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소장 황인호)는 부여군(군수 박정현)과 함께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부여 쌍북리 일대에서 ‘부여 관북리유적 18차 유구분포조사’를 하였다. 조사 결과, 쌍북리가 관북리와 더불어 백제 사비기의 핵심 지역이었음을 보여주는 성토층과 함께, 덜 관련 유물들이 확인되어 이 지역에 백제 사비기의 절이 있었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이번 유구분포조사에서는 ▲ 부소산 끝자락과 연접한 3-1구역(30,523㎡) 북쪽에서 풍화된 암반층 위에 인위적으로 약 1m 높이로 흙을 켜켜이 쌓은 성토층을 확인하였다. 당시 왕궁과 같이 중요 건물을 축조할 때 사용된 전형적인 백제의 수평성토 판축기법이 적용된 것으로, 이 일대에 중요 건축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이다. 그동안 부여에서 이와 같은 수평성토 기법이 적용된 사례는 부여 관북리유적과 부소산성이 대표적이다. * 수평성토 : 지표면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흙을 일정한 높이로 고르게 쌓는 방식 * 판축기법 : 나무틀을 만들어 그 안에 흙을 여러 차례에 걸쳐 단단하게 다져 쌓는 공법 이와 함께, ▲ 조사지역 남쪽과 부여여자고등학교 동편에서는 불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정읍시립박물관(시장 이학수)과 공동주관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주최하는 ‘국보순회전: 모두가 함께하는 180일의 여정 <푸른 빛에 담긴 품위와 권위, 왕실 청화백자>’를 연다. 전시는 오는 9월 2일부터 12월 7일까지 정읍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국보순회전은 수도권과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국보급 유물들을 전국 곳곳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이번 순회전은 지역 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문화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읍시립박물관 전시에서는 조선 왕실이 사용한 화려하면서도 단정한 18~19세기 청화백자를 통해 왕실의 위엄과 미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전북 지역에서 보물급 청화백자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 전시에서는 조선 왕실의 격조 높은 예술성과 뛰어난 공예 기술을 보여주는 왕실 청화백자 5점을 선보인다. 조선시대 청화백자는 1,300도의 고온에서 구운 단단한 백자를 코발트 물감으로 정교하게 장식한 도자기로, 왕실의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서울 시민이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제11회 서울시민연극제’가 오는 9월 1일(월) 금나래아트홀에서 개막한다. 서울연극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연극지부협의체와 금천연극협회가 주관하며, 서울특별시와 금천구청이 후원하는 이번 연극제는 오는 9월 1일부터 27일까지 금나래아트홀과 금천뮤지컬센터에서 진행된다. 개막식과 세미나를 시작으로 금천뮤지컬센터에서 열리는 경연대회, 금나래아트홀에서 열리는 폐막식 및 네트워킹 간담회 등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개막일에는 서울시민연극제의 가치와 발전 방향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려, 축제의 의미를 심화하고 시민연극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다. 세미나는 성결대학교 이신영 교수가 사회를 맡고, 네 가지 발제로 진행된다. -발제 1: 모든 이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모드니 예술’ – 오세곤(전 한국문화예술교육학회 회장) -발제 2: 서울시민연극제의 역사와 현황 – 김도형(서울연극협회 부회장) -발제 3: 민·관과 함께 성장·발전하는 축제 사례 – 진재용(한국연극예술학회 문화예술기획단장) -발제 4: 예술인과 시민 모두가 행복한 시민연극제 활성화 방안 – 김덕구(중랑문화재단 대표이사) 각 발제가 끝난 뒤에는 송미숙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겸 단장 김종덕)은 <사자(死者)의 서(書)>를 9월 17일(수)부터 9월 20일(토)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2024년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지적이고 감각적인 춤의 경전‘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매진을 기록했던 작품이다. 