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계면조의 느낌은 어두운 단조(短調) 음계에 비교된다는 이야기와 함께 원래 계면(界面)이란 말은 눈물을 흘려 얼굴에 금이 그어지기에 붙여진 명칭이라고 했다. 특히 슬픈 대목이 많은 <심청가>는 사설의 전개 과정이나 가락의 진행 속에서 계면 소리임이 확인된다. 6~7살 된 심청이가 “내일부터 자신이 밥을 빌어 아버지를 공양하겠다”라는 대목이나 ”고맙기는 하나 그런 말은 당초에 말라.”라고 제지하는 부녀 사이 대화가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감동을 주고 있다는 내용을 소개하였다. 그 뒤로 슬픔을 느끼게 하는 계면의 소리는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심봉사가 “그런 말은 당초에 말라”고 해서 주저앉을 심청이는 애초에 아니었다. 아버지 앞에“말 못 하는 가마귀도 공림(空林)의 저물어진 날에 반포지은(反哺之恩)을 허옵난 듸, 하물며 사람이야 일러 무엇 허오리까?”라는 대목이 또한 감동적이다. 까마귀가 새끼를 위해 열심히 먹이를 물어다 주어 성장을 돕지만, 이제 새끼가 자라나면 먹을 것을 구하다가 늙은 어미에게 되돌려 보답한다는 말이다. 부모에게 불효하는 못된 인간들에게 회초리를 들고 가르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박유전의 강산제 <심청가>는 이날치를 통해 김채만-박동실-한애순에게 전승된 계보와 정재근을 통해 정응민이 이어받았고 정권진, 성우향, 성창순, 조상현 등에게 전승시킨 2종의 유파가 비교적 널리 확산하였다. 그 밖에 주상환, 전해종, 고종 때의 정창업, 최승학, 김창록, 황호통, 송만갑, 이동백 등도 심청가를 잘 불러 이름을 남기고 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판소리 <심청가> 가운데서 눈 대목을 골라 소개해 보도록 한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심청가>는 심청 어머니의 유언 대목이나 심봉사의 통곡 대목, 또는 심청 어머니의 출상 대목들이 이어져 슬픈 분위기, 곧 계면조로 이어가는 가락이 많은 편이다. 계면조(界面調) 음악은 슬픔을 의미하고 있지만, 그 가락이 슬프다는 느낌만으로는 계면조를 설명하기 어렵다. 잠시, 계면조 음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어두운 단조(短調)의 음계, 곧 마이너 스케일(minor scale)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궁중음악으로 조선조 세종임금 때, 작곡된 《종묘제례악》은 황(黃, sol)-태(太, la)-중(仲, Do)-임(林, Re)-남(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