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아그네스 곤자 보야지우는 향년 87살까지 가난한 자의 친구로 평생을 몸 바쳤던 테레사 수녀의 본명입니다. 테레사 수녀가 인도의 한 마을에서 다친 아이들의 상처를 지극정성으로 돌봐주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웃 마을 주민이 묻지요. "수녀님 당신은 당신보다 더 잘살거나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편안하게 사는 것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안 드시나요? 당신은 평생 이렇게 사는 것에 만족하십니까?" 그러자 테레사 수녀가 말합니다. "허리를 굽히고 섬기는 사람은 위를 쳐다볼 시간이 없답니다." 사람의 눈은 앞을 보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사람 대부분은 아래보다는 위를 쳐다보고 평생을 살아갑니다. 남들보다 더 가지지 못해서, 남들보다 더 높아지지 못해서 불행을 안고 사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지요. 머리를 숙이면 부딪칠 일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래만 보고 살아가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명심보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知足常足 終身不辱 知止常止 終身不恥 지족상족 종신불욕 지지상지 종신무치 "만족함을 알아 늘 만족하면 평생토록 욕됨이 없고 그침을 알아 늘 알맞게 그치면 평생 치욕이 없을 것이다." 적당한 선에서 만족할 줄 아는 삶이 행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빈섬 이상국 아주경제 논설실장이 《저녁의 참사람》이라는 제목의 다석 유영모(1890~1981) 선생 평전을 냈습니다. 제가 10여 년 전에 월간중앙에 <양승국 변호사가 산에서 만난 사람>을 연재할 때, 중앙일보 기자였던 빈섬은 월간중앙에 <미인별곡>을 연재하였지요. 그 당시 김광수 월간중앙 대표를 통해 빈섬을 알게 되어 가끔 식사도 하면서 소식을 이어왔기에, 얼마 전에 빈섬이 낸 다석 평전을 사 보았습니다. 2008년에 제22회 세계철학자대회가 한국에서 열렸습니다. 빈섬의 말에 따르면 당시 우리 철학계에서는 조선 시대의 이황, 이이, 송시열, 정약용과 현대의 류영모, 함석헌을 한국의 철학자로 내세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 세계에 내놓을 만한 독창적인 사상적 심화를 이뤄낸 사람으로 꼽힐 사람은 다석 류영모뿐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다석이 그렇게 뛰어난 철학자였단 말인가?’ 하며 놀라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아니! 다석 자체에 대해서도 ‘그런 철학자가 있었나?’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다석은 그의 심오한 사상체계에 견줘 우리에게 덜 알려진 인물이지요. 사실 다석이 1981년 2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구인 정보·전직 사이트의 <doda(デューダ)>가 관동 8도현(都県)에서 ‘여성의 평균 연수입’이 높은 곳을 19일 발표하였다. 이 조사기관에서는 해마다 평균 연수입을 직종별, 연령별, 성별 순으로 다채롭게 조사해오고 있다. (https://news.yahoo.co.jp) 여성의 소득 랭킹 제1위는 역시 대도시인 도쿄도(東京都)가 차지했다. 도쿄도 여성의 평균 연봉은 383만엔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제2위의 카나가와현(神奈川県) 보다, 31만엔 많은 금액이다. 도쿄의 남성의 평균 연수입은 490만엔으로, 여성과는 107만엔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데이터는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1년간 ‘doda 에이전트 서비스’에 등록한 사람의 평균 연봉을 조사하여 집계한 것이다. 제2위는 가나가와현으로 여성의 평균 연봉은 352만엔이고, 제3위 치바현은 340만엔, 제4위 이바라기현은 336만에, 제5위 사이타마현은 333만엔으로 조사되었다. 이 조사에서 보면, 1위인 도쿄도와 5위인 사이타마현의 평균 연봉 차이는 50만엔이다.(2022년 1월 19일 환율을 적용하여 한화로 치면, 5,199,500원) 이러한 소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뭉우리돌’은 둥글둥글하게 생긴 큰돌을 뜻하는 우리말로 《백범일지》에 쓰였다.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된 김구는 일제 순사로부터 “지주가 전답에서 뭉우리돌을 골라내는 것이 상례”라며 고문과 함께 자백을 강요받는다. 