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 돈을 취하는 종교는 가짜, 하느님도 부처도 없다” 등등 숱한 명언(?)을 남기고 있는 비구니 세토우치쟈쿠쵸 (瀬戸内寂聴, 1922~) 스님이 5월 15일 96살 생일을 맞았다. 특히 자신이 불교 승려 이면서 “이제 하느님도 부처도 없다”고 한 말은 2015년 93살 때 담낭 수술을 마치고 통증이 가시지 않자 한 언론과의 대담에서 한 말이다. 쟈쿠쵸 스님은 과거 혼인하여 딸 하나를 둔 상태에서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한 뒤, 오랫동안 자신의 이야기 등을 소재로 소설을 집필하며 살았다. 원래는 수녀가 되고 싶었으나 혼인했던 탓으로 수녀의 길이 막히자 이번에는 승려의 길을 걷으려 했다. 그러나 그 어떤 절에서도 승려의 길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1973년, 51살 때 중존사(中尊寺)에서 받아줘 천태종 승려가 되었다. 이후 쟈쿠쵸 스님은 화장을 하고 술과 고기를 먹 등 자유로운 생활을 하는 스님으로 알려져 있다. 그 어느 것에도 구애됨이 없는 생활을 거침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1974년부터 교토의 사가노(嵯峨野) 지방에 자기 이름을 딴 쟈쿠쵸암(寂聴庵)을 짓고 교화와 인생상담, 집필, 방송 출연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우리음악사에서 황금기라고 말하는 세종 세조시대의 음악적 사건들을 알아보았다. 요약하면 아악의 정리, 편종과 편경과 같은 악기의 제작, 조회와 회례, 제례의 음악 제정,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와 여민락(與民樂), 정대업(定大業)과 보태평(保太平)과 같은 대악의 창작, 그리고 정간(井間)악보 및 오음약보(五音略譜)의 창안과 악보집 간행, 등이 주 내용이다. 또한 세종임금의 음감이 뛰어났다는 이야기와 함께 나라에 변란이 생기면 우물에 편경을 숨겨놓을 정도로 귀중하게 다루었다는 이야기, 세종 이후에도 편경의 제작은 간간히 있었으나 1969년 이후에는 남갑진과 김현곤이 함께 해 오다가 현재는 김현곤 1인에 의해 제작되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편종이나 편경을 제작하기 위한 기술복원의 다양한 정보나 각종 기록은 김현곤 명인의 잠재된 능력을 일깨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스스로 제작한 편종과 편경을 1980년대 초부터 국립국악원을 비롯하여 각 대학 국악과나 또는 전문 연주단체에 보급하기 시작하였다. 개인의 제작이 불가능하다는 이전의 통설을 깨고 국내 유일의 편종과 편경의 제작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명인이 된 것이다. 과연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은 마츠리의 나라라고 일컬어질 만큼 전국적으로 마츠리(축제)가 쉴 새 없이 열린다. 그 가운데서도 교토의 3대 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 아오이마츠리, 7월17일 기온마츠리, 10월 22일 지다이마츠리가 대표적이다. 초록이 눈부신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葵祭)는 고대 한국과 관련이 있는 하타씨 일족과 관계가 깊은 가모씨(賀茂氏)와 조정(朝廷)의 행사로 당시 이를 보러 오는 사람들의 주류는 귀족들이라 귀족 마츠리라고도 불렸으며 한편으로는 가모신사의 마츠리라해서 가모마츠리(賀茂祭)로도 불렀다. 《가모신사유래기》에 기록된 아오이마츠리 유래를 보면 6세기 무렵 긴메이왕 시절에 일본 전역에 풍수해가 심각하여 점쟁이에게 점을 쳐보니 가모대신(賀茂大神)이 노한 것으로 나왔다. 점괘가 나오면 해결 방법도 나오는 법으로 점쟁이인 우라베(卜部伊吉若日子)의 해결 방법은 튼실한 말을 골라 방울을 잔뜩 달고 기수는 얼굴에 동물 가면을 쓰고 가모신사 주변을 돌면서 성대한 제사(마츠리)의식을 행하면 풍수해를 잠재울 수 있다고 하는데서 마츠리가 시작되었다. 