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3일) 저녁 5시, 안산에 있는 ‘갤러리SUN’에서는 아주 특별한 미술전시회 개막식이 있었다. <2025년 제23회 한일미술교류전(아래 ‘한일교류전’)> 행사로 한국과 일본 작가의 작품 76점이 선보였다. 올해로 23년째 이어지고 있는 한일교류전은 1차로(10.10-18) 일본 오사카한국문화원에서 열렸으며 이번 안산 전시회는 2차 전시회로 어제(3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전시장과 집이 멀어 일찌감치 출발한 덕에 5시 개막 30분 전에 도착하여 여유를 가지고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이번 전시작품은 한일 사이 중진급 작가들과 젊은 작가, 재일동포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유화, 수채화, 조각, 유리, 칠보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사실 이번 한일교류전 취재를 하게 된 계기는 2003년부터 한일교류전을 총감독해 온 재일동포 김석출(76) 화백의 방한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김석출 화백은 올해 광복 80년을 맞이하여 유관순 열사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고자 충남 천안에서 열린 <재일동포 김석출 화백 유관순 열사 그림 특별전시회>(9.17-23)를 열었고, 작품 32점을 유관순열사기념관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파란 그림종이 위에 누가 커다란 솜뭉치를 뜯어 둥실둥실 띄워 놓은 듯한 날이 있습니다.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포근해지고, 어릴 적 저 구름 위에 올라타 날아가 볼까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구름.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우리에게 가장 살갑고 익은 구름의 모습, 바로 '뭉게구름'입니다. '뭉게구름'은 그 이름 그대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이라는 뜻입니다. '뭉게뭉게'는 연기나 구름 같은 것들이 덩어리를 이루며 잇따라 피어오르는 모습을 그린 우리의 소리시늉말(의태어)이지요. 말집(사전)에서는 이 아름다운 구름을 어떻게 풀이하고 있을까요? 수직운의 하나. 뭉게뭉게 피어올라 윤곽이 확실하게 나타나는 구름으로, 밑은 평평하고 꼭대기는 솜을 쌓아 놓은 것처럼 뭉실뭉실한 모양이며 햇빛을 받으면 하얗게 빛난다. 무더운 여름에 상승 기류로 말미암아 보통 2km 높이에서 생기는데, 발달한 구름 꼭대기는 10km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며 비는 내리지 않는다. 기호는 Cu. 《표준국어대사전》 수직으로 발달한 구름의 한 종류. 윗면은 둥글고 밑은 거의 편평한 덩어리 모양이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 두 풀이를 모아보면, '뭉게구름'은 밑바닥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노비의 추쇄를 쇄관(刷官, 노비를 잡아 원 주인에게 돌려주는 벼슬아치)에게 맡기지 않고 영읍(營邑, 군영과 고을)에다 넘긴 것은 내가 즉위할 때 내린 법령이었다. 더구나 올해는 추쇄를 정한 연한이다. 조사하여 충당하고 면제할 때 전일의 쌓인 폐단과 고질적인 폐막을 한번 쇄신시키면 정말 좋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감사가 수령들에게 떠넘기고 수령들은 하리(하급 관리)들에게 일임하여 옛날처럼 가렴주구(苛斂誅求, 세금을 혹독하게 거두고, 재물을 강제로 빼앗음)를 하여 도리어 침해가 심해진다면, 나라에 법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위는 《정조실록》 22권, 정조 10년(1786년) 11월 3일 기록으로 ‘추쇄(推刷, 부역이나 병역을 기피여 도망친 노비를 잡아 원래의 주인이나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조선시대 노비들은 위 기록처럼 관리들의 가렴주구에 따라 모두 고된 노역이나 과중한 신공(身貢, 노역 대신에 납부하는 공물)의 부담이 심했던 모양입니다. 따라서 이를 벗어나기 위해 도망가는 사람이 많았고 이에 따라 나라에서는 ‘노비추쇄도감’을 설치해 추쇄사업을 벌였습니다. 지난 2010년 KBS2TV에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장(청장 허민)은 조선시대 불교 건축과 절 운영의 변화를 보여주는 「안동 광흥사 응진전(安東 廣興寺 應眞殿)」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하였다. 안동 광흥사는 남북국시대(통일신라) 때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특히 조선전기에 불경 간행이 활발히 이루어졌던 안동지역의 유서 깊은 절이다. 