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넘어 보리여울을 어떻게 건널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보리여울(麥灘) - 조수삼 舂白趁虛市(용백진허시) 흰 것은 찧어서 텅 빈 시장에 나가고 殺靑充夜餐(살청충야찬) 푸른 것은 베어서 저녁을 때우네 麥嶺斯難過(맥령사난과) 보릿고개 넘어가기 어려운데 如何又麥灘(여하우맥탄) 어떻게 또 보리여울을 건너갈까? 위 시는 조선 후기 시인 추재(秋齋) 조수삼(趙秀三)이 함경도 지역을 유람하면서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백성들의 고단한 생활상과 풍속을 노래한 것 가운데 보리여울(麥灘-맥탄)이라는 곳을 지나면서 쓴 것이다. 특히 직접 눈으로 목격한 농민들의 힘겨운 생활상을 읊고 있다. 익어서 하얗게 된 보리는 찧어서 살 사람도 별로 없는 텅 빈 시장에 가 팔고, 아직 익지 않은 푸른 보리는 그것이나마 베어서 저녁을 때우는 농민들을 본다. 조수삼은 먹거리가 없어 보릿고개도 넘어가기 어려운데, 어떻게 또 보리여울을 건너갈까, 걱정하고 있다. 1833년 헌종 10년. 전국 팔도에서 수많은 유생이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모였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바로 83살의 노인, 조수삼이었다. 조수삼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과거시험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 2024-08-25 10:42