일본의 마츠리는 대부분이 고대에 기원을 둔 것으로 풍수재해 예방, 전염병 확산 금지, 국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편경을 소홀히 다루거나 잘 못해서 깨뜨리게 되면, 곤장 백대의 중벌이 내려진다는 이야기와 함께 조선조 세종 이전에 국내에서는 편경을 만들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래서 와경(瓦磬)으로 대체하여 썼지만 와경은 울림이 짧고 맑지 못해서 경돌처럼 매끄럽고 고운 소리를 낼 수 없었다는 점, 세종 7년(1425), 경기도 수원 남쪽의 남양에서 경석이 발견되어 편경을 제작하였다는 이야기, 편경은 춥거나 덥거나 기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에 여러 악기의 조율시, 표준악기로 삼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중국은 12매나 32매의 편경도 있고, 크기에 따라 높낮이를 결정하지만 우리는 16매 모두가 크기가 같고 두께에 따라 높낮이가 결정된다는 이야기, 경석 발견 뒤 5년 동안 편경 33틀을 제작하였고 여기에 130여명의 장인들이 참여하였다는 이야기, 현대에 와서는 김현곤 명인이 편종이나 편경을 혼자 제작하고 있으며 그 배경도 단절된 제작기술을 복원시킬 수 있도록 갖가지 정보와 기록이 밑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편종과 편경의 제작이 우리 음악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사건이었나 하는 점을 살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5월 8일은 한국의 어버이날이지만 일본은 어버이날은 없고 그 대신 어머니날(하하노히, 母の日)이 있다. 해마다 5월 둘째 주 일요일이 어머니날이다 보니 해마다 날짜가 조금씩 다르다. 올해 어머니날은 5월 13일 일요일이다. 일본의 어머니날은 과거에 1931년 대일본연합부인회(大日本連合婦人會)가 결성되고 난 뒤 왕비(香淳皇后, 소화왕의 부인) 생일인 3월 3일을 어머니날로 삼았으나 1949년부터 미국을 따라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 날로 굳혔다. 그렇다면 일본인 들은 어머니날 무엇을 선물하는 지 궁금하다.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올 어머니날 선물 1위는 꽃선물(31%), 2위는 건강식품(22%), 3위는 화장품 셋트였다. 한편, 어머니의 이미지에 관한 앙케이트를 보면, ”어머니를 어머니답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라는 질문의 첫 번째 답은 ‘간병을 해주고 있을 때’가 1위(20%)이고, 식생활을 걱정해줄 때(17%), 식사를 준비할 때(16%), 어린이와 놀고 있을 때(10%) 등을 꼽았다. 대충 보더라도 한국의 어버이날 풍경과 다르지 않다. 일본도 어머니날은 한국처럼 카네이션을 선물하지만 6월의 아버지날(치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편종과 편경의 외형 모습이 비슷해 보이지만, 편종은 목사자, 편경은 백아(白鵝), 곧 흰거위를 받침대로 쓰는데 그 이유는 편종 소리는 웅장하고, 편경은 청아한 것을 상징하기 때문이란 점, 또한 편종의 틀이 용머리인데 비하여 편경은 봉황의 머리를 조각해서 쓴다는 점, 편경은 경석 끝부분인 고(鼓)를 가볍게 쳐야 맑은 소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얘기했다. 또 외부 침략이나 내란, 또는 관리소홀 등으로 파손되면 스스로 제작이 어려워 명(明)나라로부터 사오다가 조선조 세종 때부터는 국내에서 직접 편종과 편경을 제작, 사용해 왔다는 점, 또한 편종은 주종소(鑄鐘所)를 설치하여 국내 생산이 가능했다는 점, 그러나 편경의 경우에는 그 재료인 단단한 옥석을 구하는 일이 어려웠다는 점 등을 이야기 하였다. 조선조 세종 이전에 국내에서 편경을 제작하였다는 기록은 없다. 아마도 그 까닭은 편경의 재료인 경석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에 가서 직접 사 온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에서 구해오는 과정도 여의치 못할 경우, 기와를 구워서 만든 와경(瓦磬)으로 대신했다고 한다. 