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코스모스 - 이춘우 어머니 닮은 코스모스 삽짝에 서서 날 반겨주고 떠나올 때도 손짓으로 나를 보냈다 "잘 살아야 한데이" 어머니의 걱정에 눈시울 뜨거워지고 나는 어느새 코스모스 키를 훌쩍 넘어섰다 코스모스, 우리말로 ‘살사리꽃’이라 한다. 앞장서서 가을을 맞이하는 꽃으로 예부터 시인, 가객들이 즐겨 노래로 읊조렸다. 우리에게 익숙한 한해살이풀 코스모스는 멕시코가 원산지로 1910년 무렵 건너왔다고 하며,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며 하늘거리는 모양이 참 아름답게 보여 ‘살사리꽃’이라고 했으리라 짐작된다. 다만 이 아름다운 말은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코스모스의 잘못된 이름” 또는 “코스모스의 비표준어”라고 깎아내려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이제 이틀 뒤면 24절기의 열다섯째 <백로(白露)>다. 이때쯤 보내는 옛 편지 첫머리를 보면 “포도순절(葡萄旬節)에 기체만강하시고…….” 하는 구절을 잘 썼는데, 포도가 익어 수확하는 백로에서 한가위까지를 <포도순절>이라 했다. 또 부모에게 배은망덕한 행위를 했을 때 <포도지정(葡萄之情)>을 잊었다고 하는데 이 “포도의 정”이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청렴새(淸鳥) 희고 맑은 선풍 도골 그립네 (돌) 아침 이슬에 젖은 저 백로여 (달) 해맑은 눈망울엔 꿈이 가득 (빛) 백로는 백로로 살고 있다네 (심) ... 25.9.1. 불한시사 합작시 청렴새(淸鳥) 또는 현조(懸鳥)는 두루미과에 속하는 백로(白鷺)의 다른 이름이다. 백로가 공식 이름이지만 문헌상에서 다양한 별칭이 보인다. 품위 있는 자세에 흰 깃털의 깨끗한 이미지릍 통해 예로부터 청렴새로 지칭되기도 했다. 선비들이 닮고자 했던 이유도 그 맑고 흰 청렴성 때문이었으리라 짐작된다. 차가운 가을 강기슭에 긴 다리로 홀로 선 우아한 자태는 선풍도골(仙風道骨, 신선의 풍채와 도인의 골격)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선금(仙禽) 곧 두루미에 속한다. 두루미과에 속하는 새 가운데는 백로 말고도 단정학, 재두루미, 흑두루미 그리고 왜가리 등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단정학(丹頂鶴)이 단연 아름다움의 으뜸이다. 그 까닭은 흰 몸체에 목과 꼬리부분이 검은 데다 정수리에 붉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자세가 단정해서 단정학인 줄 알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단정학 또는 선학(仙鶴)은 과거로부터 우리 삶에 긴밀히 연관돼 왔다. 특히 단정학은 신선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도시에서 복잡한 자동차 행렬과 아파트 숲 사이에서 살다 보니 맑은 물이 흐르고 새가 날아드는 자연환경이 그리운 것은 나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서울이라는 도심 한가운데에 청계천을 다시 파고 물이 흐르도록 한 효과를 알게 된 이후에 지자체들도 물길이 있으면 주변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나무와 꽃들이 자라는 터를 다듬어주니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공간이 많아졌다. 청계천에서 지난봄 눈처럼 흰 해오라기를 한 마리만 만난 것도 그 덕택이었을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인 서울 은평에는 북한산 서북쪽 자락에서 구파발 쪽으로 흘러내리는 구파발천이라는 작은 하천이 있는데 거기에 가끔 해오라기나 왜가리가 날아와 눈을 즐겁게 한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파래진 하늘이 개울물에 비치면 거기서 긴 목을 빼들고 조용히 서 있다가 물속에 작은 물고기라도 보면 먹이를 잡아먹곤 하는 모습이 정갈해서, 하천을 따라 바쁘게 걷다가도 발길이 잡혀 한참을 보게 된다. 참으로 멀리 가지 않고도 자연 속 생명의 세계를 느끼게 된다. 이런 물가에 날아오는 새는 이름이 조금 헷갈린다. 백로과인 것은 틀림없는데, 그게 백로인지, 왜가리인지, 해오라기인지가 헷갈리는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백로(白鷺)는 왜가리과에 속하는 흰새를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 백로에 속하는 조류는 지구상에 12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5종이 있다. 가장 흔한 백로가 중대백로이고 다음으로는 중백로가 많다. 노랑부리백로, 쇠백로, 대백로가 모두 백로에 속한다. 백로는 희고 깨끗하여 청렴한 선비로 상징된다. 따라서 시문에 많이 등장하며, 화조화(花鳥畵)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백로와 비슷한 흰새로서 두루미가 있다. 두루미는 두루미과의 새로서 왜가리과인 백로와 과(科)가 다르다. 두루미가 백로와 다른 점은 머리끝이 붉다는 점이다. 두루미는 머리끝이 붉어서 단정학(丹頂鶴)이라고도 부른다. 두루미의 영어 이름은 red-crowned crane이다. 두루미와 학(鶴)은 같은 새의 다른 이름인데 두루미는 우리말이고 학은 한자일 뿐이다. 학은 수명이 길어서 십장생(十長生)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장수의 대명사인 학은 천 년을 산다고 하지만 과장이라고 하며, 실제로는 86살까지 산 두루미가 있었다고 한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은 지금은 세상을 뜬 작가 이청준의 단편소설 ‘선학동 나그네’를 영화화한 것인데, 원작에서는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