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백두산 가는 길
돌아보니 높고 힘찬 산줄기 (달)
굽이굽이 물줄기 따라 가면 (돌)
강바람 산바람 우릴 반기고 (빛)
압강은 아리수처럼 푸근해 (심)
... 24.11.10.불한시사 합작시
꼭 작년 이맘때쯤이었으니 감회가 더욱 새롭다.
시벗들과 함께한 고구려 답사 여행 중, 그 현장의 바람과 빛 속에서 쓰였던 합작시 가운데 하나로, 그때그때 마주친 풍경의 감동을 찬탄하며 한 줄 한 줄 쌓아 올린 즉흥의 흔적이다. 현장의 시공이 고스란히 겹쳐 묻혀 있으니, 오늘 다시 떠올려도 그날의 공기까지 그대로 되살아난다.
저 푸른 압록강 물줄기를 따라가며 멀리 백두산으로 닿아가는 가파른 산악과 웅혼한 능선을 올려다보던 누군가의 눈길, 길게 이어진 철조망 바깥으로 굴곡의 역사처럼 굽이굽이 흘러가던 압록강과 강 건너 북녘 산야를 묵묵히 응시하던 순간의 깊은 시름이 아직도 마음 어딘가를 서늘히 울린다.
바람은 북방 초겨울의 숨결을 실어 오면서도 한켠으론 따뜻했고, 그 바람을 들이마시던 호흡 속에 저기 저 강산이 품고 있는 한과 정이 뒤섞여 아득히 번져갔다. 백두산 가는 길 도도한 강물을 따라 그 웅대한 풍경 앞에서 누군가 그저 오래전 잃었던 어머니 품을 다시 만난 듯한 이상할 만큼의 푸근함을 느끼고 있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
그날의 우리들 발걸음과 눈빛이 모두 시가 되고, 시가 다시 기억이 되어 오늘의 마음을 적신다. 그렇게 우리의 합작시는 압록강의 물결처럼 잔잔히 흐르며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옥광)
| ㆍ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의 불한티산방에서 만나는 시벗들의 모임이다. 여러 해 전부터 카톡을 주고받으며 화답시(和答詩)와 합작시(合作詩)를 써 왔다. 합작시의 형식은 손말틀(휴대폰) 화면에 맞도록 1행에 11자씩 기승전결의 모두 4행 44자로 정착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정형시운동으로 싯구를 주고받던 옛선비들의 전통을 잇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