그 말을 외려 영광으로 여긴 김구가 '나는 죽어도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 다짐한 데서 제목을 빌렸다." - 머리말 중에서 - 《백범일지》에 이어, 오랜만에 독립운동 관련 책으로는 전국민적 사랑과 관심을 받은 책 《뭉우리돌의 바다》이 나왔다. tvN 인기예능 <유퀴즈온더블럭>에 소개된 것도 한몫했지만, 이 책이 가진 가치와 매력을 알아본 눈이 그만큼 많았던 덕분이다. 이 책은 사진작가인 한 청년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여 동안 세계 각지에 흩어져있는 독립운동의 흔적을 한 곳 한 곳, 발품을 팔며 셔터를 누른 기록이다. 작가 스스로 뭉우리돌 정신을 가지고 비범한 결심을 하지 않았다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책이다. 한국 독립운동의 흔적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갔고, 후손들도 만났다. 중국,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 러시아, 네덜란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그의 눈에 띄일 때가 됐지 나도 죽음을 볼 수 있는 나이가 됐거든 어머니 주위에는 늘 있어 어느 때는 등 굽고 조그마해진 어머니를 업고 있어 나를 본 그가 네가 먼저 가고 싶니 농담인 게지 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지 마치 마저 써야 할 시가 좀 더 있다는 듯 장석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해변에 엎드려 있는 아이에게》에 나오는 시 ‘죽음에 관한 농담’입니다. 장 시인은 제 고교 동기로, 고등학교 때도 화동문학상을 탄 문재(文材)였습니다. 고교 졸업 뒤에도 서울대 국문과를 나와 198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지요. 그렇지만 본격적인 문인의 길을 걷지 않고, 가업을 이어받아 경남 통영에서 오랫동안 바다의 시어(詩語)를 차곡차곡 가슴에 쌓아두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에 오랜 침묵을 깨고 시집 《사랑은 이제 막 태어난 것이니》와 《우리 별의 봄》을 연달아 냈었지요. 그리고 세 번째 시집을 작년 11월에 냈고요. 40년 동안 장 시인의 가슴 속에 익을 대로 익은 시어가 쏟아져나오기 시작하니, 2년 사이에 3권의 시집을 냈네요. 이번 시집에서 저에게는 이 시가 먼저 제 눈에 들어옵니다. 저도 이제는 노년층에 들어섰으니, 저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농사는 사람이 준비하지만, 하늘이 짓습니다. 물론 스마트팜을 비롯한 인공적 환경을 제공하면서 식물의 특성에 맞게 농사를 짓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농사는 하늘이 내려준 비와 은혜로운 햇살의 영향을 받습니다. 곧 농사는 혼자 짓는 것 같지만 모든 여러 가지 여건이 성숙하였을 때 풍작을 이룰 수 있습니다. 《논어》의 옹야편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기욕립이립인 기욕달이달인 해석하면 "자신이 서고 싶으면 남을 먼저 세워주고 자신이 이루고 싶으면 남을 먼저 이루게 하라"라는 의미입니다. 더불어 사는 삶을 이야기 하는 것이지요. 소통이란 기술과 기교가 아니라 진실과 진정성입니다. 살아가면서 자기중심적 사고에 빠져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 안에 낀 티끌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의 잘못은 감추고 남의 잘못과 허물은 들추어내기를 좋아합니다. 남을 평가하는 데 앞장서지만 남에게 평가받는 것에 관해서는 관대하지 못합니다. 정론직필(正論直筆)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올바른 논조로 바르게 써야 한다는 의미이지요. 그 중심에는 가치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홀로서기도 중요하지만, 함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에서는 해마다 1월 둘째 주 월요일에 20살을 맞이하는 성년을 위한 ‘성인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다. 올해는 10일(월)이 성년의 날이었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에 이어 기념식을 중단하거나 축소, 또는 비대면으로 치르는 지자체가 많다. 일본의 성인의 날은 1946년 11월 22일 사이타마현 와라비시(埼玉県 蕨市)에서 연 ‘청년제’가 그 뿌리다. 당시 일본은 패전의 허탈감에 빠져 있었는데 그 무렵 청년들에게 밝은 희망을 주기 위한 행사가 바로 ‘성인의 날’ 시작인 셈이다. 이때 행한 성년식이 성인식의 형태로 발전하여 전국으로 번져 나갔다. 