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연말연시 풍경으로 한국인에게 낯선 게 있는데 바로 복주머니(福袋, 후쿠부쿠로) 풍습이다. 커다란 쇼핑 가방 속에 들어 있는 물건들은 옷, 신발, 속옷, 액세서리, 장난감, 과자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문제는 이 가방 속에 들어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확실치 않는데도 사람들이 산다는 것이다. 예컨대 의류가 들어 있다면 사이즈나 색상 디자인을 알 수 없는데도 날개 돋친 듯이 팔리는 게 신기하다. 실제로 내가 아는 지인의 딸은 정초에 커다란 복주머니 가방을 여러 개 사들고 낑낑 거리며 집에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정초에 백화점에서 파는 복주머니는 대개 젊은 10대나 20대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사지만 더러는 중년들도 있다. 새해를 코앞에 둔 지금쯤 슬슬 일본의 상점가는 정초에 팔 복주머니 만들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복주머니 내용물도 옷이나 액세서리를 벗어나 여행 상품권, 맨션아파트, 자동차, 운전교습소 수강권, 맞선 대상 등 기발한 품목이 ‘복주머니’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사행성을 조작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복주머
안녕하세요,저는 우리의 도자기 공부를 하다가 우연히 이분을 알게되어 그분에 대한 책을 감명깊게 읽고 영화도 보았습니다. 참으로 감격적이고 이런 일본분도 계시구나하는 생각도 들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 ■ [이윤옥] 조선을 사랑한 아사카와다쿠미의 삶을 그린 영화"백자의 사람"을 보고... (2012-07-02 09:17) 개봉된다면 가족들과 한번 가서 보셔도 좋을 영화입니다.(7월12일개봉) 남을 이해하고 역사를 이해하는 일은 우리 삶의 가장 큰 중심에 둘 일이라고 봅니다. 바쁠수록.................. 아래 글은 인터넷신문 대자보 2012년 7월 2일자 기고문입니다. ------------------------------------------------------- 조선의 흙이 된 일본인을 아십니까? [시사회] 조선을 사랑한 아사카와다쿠미의 삶을 그린 영화 “백자의 사람” 이윤옥 조선을 사랑한 아사카와다쿠미(浅川巧, 1891.1.15-1931.4.2)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농상공부산림과(朝鮮総督府農商工部山林課)에 직원으로 고용되어 24살 때인 1914년
“도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 해넘이국수)를 먹는 풍습은 전국 각지에서 볼 수 있으며 지역 특색을 살린 다양한 국수가 선보이고 있다. 해마다 12월 31일에 해넘이국수를 먹는 사람들은 57.6%에 달하며 이러한 풍습은 일본의 문화로 깊이 정착되어 있다.” 네트리서치 DIMSDRIVE에서 “연말연시를 보내는 방법”을 설문조사한 결과(조사기간 2010년12월28일~2011년1월13일) 해넘이국수를 먹는다는 사람은 57.6%였으나 젊은 층은 거의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슬슬 일본 주부들은 12월 31일 밤에 가족과 함께 식탁에 둘러 앉아 먹을 메밀국수를 장만 하느라 분주할 것이다. 메밀국수 판매의 최대 대목인 요즈음 일본의 상점이나 백화점, 인터넷 통신판매처에서는 쇄도하는 메밀국수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올릴 시간이기도 하다. 올해로 250년째 메밀국수를 만드는 나가노현(長野縣)의 고즈마야(小妻屋)의 누리집(홈페이지)에는 “12월 28일에 한정해서 판다”는 안내문을 큼지막하게 써놓고 있는데 미리 주문을 받아서 당일 날 일제히 발송한다고 하니 이 가게의 해넘이국수 값은 대관절 얼마나 될까? 오래된 가게답게 메밀국수 5~6인분은 송료포함 3,500엔(44
“어제 백악관 앞에서 내셔널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이 있었는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행사에 참석해 골치 아픈 정치, 외교 문제를 잠시 잊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겼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올해로 8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거대한 트리는 1923년 캘빈 쿨리지 당시 대통령이 시작한 이래 미국의 전통이 되었다고 한다. 서양에서 시작된 성탄트리는 한국에도 뿌리(?)