관객의 꾸준한 재공연 요청에 힘입어 2025-2026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의 첫 공연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사자의 서>는 티베트 불교 경전 《티베트 사자의 서》에서 영감을 받아, 망자가 죽음 이후 49일 동안 겪는 내세의 여정을 강렬한 춤과 에너지로 그려낸 작품이다. 안무는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김종덕이 맡았으며, 삶과 죽음,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무대 미학으로 풀어낸다. 작품은 모두 3장으로 구성돼 죽음 뒤 망자가 겪는 49일의 여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1장 ‘의식의 바다’는 죽음을 애도하는 제의로 시작, 저승사자가 등장해 망자를 사후세계로 인도한다. 죽음의 강을 건너며 춤추는 망자의 독무와 죽음을 애도하는 살아있는 자들의 군무로 강렬한 대비를 보여준다. 2장은 ‘상념의 바다’로, 망자의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내국인 귀화자, 내국인 이민자 2세와 외국인 인구를 합친 이주배경인구가 전체 인구의 5%를 넘으면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분류한다. 2023년 우리나라의 이주배경인구는 전체 인구의 4.89%, 인구수로는 250만 7,584명으로 집계되었다. 이 같은 수치는 한국 사회가 본격적인 다문화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에 금천연극협회(회장 박우열)는 ‘금천구 개청 30돌’에 발맞춰 시민과 함께하는 다문화축제 한마당 ‘제1회 금천, 다문화를 품다’를 8월 30일 31일 이틀간 금천뮤지컬센터에서 연다. 이 축제는 서울특별시 민간축제지원사업으로 열린다. 8월 30일 ‘다문화사회 세미나’를 시작으로 개막식과 연극 공연 등 알차고 다양하게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시민과 함께하는 다문화사회’를 주제로 하여 우리 사회가 다문화인을 이해하고, 소통하고, 함께 마주할 수 있는 사회, 더 나아가 세계시민(global citizen)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 축제에서 선보이는 연극공연 2편이다. 이 공연들은 전문 극단과 배우, 시민과 다문화인들이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혁명가 김옥균을 제거하려는 조선 정부의 노력은 집요하고 절박했다. 그만큼 김옥균이 그가 처한 위험은 가팔랐다. 이번 글에서는 그 대목의 첫머리를 들추어 보려 한다. 1884년 12월 초 혁명에 실패한 김옥균 일행은 제물포(인천)로 황망히 몸을 피한다. 항구엔 치도세마루라는 일본 여객선이 정박해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일본배. 천신만고 끝에 배에 도착했지만, 동행한 일본인들이 김옥균 일행의 승선을 가로막는다. 당장에라도 조선의 체포조가 들이닥칠지 모른다. 피가 마르는 상황이다. 그 순간 구원의 손길을 뻗힌 이는 일본배의 선장 쓰지 쇼사부로. 김옥균 일행을 밤중에 몰래 승선시켜 선창에 숨겨 준 것이다. 다음날 12월 9일 영의정 심순택의 지시로 묄렌도르프(독일인으로 외교부 차관격이었지만, 실제로는 전반적인 외교업무를 관장)가 이끄는 조선군이 제물포항에 들이닥친다. 묄렌도르프는 일본 공사 다께조에게 반역자들을 당장 넘겨달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다께조에는 김옥균과 한양에서 같이 도망하여 승선해 있는 상태다. 말하자면 구명선을 같이 탄 처지다. 김옥균 일행은 설마 다케조에가 자신들을 조선군에게 넘겨주리라고는 상상하지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상대를 믿는다는 한마디가 사람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세종 14년(1432)에 황희가 나이가 많아 사직을 요청했을 때 세종이 하신 말씀이다. (황희가 고령을 이유로 사직하자 허락하지 않다) 영의정 황희가 사직(辭職)하여 말하기를, "엎드려 생각하건대, 잘못 태종께서 선택하여 후히 대우해 주신 은혜를 입어 여러 어진 이들과 섞이어 벼슬에 나아갈 수 있었으나, 수년 동안 죄를 마음으로 달게 받으면서 궁촌(窮村)에서 몸을 보전하고 있었더니, 하루아침에 착한 임금의 세상에 다시 거두어 쓰실 줄 어찌 생각이나 하였겠습니까. 그래서 그대로 우물쭈물하며 지금에 이르도록 애써서 관직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귀는 멀고 눈도 또한 어두워서 듣고 살피는 일이 어려우며, 허리는 아프고 다리는 부자유하여 걸음을 걸으면 곧 쓰러집니다. 더군다나 신은 올해의 생일로 이미 만 70살이 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신의 나이가 노쇠에 이른 것을 가엾게 여기시며, 신의 정성이 깊은 충정에서 나온 것을 살피시고, 유음(兪音)을 내리시어 직위에서 물러나게 허락하소서...."