이때 편경의 귀중함을 나타내는 단적인 말이 전해온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푸르른 신록이 대지를 눈부시게 하는 5월 5일은 일본의 ‘어린이날(고도모노히, 子供の日)’이다. ‘어린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어린의 행복을 꾀함과 동시에 어머니에게 감사드리는 날’의 취지로 1948년 제정된 이래 올해가 70년째를 맞는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어린이날을 만든 나라는 터키로 1920년 4월 23일이었고 이후 192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6월 1일을 ‘국제 어린이 날(International Children's Day)’로 삼은 이래 1954년에는 유엔에서 11월 20일을 ‘세계 어린이 날Universal Children's Day)’로 정했다. 그러나 나라마다 어린이날은 약간 씩 다르며 일본은 전통적으로 지내오던 단옷날을 오늘의 어린이날로 삼고 있다. 어린이날을 ‘탄고노셋쿠(端午の節句)’라고도 하는데 원래 이날은 남자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기원하는 풍습에서 유래했다. 이날은 형형색색의 모형 잉어를 띄우는데 이를 “고이노보리(こいのぼり)”라고 한다. 예전에는 남자 아이가 있는 집안에서는 긴 장대에 모형잉어를 매달아 놓았지만 아파트 생활을 하는 현대는 아파트 베란다에 모형잉어를 장식하기도 한다.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중국에서 들여온 편종과 편경이 12율(음)형태와 16율(음)형태의 두 가지였으나 후대에 12율 형태는 없어지고, 16율 형태가 남게 되었다는 이야기, 상하 2단 틀에다 8개씩 16개의 종이나 경을 음높이의 순서대로 매달아 놓았으며 중국의 편종은 크기에 따라 음높이가 결정되는 것에 반하여, 한국의 편종은 공간을 에워싸고 있는 두께에 의해 음정의 구별이 생긴다는 이야기, 편종이나 편경에서 제일 낮은 음이 황종(黃鐘)이고, 위치는 오른쪽 아랫단에 걸려 있으며 그로부터 왼쪽으로 반음씩 높은 종이 걸리게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편종을 연주할 때에는 아랫부분 가운데에 돌출된 수(隧)를 정확하게 쳐야 특유의 음색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 예전 악사들은 눈을 감고 쳐도 16개 종의 수 부분을 정확하게 쳤다는 이야기, 얼핏 보면 편종과 편경은 비슷하게 보이지만, 편종은 목사자를 받침대로 쓰는데 견주어 편경은 백아(白鵝), 곧 흰거위를 받침대로 쓴다. 이는 편종 소리가 웅장하기 때문이고, 편경은 그 소리가 청아한 것을 상징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관심 있게 보지 않으면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또 다른 점들이 있다. 예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1940년 4월 20일 동아일보를 보면 “내일이 곡우, 씨나락은 당것는가?”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인다. “내일이 곡우이니 농가에는 씨나락을 당글 때이다. 누른 개나리와 붉은 진달래에 봄빛이 무르녹을 대로 무르녹았는데...”라고 곡우 즈음의 정경을 묘사한다. 오늘은 24절기의 여섯째. 봄의 마지막 절기로, 곡우(穀雨)다. 곡우란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 하여 붙여진 말인데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 “곡우에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깬다.” 같은 속담이 전한다. 예전엔 곡우 무렵에 못자리할 준비로 볍씨를 담그는데 볍씨를 담은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둔다. 밖에 나가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잡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볼 수 없게 하였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믿음이 있었다. 또 이날은 부부가 잠자리를 함께 하지 않는데 땅의 신이 질투하여 쭉정이 농사를 짓게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곡우 때엔 나무에 물이 많이 오른다. 곡우 물이 많은 나무로는 주로 산 다래, 자작나무,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