를 내린 듯 호텔이나 크고 작은 건물은 물론 서울거리 곳곳에 어김없이 그 찬란한 트리가 등장했다. 서양의 성탄트리를 연상 시키는 장식물이 일본에도 있는데 보통 연말연시에 집 대문이나 회사, 상점, 관청의 건물 입구 등에 매달아 두는 장식물로 외국인들의 사진기 세례를 받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시메카자리(注連飾り)를 들 수 있는데 12월 25일에서 28일 사이에 대문에 매다는 장식물로 시메카자리의 재료는 요즘처럼 수확을 하고난 지푸라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원래는 수확 전의 파릇파릇한 벼이삭을 베어 말려 사용했었다. 이러한 장식을 하는 까닭은 농사의 신(稻作信仰)을 받드는 의식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는 풍년을 기원하고 나쁜 액운을 멀리하려는 뜻으로 신도(神道)가 지향하는 바와 같다고
“일본인들은 11월만 되면 모두 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연하장을 쓴다.”고 일본에 있을 때 나는 친구에게 농담을 건넨 적이 있다.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백여 장 이상, 평범한 사람이라도 적게는 십여 통, 많게는 수십 통 씩 쓰는 일본인들을 보면서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 본 적이 있다. 대답이 재미나다. 그만 보내고 싶지만 상대가 보내니까 어쩔 수 없이 보내고 있다는 고백을 살짝 귀에 대고 하던 친구들 모습이 떠오른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있는 한국인들에게 “유소식이 희소식”인 일본인들의 연하장 풍습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연하장을 주고받지만 본인의 글씨가 아닌 규격화된 연하장을 보내거나 대필을 시킨 듯한 연하장은 별로 인기가 없다. 일본인들의 연하장은 반드시 자신의 빛깔로 자신의 향기를 담아 보낸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연하장은 대개 연하엽서를 이용하는데 판에 박힌 우체국 엽서가 아닌 자신만의 독특한 엽서를 만들어 보내는 것이 일본 연하장의 묘미다. 자녀가 결혼을 했으면 결혼사진을, 아기가 태어나면 방긋 웃는 아기사진을, 파리여행을 했으면 에펠탑 아래서 찍은 사진 등을 엽서에 아로 새겨 마치 ‘저희는 한해를 이렇게 살았습니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포장마차 안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뎅(표준말 어묵) 한 그릇은 추운 몸을 녹이기에 그만이다. 겨울이 되면 필자는 일본에서 먹었던 오뎅이 생각난다. 고춧가루를 쓰지 않고 간장이나 소금 간을 해서 먹는 일본음식을 몇 끼니 먹어 본 사람은 누구나 한국의 매콤한 음식을 그리워한다. 닝닝했던 일본 음식 가운데 가장 맛나게 먹은 음식이 바로 이 오뎅이다. 한국에도 오뎅을 팔고 있는데 대개 포장마차 수준으로 맛이 천편일률적이지만 일본의 오뎅은 ‘오뎅정식’으로 꽤 괜찮은 식당에서도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와세다대학에서 만난 케이코 씨는 겨울만 되면 자신의 집으로 나를 불러 정성스런 오뎅 요리를 대접했는데 안타깝게도 몇 해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비교음식문화연구가인 아라이요시미(新井由己) 씨가 지은 《일본 전국 오뎅 이야기(日本全おでん物語)》에 따르면 오뎅의 출현은 무로마치시대(室町時代1336~1573)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의 뎅가쿠(田樂)를 궁녀들은 오뎅(御田)이라 불렀는데 뎅가쿠는 꼬치에 낀 야키뎅가쿠(燒き田樂)와 꼬치에 끼지 않고 끓여낸 니코미뎅가쿠(煮み田樂)두 가지였다. 그러나 오늘날
엊그제 11월 17일은 제73회 순국선열의 날로 전국 곳곳에서 나라를 위해 순국하신 분들을 기리는 행사를 가졌다고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했다. 이러한 국가 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하는 것이 있는데 “국민의례”가 그것이다. 국민의례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정의 하기를 “국민의례(國民儀禮): 공식적인 의식이나 행사에서 국민으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격식.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따위의 순서로 진행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말은 일본에서 유래 한 것으로 일본 위키피디어 사전에는 그 출전을 《영남판교회100년사,南坂100年史》로 밝히면서 “國民儀禮(こくみんぎれい)とは、日本基督團が定める儀禮樣式のことで、具體的には宮城遙拜、君が代齊唱, 神社參拜」である。” 