라고 하였으나, 윤허(允許)하지 아니하고, 비답(批答)하기를, "어려운 것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수형자카드)에 남아있는 독립운동가들의 흑백사진을 보고 있을라치면 울컥 목이 메인다. 일제침략이 없었더라면 감옥에 갇혀 굴곡진 삶을 살아갈 까닭이 없었던 선열들의 인생노정은 그래서 더욱 가슴아프고 애절하기 조차하다. 통탄스러운 일은 온몸으로 독립운동을 하다 감옥살이를 했지만 아직도 이분들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사실이다. 필자 역시 아침부터 밤까지 미서훈자들의 발굴 작업에 매달리면서 매순간 '미서훈자들포상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현실의 벽'에 아득함을 느낀다. 올해는 일제 침략의 쇠사슬에서 벗어나 조국의 빛을 찾은지 80돌이 되는 해로 나라 안팎에서 크고 작은 행사들이 즐비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은 '독립운동가 미서훈자를 발굴하는 작업' 만큼 값어치가 있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제(27) 낮 2시, 서울시청 3층 회의실에서는 조촐하지만 아주 의미깊은 행사가 있었다. 바로 미서훈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여 이들을 세상에 알리는 행사였다. 행사 이름은 ‘제14차 독립유공자 230명 포상신청설명회’로 광복회(회장 이종찬)ㆍ국립인천대학교(총장 이인재)ㆍ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가 공동주최였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오는 9월 2일부터 7일까지 창덕궁 낙선재(서울 종로구)에서 「낙선재유(遊)_이음의 합」을 주제로 한 전통 예술작품들을 선보이는‘제3회 K-헤리티지 아트전’을 연다. * 운영시간: 9.2.(화)~9.7.(일) 09:00~17:30 전시에는 무형유산 전승자를 비롯한 전통 장인과 현대 작가 51명이 참여해 달항아리, 자수 병풍, 누비옷, 청자 등 전통예술과 현대적 해석이 어우러진 작품 140여 점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작품을 통해 세대를 잇는 문화적 가치와 ‘융합’의 의미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와 국가유산형 예비사회적기업인 세이버스코리아ㆍ(재)한국헤리티지문화재단이 주관하고 빙그레가 후원하는 민ㆍ관 협력 행사로, 무형유산 작품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이해를 확산하는 동시에 창덕궁을 방문하는 나라 안팎 관람객들에게 궁궐의 정취 속에서 한국 전통문화와 현대예술의 조화를 감상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시 기간 창덕궁을 방문하는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창덕궁 입장료 별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작품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를 돕기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과 함께 오는 9월, 11일부터 23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2025 한국무형유산주간(Korea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Week 2025)> 전통문화행사를 연다. <한국무형유산주간>은 한국의 무형유산과 전통문화를 특정 기간 나라 밖에 집중해서 소개하는 행사로, 그동안 벨기에,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 여러 나라에서 열려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올해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전시와 공연, 체험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한국 문화를 알릴 예정이다. ■ ‘김씨 부인’의 하루로 꾸민 한국의 전통공예 ‘Once Upon a Day of Lady Kim with K-craft(한국 여성의 어느 하루)’ 전시가 9월 1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9월 23일까지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Distillery District) 내 알타 갤러리(Arta Gallery)에서 열린다. 전시는 가상의 인물 ‘김씨 부인’의 시선으로 한국의 규방문화와 전통공예를 소개하며 여성의 삶과 지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의 전통한복, 입사장 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