「안동 광흥사 응진전」은 창건연대가 명확하지 않으나, 망와*에 기록된 글을 통해 1647년(인조 25년) 기와 공사를 하였음을 알 수 있어, 그 이전인 조선 중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1827년과 1946년 절에 난 큰 불로 주불전이었던 대웅전을 비롯한 대부분의 전각이 불에 탔으나, 응진전은 중심 영역에서 벗어나 있어 화를 면한 뒤 사실상 광흥사의 중심 불전 기능을 수행하게 된 보기 드문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 망와: 지붕 마루 끝에 세우는 암막새 기와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이며, 지붕은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물 정면의 공포*는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배치한 다포 형식으로 화려하게 조성되었으며, 옆면과 뒷면은 기둥 위에만 공포를 두고, 꽃 무늬가 그려진 화반*으로 장식하여 정면을 강조하였다. * 공포: 기둥머리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현재 전하는 경수연도(장수 축하ㆍ기원 잔치인 경수연을 그린 그림) 가운데 유일한 원본인 「신중엄경수도첩」을 비롯해 「영산회상도」, 「범망경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 제10권하」, 「묘법연화경 권3」, 「구례 화엄사 동종」, 「고려 수월관음보살도」, 「‘영축사’명 영산회상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각각 지정 예고하였다. 고령신씨영성군파 문중에 전해오는 「신중엄경수도첩(申仲淹慶壽圖帖)」은 1601년 80살이 된 신중엄(申仲淹, 1522~1604년)의 아들 신식(申湜)과 신설(申渫)이 아버지의 장수를 축하하며 개최한 경수연을 기려 만든서화첩이다. 경수연은 1601년 12월 12일 처음 연 이래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열렸다. 이 잔치는 서대문 인동(仁洞)에 위치한 신중엄의 자택에서 열렸는데, 당대의 주요 관원과 명문장가, 명필가 등이 참석하였다. 신중엄경수도첩에는 맨 앞에 허목의 전서*체 글씨 <경수미정(慶壽眉鼎)>ㆍ<경수도첩(慶壽圖帖)>이 쓰여 있으며, 화공(畫工)에게 부탁해 그린 <경수연도(慶壽宴圖)>ㆍ<서문구모도(西門舊茅圖)>ㆍ<용산강정도(龍山江亭圖)>ㆍ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전통이 가장 ‘뜨거운 시대다. 2025년 10월 기준 국립중앙박물관은 연간 누적 방문객 5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대비 70% 이상 늘어난 수치로, 이제 한국의 전통문화는 루브르나 바티칸에 견줄 만큼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전통을 잇는 ‘요즘 세대’의 책이 새로 나왔다. 20대 중반에 단청장 이수자가 된 안유진이 직접 작업한 《안유진의 단청 컬러링북》이덴슬리벨)이다. 이 책은 궁궐과 절 등 전통 건축물에 남아있는 화려한 단청 무늬를 원형 그대로 옮겨 담았다. 단청 무늬의 쓰임과 위치에 대한 설명이 함께 실려 있어 색을 칠하면서 우리 건축과 예술의 맥락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컬러링북과는 달리 채색 가이드를 제시하는 대신 ‘전통 단청의 채색’을 설명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독자들은 원하는 재료로 자유롭게 단청에 색을 입히면 된다. 다만 전통 단청에 사용되는 ‘오방색(청ㆍ적ㆍ황ㆍ백ㆍ흑)’을 활용한다면 더욱 깊은 멋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단청은 주로 처마 아래, 고개를 들어야 볼 수 있는 곳에 있다. 자연스레 하늘을 함께 바라보게 되는데, 지은이 안유진은 이것이 단청의 본질이라고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서울 서대문구 구립홍은청소년문화의집(관장 손제익)은 국가보훈부 보훈테마활동 공모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지역사회의 중심에서 영웅의 시선을 대신하다’ 전시회를 오는 11월 4일부터 8일까지 서대문구 소재 카페 폭포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지난 9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성황리에 운영된 전시를 서대문구의 유명 관광 명소인 카페 폭포로 확장해 더욱 많은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훈의 의미를 느끼고, 청소년들의 창의적인 시선으로 재해석된 역사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전시는 △인공지능(AI) 작품 관람 △인공지능 체험을 통한 엽서 제작 △잔치로 구성되며, 인공지능 체험 마당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상상 속 독립운동가 이미지를 만들고 즉석에서 엽서로 인쇄해 독립운동가에게 전하는 감사 편지를 남길 수 있다. 