곧 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국민의례란 일본기독교단이 정한 의례의식으로 구체적으로는 궁성요배, 기미가요제창, 신사참배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의 국민의례를 표준국어대사전이 그대로 베끼면서 스리슬쩍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으로 바꿔 놓은 것이다. 더 황당한 일은 필자가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에 질문한 국립국어원 쪽 답변이
[우리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일본요리는 눈으로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내가 볼 때는 일본과자도 그런 것 같다. 흔히 일본전통 과자를 화과자(和菓子, 와가시)라고 한다. 명치유신 이후 일본엔 과자를 비롯한 서양문물이 봇물처럼 밀려들어 왔는데 이때 들어온 과자를 양과자(洋菓子, 요가시)라고 부르고 일본 전통 과자를 화과자라 부르는 것이다. 우리로 치면 한과(韓菓)에 해당한다. 특히 다도(茶道)가 발달한 일본에서 화과자는 차를 대접하는 자리에 빼놓을 수 없는 과자이다. 화과자는 모양과 색이 다양하여 거의 예술작품에 가까운 과자도 수두룩하다. 대개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지만 설탕을 많이 써서 그런지 매우 달다. 설탕이 흔치 않던 시절에는 주로 감이나 화삼분(和三盆, 와삼봉)이라고 해서 사탕수수로 만든 정제되지 않은 흑설탕 덩어리를 사용했는데 특유한 향이 있어 지금도 고급 화과자의 재료로 사용된다. 화과자를 예술작품으로 생각해 여름엔 청량감을 느끼도록 과자를 투명하게 만들고 가을에는 단풍을 연상케 하는 등 화조풍월 모양 과자도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화과자 중에서 천년 수도였던 교토에서 만드는 과자를 경과자(京菓子, 쿄가시)라고 부르며 2~3백년 된 과자점도
일본에는 어린아이들의 돌이 없는 대신에 시치고상(七五三)이라는 풍습이 있다. 시치고상이란 11월 15일에 여자아이는 7살과 3살, 남자아이는 5살 되는 아이들을 축하 해주는 행사이다. 이러한 행사는 어린아이의 무사성장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빌어주는 풍습으로 기모노 차림의 아이들을 부모님이 데리고 신사에 참배한다. 신사에서 ‘시치고상’ 의식을 치른 아이들은 손에 ‘치토세아메(千歲飴)’를 하나씩 들고 있는데 이는 가늘고 길게 만든 사탕으로 장수를 비는 뜻이 있으며 학과 거북이, 소나무, 대나무, 매화 등이 그려진 봉투에 담아준다. 요즈음은 일본도 맞벌이 부부가 많아 꼭 11월 15일에 얽매이지 않고 토, 일요일이 낀 주말에 신사 참배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따라서 이 무렵 일본을 여행하게 되면 길거리 어딘가에서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바로 신사참배를 하러 신사에 가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이 날은 잘 차린 일본 전통옷을 입은 아이들과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가 손을 잡고 신사참배를 하러 나서는 정겨운 모습을 신사 경내나 시내
가을의 오오츠는 곳곳의 단풍으로 길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이다. 고구려 스님 혜자의 제자인 성덕태자가 지은 천년고찰 백제사(百濟寺, 滋賀 東近江市)는 일본의 이름난 단풍명소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다. 뿐만 아니라 오오츠 시내에 자리한 삼정사(三井寺)와 신라선신당(新羅善神堂)도 이제 슬슬 단풍으로 곱게 물들을 것이다. 오오츠의 유명한절 삼정사를 부흥시킨 사람은 지증대사 원진(円珍, 814-891)으로 그의 어머니는 신라계 홍법대사 공해(空海,774-835)의 조카딸이다. 오늘 이야기는 삼정사 이야기가 아니라 삼정사가 있는 오오츠에 살다간 고대 한국인들에 대한 유적지인 온돌터 이야기이다. 알다시피 일본의 방은 다다미라고 해서 우리네 돗자리 같이 풀로 엮은 방바닥을 사용하고 있으며 중국은 지역마다 다르긴 해도 일반적인 형태는 침대이다. 한·중·일 세 나라 가운데 한국의 난방형태는 온돌로 바닥을 돌로 데워 장시간 그 온도를 유지하는 형태이며 방안 전체가 따뜻해 세 나라의 난방법을 다 경험한 필자로서는 한국의 난방법이 탁월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과거 일본과 중국의 난방을 말하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