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새 해 왔으니 기쁘건만 한 믿나란 언제일까 이 해는 꼭 보리라 믿어서 일흔 두 해 올해도 얼 슬기 바쳐 나아 갈 이 늙은이 * 믿나라 : 조국, 본국, 고국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겨울끝(동지) 다 왔구나 겨울아 이제는 봄이 오네 그래도 된추위는 도사리고 벼르느나 먼 뒷쪽 우리 겨레는 어떻게 넘기는지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군고구마 어릴 때 이때면 군고구마 내음좋고 며칠뒤엔 어머니 쑤어주신 팥죽이네 그날은 아득아득한 그리운 옛날이라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뿔떨구기 사슴은 때가오니 스스로 뿔떨구어 오는봄을 꿈꾸며 깊은메로 돌아간데 그러리다 탄꼬까이 빛좋게 덮어주네 * 메 : 산 * 꼬까이 : 단풍이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암염소별자리 마쪽에 높별이 그뒤쪽에 말몰이 섣달의밤 하늘은 오리온이 있건만 때새는 얼어굳었나 흐르지를 않구나 * 마쪽 : 남쪽 * 높별 : 북극성 * 뒤쪽 : 북쪽 * 말몰이 : 마부 * 오리온 : 사냥꾼 * 때새 : 시간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두 루 미 두리미 선 자리 하늘 아래 땅이건만 누리가 어지러워 서앉지도 못하니 이제는 밝검 목숨을 돋궈야 할 것이라 * 서앉지도 : 서있지도 앉아 있지도 * 밝검 : 단군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첫얼음 봄철의 녹은 물이 뜻을 세워 굳꼴이니 네 모습 반가워라 녹지 말고 잘 있거라 보기에 얼음이건만 차분하니 안고 싶네 * 굳꼴 : 고체(固體)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289. 작은 봄 상냥한 작은 봄을 가슴에 품어서 간 여름 생각하고 오는 결 마음하니 따스한 가을 햇볕과 하늘 헤는 가랑잎 * 작은 봄 : 소춘(小春) * 결 : 겨울 이 즈음은 한겨울에 든 것은 아니고 아직 따뜻한 햇살이 비치므로 “작은 봄” 곧 “소춘(小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타는 꼬까 여름엔 파랗더니 이제야 타는구나 가을이 한창이니 겨울이 멀지 않네 오가는 두 철 사이를 지고 돋는 아름다움 * 꼬까 : 단풍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첫 서리 첫 서리 곱게 오니 짐승은 결잠 자고 바윗물 더 맑고 소나무 꿋꿋하고 흰 눈에 마음 씻기고 어르신은 꿈꾸고 * 결잠 : 짐승의 겨울 잠 곧 동면(冬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