특히 잔치마당에서는 청소년이 직접 디자인한 독립운동가 열쇠고리와 엽서, 마스킹테이프 등의 문화상품을 전시 특전으로 제공해 전시의 여운을 일상에서도 이어나갈 수 있다. 또한 전시장 내 사진마당에서는 폴라로이드 즉석 사진 촬영 잔치도 함께 진행돼 관람객들이 전시의 순간을 기념으로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 이하 문체부)는 한국저작권위원회(위원장 강석원, 이하 위원회), 한국저작권보호원(원장 박정렬, 이하 보호원)과 함께 2025년 11월을 ‘저작권 축제의 달’로 정하고 국민과 함께 창작이 존중받고 보호받는 건강한 저작권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추진한다. 올해로 2회 차를 맞이한 ‘저작권 축제의 달’은 그동안 이어온 저작권 존중 문화 확산 활동을 바탕으로, 국민 참여형 캠페인을 한층 강화한다. 특히 유명 안무가 리아킴을 저작권 홍보대사로 위촉해 저작권 인식을 높이는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친다. 이 밖에도 ‘국제 저작권 기술 콘퍼런스’, ‘공유·공공저작물 어워즈’, 저작권 보호 및 발전 유공 포상, 국립저작권박물관 기획전시, 저작권 토크콘서트 등 온・오프라인에서 국민이 함께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한다. 11. 5.~28. ‘국제저작권 기술 콘퍼런스’, ‘ 해외지식재산 보호협의체’, ‘공유·공공저작물 어워즈’, ‘저작권 보호집행 국제포럼’, 저작권 학술세미나 등 연이어 개최 먼저, 11월 한 달 동안 저작권 관련 국내외 동향을 공유하는 국제 학술대회와 토론회(포럼), 세미나 등을 연이어 개최한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가 종묘 인근에 있는 세운 4구역의 재정비촉진계획을 유네스코에서 권고하는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변경 고시한 데 대하여 깊은 유감의 뜻을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서울시와 함께 2009년부터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세운 4구역의 최고 높이 기준을 지속적으로 조정해왔으며, 이에 따라 세운 4구역의 최종 높이 71.9m 기준이 설정되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30일 서울특별시가 일방적으로 최고 높이를 145m까지 대폭 상향 조정하는 변경 고시를 함에 따라 종묘의 탁월한 보편적 값어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종묘는 독자적인 건축경관과 수백 년 동안 이어온 제례수행 공간이 지닌 값어치를 인정받아 우리나라가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 가입 이후 처음으로 등재(1995년)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고요한 공간 질서를 기반으로 조성된 왕실 제례를 위한 공간이기에 1995년 유네스코 등재 당시에 ‘세계유산구역 내 경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근 지역에서의 고층 건물 인허가는 없음을 보장할 것’을 유네스코가 분명히 명시한 바 있다. 앞서 유네스코는 세운지구 계획안에 대하여 유산영향평가 실시를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다. 놀이가 없다면 인생은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인간은 놀이를 즐기며 서로 친해지고, 고단함과 긴장을 풀며 삶의 애환을 녹인다. 이렇듯 놀이는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다. 옛사람들에게도 놀이는 고단한 삶을 잊을 수 있는 큰 즐거움이었다. 지금처럼 슬기말틀(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없던 시절, 놀이는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사람들과도 재미있게 어울릴 수 있는 좋은 사교수단이기도 했다. 서해경이 쓴 이 책, 《들썩들썩 우리 놀이 한마당》은 우리 전통놀이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힘겨루기’, ‘지능겨루기’, ‘기술겨루기’, ‘한데 어울리기’라는 주제로 다양한 놀이를 소개하고, 어떻게 사람들이 이를 즐겼는지 차근차근 일러준다. 책에 소개된 여러 가지 놀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승경도 놀이’다. 승경도는 조선 태종 때 정승을 지낸 하륜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중일기》에도 이순신 장군이 비가 오는 날 장수들과 승경도를 했다고 적혀있을 정도로 양반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던 놀이였다. 양반의 가장 큰 꿈은 높은 벼슬을 하는 것이었던 만큼, 재밌게 놀이를 하면서 복잡한 관직명을 익히고 높은 관직까지 올라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