지금도 와라비시에서는 성년식이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을 열고 있으며 1979년에는 성년식 선포 20돌을 맞아 와라비성지공원 안에 ‘성년식 발상의 터’라는 기념비도 세워두었다. 성인의 날은 1999년까지는 1월 15일이던 것이 2000년부터는 1월 둘째 주 월요일로 정해 행사를 치르고 있다. 이날 20살이 되는 젊은이들은 여성은 ‘하레기(晴れ着)’라고 해서 전통 기모노를 입고 털이 복슬복슬한 흰 숄을 목에 두른다. 그리고 남성들은 대개 신사복 차림이지만 더러 ‘하카마(袴, 전통 옷)’ 차림으로 성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제주 사계리는, 계절마다 매력이 가없다. 봄이면 봄마다 유채꽃이 피고, 여름에는 시원한 사계 앞바다가 펼쳐지고, 산방산과 송악산, 마라도와 형제섬, 가파도가 한눈에 보인다. 그래서 관광객도 많다. 철마다 많은 관광객이 오지만, 대부분은 그저 명소에서 사진만 찍거나 맛집으로 이름난 곳을 찾는 데 그친다. 이 책 《사계人, 사계In 제주 동네 여행》은 그렇게 사계리에 바람처럼 다녀간 사람이라면 모를, 사계리 사람들의 ‘진짜 사는 이야기’를 담았다. 사계리에 있는 흔한 명소나 풍경이 아닌, ‘사람’이 주인공인 책이라 더욱 새롭다. 뭍에서 살다 사계리로 이주해 온 이주민, 그런 이주민들을 자신의 울타리 안으로 받아들인 원주민, 그들의 이야기가 마치 옆에서 듣는 듯, 생생하게 들려온다. 소개된 사람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산방산 유람선 대표, 사계리 책방 ‘어떤 바람’ 주인, 사계리 토끼마을 해녀, 감귤농사 짓는 강태공, 서핑스쿨을 운영하는 해남 서퍼, 25년 유채밭지기… 제주에 있을 법하지만 실제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을, 글쓴이의 표현에 따르면 ‘화분’으로 사는 게 아니라 뿌리를 내리고 살기를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 가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고교 11년 선배인 양삼승 변호사가 《다섯 판사 이야기》라는 책을 내셨습니다. 작년에 《멋진 세상 스키로 활강하다》라는 제목으로 전 세계 스키장을 돌아보시고 – 심지어는 헬리스키까지 하시고 – 재미있는 스키 이야기를 책으로 내시더니, 이번에는 판사 이야기를 책으로 내셨군요. 그런데 책 표지에 ‘양삼승 장편소설’이라고 쓰여있네요. 소설이라고 하니 허구의 이야기가 먼저 연상되나, 실제 판사의 실제 이야기를 쓰신 것입니다. 소설로 쓴 이유에 대해 선배님은 책머리의 ‘작가의 변(辯)’에서 논문에는 감동이 없지만, 이야기에는 감동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겠지요. 메마르게 판사 이야기만 사실적으로 쓰기보다는 여기에 소설적 색깔을 더하면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고 감동이 있겠지요. 책에 나오는 다섯 판사는 양회경, 이영구, 양병호, 양삼승, X. Z. Yang 판사입니다. 제가 읽어보니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는 소설적 색깔만 입혔을 뿐 거의 다 사실로 보입니다. 마지막 X. Z. Yang 판사 이야기만 빼놓고요. 양 선배는 X. Z. Yang 판사 이야기는 절반 정도만 사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름도 앞의 판사들과는 달리 영어로 그것도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공자의 제자는 3,000명을 헤아리지만, 그 가운데서 가장 사랑했던 제자는 안회였습니다. 그와 관련된 일화 하나를 소개하지요. 하루는 안회가 시장에 들렀는데 포목점 앞에서 주인과 손님이 시비가 붙었습니다. 손님은 3x8은 23인데 당신이 왜 24전(錢)을 요구하느냐고 따졌습니다. 안회는 이 말을 듣고 “3x8은 24입니다. 당신이 잘못 계산한 겁니다.”라고 말했지요. 손님은 주변에서 가장 똑똑한 공자님께 판단을 받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내기를 걸지요. 손님이 지면 목숨을 내놓을 것이고 안회가 지면 관(冠)을 내놓으라고 말이지요. 공자는 말을 다 듣고 나서 안회에게 웃으면서 말하기를 "네가 졌으니 이 사람에게 관을 벗어주거라" 안회는 스승인 공자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뒤에 공자는 이야기하지요. “한번 잘 생각해보아라. 내가 ‘3x8=23’이 맞는다고 하면 너는 그저 관하나 내어주면 그뿐이지만 만약에 ‘3x8=24’가 맞는다고 하면 그 사람은 목숨을 내놓아야 하지 않겠느냐?” 관이 중요하냐, 사람 목숨이 중요하냐?“ 공자의 인본주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공자의 제자 가운데 학자ㆍ정치가ㆍ웅변가로서 뛰어난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