로환)은 복통, 설사, 소화불량, 식중독, 물갈이 배탈 따위에 잘 듣는다고 하는 약이다. 한국에서 파는 정로환은 예전엔 환약이라 해서 까만 콩장같이 생긴 것밖에 없었는데 요즈음은 분홍빛 당의정을 입힌 것이 등장해서 먹기가 수월하다. 옛것을 고집하는 사람들 탓인지 지금도 예전 모양의 환약과 당의정 두 가지가 판매되고 있는데 옛날식 환약은 한약 특유의 냄새가 나서 좀 꺼려지지만 오히려
[그린경제 = 이윤옥문화전문기자]내 어릴 적 겨울은 도꾸리셔츠를 빼 놓을 수 없습니다. 그땐 도꾸리세타(스웨터)라고 많이 했지요. 지금처럼 교복 위에 멋진 코트를 입을 수 없던 시절 내복 위에 까실까실한 털로 짠 도꾸리세타를 입고 그 위에 교복을 입는 게 전부였지요. 따뜻하기는 했지만 겨울 칼바람을 막기는 역부족이었고 무엇보다 까칠한 실로 뜬 탓에 목이 언제나 가려웠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네이버- 도꾸리셔츠 보다는 도꾸리세타 또는 그냥 줄여서 도꾸리로 썼던 기억이 난다. 까칠까칠한 싸구려 털실의 도꾸리세타를 입은 경험이 있으니 글쓴이도 이제 구시대 인물인가 보다. 목도리도 흔치 않던 시절 도꾸리세타는 최고 방한제품이었다. 춥고 가난했던 시절은 바람조차 차고 매서웠다. 지금 겨울바람은 바람도 아니다. 춥다 해도 제대로 된 털목도리 하나 없던 시절에 견주랴. 목도리를 멋으로 쓰는 지금 아이들 옷장에는 색색 깔의 목도리가 몇 장씩 걸려 있고 이 목도리들은 주인님들이 한번쯤 골라 목에 걸어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격세지감도 이런 격세지감이 없다. 그때 도꾸리라 부르던 옷을 요즘엔 뭐라고 부를까 싶어 인터넷 옷 파는 곳을 뒤져보니 목티 또는 목폴라가 압권이다.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